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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우승을 달성한 전북


이번 칼럼은 K리그 우승팀이 조기에 확정되면서 이를 축하함과 동시에 우승팀에 관하여 쓰고자 했다. 하지만 막상 다르게 생각해보면 벌써 우승팀이 정해졌고, 그 우승팀이 최근 5시즌 동안 4번 우승했던 팀이라는 걸 고려해봤을 때 칼럼의 주제는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


어느 스포츠이든 1등을 하기란 참 어려운 법이다. 모든 팀이 전력이 똑같다고는 할 수 없지만,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하는 만큼 기회는 모두에게 공정하게 배분된다. 물론 출발 이후에 누가 먼저 앞서 나가고, 누가 뒤처지고는 나중에 가서 이야기할 일이지만, 같은 출발선에서 출발하는 만큼 치열하고 피 터지는 싸움에서 승리를 거두어야 하는 만큼 1등은 쉽지 않다.


하지만 K리그에서는 사뭇 다르다. 1등 하는 게 쉬워 보인다고 착각이 들 만큼 우승팀은 매번 압도적으로, 조기에 우승을 확정 짓는다. 2018시즌 K리그 클래식 우승팀이 정해졌다. 지난 7일, 전북은 울산과 2-2 무승부를 거두면서 2위 경남과 승점 차를 19점으로 벌렸고,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우승을 확정 지었다. 전북 구단 역사상 통산 6번째 우승이다.


전북은 올 시즌에도 '1강'다운 면모를 보이면서 압도적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최단기간 우승이라는 새로운 기록도 썼다. 스플릿 라운드 5경기를 포함해 6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스플릿 시스템이 도입된 2012년 이후 스플릿 라운드 돌입 전 우승을 확정 지은 건 전북이 최초다. 그뿐만 아니라 전북은 스플릿 시스템 도입 이후 최다 승점에도 도전 중이다. 그야말로 대기록을 써 내려갈 준비하는 전북이다.



최근 5시즌 동안 4시즌을 우승 한 전북


이번 시즌을 포함해 최근 5시즌을 놓고 봤을 때, 우승 팀에 이름을 올린 팀은 단 두 팀이다. 2016년 서울 그리고 나머지 시즌은 모두 전북이다. 사실 2016년에도 전북이 심판 매수 사건에 대한 징계로 받은 승점 삭감이 아니었으면 당시 우승 팀도 전북이 유력했을 정도로 최근 K리그의 압도적인 1강은 전북이다. K리그에서 압도적인 팀으로 우뚝 올라서면서 더 이상 어느 팀도 전북을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가져갈 수 없는 상항까지 돼버린 셈이다.


물론 오늘은 잘하고 있는 전북에 대해서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치거나 비판하고자 하는 건 아니다. 전북은 그동안 팀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비롯하여 팬들을 위한 다양한 마케팅 등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스스로 팀을 꾸준하게 발전시켰기 때문에 그에 해당하는 합당한 결과물을 얻은 것이다.


문제는 전북 말고 다른 팀들이 성적을 내지 못하면서 경쟁에서 완전히 뒤처졌다는 거다. 실제 올 시즌만 봐도 전북과 끝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친 팀은 없다. 앞서 말했지만, 2위 경남과 승점 차는 19점으로 6경기 이상이 차이 나는 수준이다. 그뿐만 아니라 상위 스플릿으로 진출하는 마지노선에 놓인 제주는 전북과 무려 승점 차가 33점이나 된다. 최근 전북이 우승한 3시즌 역시 비슷하다. 2014년과 2015년에는 2위 수원과 각각 승점 14점 차, 6점 차로 벌리면서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 시즌은 2위 제주와 승점 9점 차로 우승했다. 물론 이번 시즌처럼 압도적인 승점 차는 아니지만, 전북은 최소 2경기 이상 차이를 벌리면서 손쉽게 우승을 차지했다.


이는 절대적으로 전북 이외 팀들이 우승을 위해 적극적인 투자나 팀 운영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의미밖에 더 되지 않는다. 어느 리그를 가든 우승을 놓고 경쟁하기 위해선 팀의 스쿼드가 기본적으로 탄탄해야 된다. 여기에는 전술적으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할 수 있는 선수, 실력 있는 용병 등이 해당한다. 그리고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선 당연히 그에 걸맞은 투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전북 이외에 K리그 구단들은 투자는커녕 오히려 예산을 줄이는 등 소극적인 정책만 보여주고 있다. 아무리 K리그가 퇴보하고 있고, 예산상으로 한계가 있다고는 하지만 절대적으로 잘못되었고, 아쉬운 선택이다.


실제 가장 적합한 예로 서울이 있다. 서울은 최근 5년간의 이적시장을 놓고 봤을 때 제대로 된 선수 영입이 없었다. 대부분 영입된 선수들은 정점에서 내려온 선수들이었고, 주로 자유계약을 통해 데려올 만큼 돈을 쓰지 않았다. 우승을 놓고 경쟁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고, 상당히 저조한 투자를 계속 유지해왔다. 특히 최용수 감독 시절 큰 영입 없이도 꾸준한 성적을 내자 안일한 판단을 했던 게 크게 작용했다. 앞으로 더 나아갈 생각은 하지 않고, 오히려 만족하면서 소극적인 투자를 계속 해왔고, 심지어 운영 예산을 줄이기까지 했다. 기업 구단이자 수도 구단인데도 불구하고 투자 없이 시즌을 치른 서울이 이번 시즌 최악의 상황을 맞이한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물이었다고밖에 보이지 않는다.


K리그 구단들은 이제는 정말 달라져야 한다.


이런 상황까지 치달은 상황에서 더 이상 K리그 구단들은 뒤로 물러서지만 말고, 하루빨리 문제점을 인식하고 투자를 통해 구단과 리그 모두를 살려야 할 때다. 더 이상 미루다 가는 아예 구제 능의 사태까지 다다를 수 있기 때문에 신속한 대처가 필요하다. 언제까지 전북이 리그에서 독주하면서 K리그가 더 이상 경쟁력 없는 리그로 추락하는 걸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수만은 없지 않은가? 리그를 압도하고 독주하는 팀을 보고 자극을 받아야 한다. 본인들도 자존심이 있다면 전북의 우승을 막기 위해 혹은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 투자를 하고, 경쟁력 있는 팀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리그에 강팀들이 존재해야 하는 건 맞지만 이렇게 한 팀만 독주하는 것은 스포츠의 가장 큰 매력인 경쟁과 긴장감을 잃게 만드는 것밖에 더 되지 않는다. 특히나 기업구단 같은 경우에는 예산을 놓고 봤을 때 시, 도민 구단보다 여유가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선수를 영입하면서 우승을 놓고 싸울 수 있는 팀으로 나아가야만 한다.


팬들은 작게는 본인들이 좋아하는 구단이 매력적이고 공격적인 축구를 하는 걸 원하고, 크게는 승리를 통해 우승하는 걸 희망한다. 관중 수가 줄어드는 걸 팬들 탓으로 돌리지 말고, 본인들의 구단 운영, 마케팅 및 홍보 등은 적절한지, 팬들이 원하는 축구를 보여주고 있는지, 팬들의 불만은 해결되고 있는지부터 파악하고 색다른 정책을 선보일 필요가 있다. 즉, 달라져야 한다는 뜻이다.


전북의 1강 체제를 흔들지 못하는 나머지 구단들이 하루빨리 문제점을 파악하고 책임을 지면서 K리그가 한 층 더 발전되고, 다시 부흥기를 맞이하는 날이 왔으면 한다. 팬들은 치열하고 긴장감 있는 그런 리그를 원한다. 더 이상 재미없는 K리그, 경쟁력 없는 K리그는 그만 보여주고, 앞으로는 진화하는 K리그가 됐으면 한다.


글=강동훈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FC 서울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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