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이 전북 원정에서 하프타임 이후 분위기를 바꿔내면서 3연승을 달렸다.
포항은 3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1 2020' 24라운드에서 전북에 1-0으로 승리했다. 이번 라운드 승리로 승점 3점을 챙긴 포항은 전북과 승점 차를 7점으로 좁혔다.
포항은 이날 전북 원정에서 어려움이 예상됐다. 앞선 2차례 맞대결에서 패했고, 원정만 오면 잘하던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한 기억이 있었다. 이날도 전반 내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최근 경기에서의 공격적인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고, 오히려 전북의 파상공세에 흔들렸다. 실제 포항은 전반전 슈팅 3차례에 그쳤고, 그중 유효슈팅은 1번뿐이었다. 반면 전북은 슈팅 13회, 유효슈팅 6회를 기록했다.
하지만 포항은 하프타임 이후 반전을 만들어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득점 기회를 엿보더니 선제 득점을 뽑아냈다. 후반 15분 팔라시오스가 돌파 과정에서 프리킥을 얻어냈고, 송민규가 헤더로 선제골을 터트리는 데 성공했다.
기세를 탄 포항은 수비에서도 집중력을 되찾으면서 전북의 공격을 안정적으로 막아냈다. 강현무는 슈퍼세이브를 여러 차례 보여줬고 김광석과 하창래는 후방을 책임졌다. 결국 포항은 남은 시간 리드를 지켜내며 1-0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포항으로선 사실 쉽지 않은 경기였다. 전반전 내내 속수무책으로 전북에 휘둘리며 공격 기회를 잡는 데 고전했다. 그러나 김기동 감독의 하프타임 매직에 힘입어 승리를 챙겼다. 괜히 최근 팬들 사이에서 '기동 매직'에 이어 '하프타임 매직'이라는 말까지 생겨난 게 아니다. 포항은 올 시즌 득점(47골) 중 28골을 후반전에 넣었으며, 하프타임 이후 승부를 뒤집어 낸 경기가 9경기나 된다.
김기동 감독은 선수들의 정체성을 일깨워주고, 팀을 잘 조화시키면서 능력을 극대화하는 데 뛰어나다고 평가받는다. 하프타임 때 라커룸에서 선수들의 실수를 세세하게 짚어주고, 팀의 사기를 끌어 올리면서 분위기를 뒤바꾸고 있다.
이날도 김기동 감독은 기자회견을 통해 "시작 전에 포인트는 개인이 잘하는 것보다 동료들이 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전반에 실수가 잦았다. 이러한 부분을 하프타임 때 선수들에게 말했는데, 그 부분이 잘 풀리면서 기회가 나왔다."라고 말하면서 하프타임 때 변화가 승리의 원동력이라고 밝혔다. 확실히 포항의 상승세에는 김기동 감독의 지도력이 뒷받침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포항은 다음 라운드 울산과 격돌한다. 올 시즌 포항은 울산과의 맞대결에서 3차례 모두 패한 만큼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과연 포항이 동해안 더비에서 설욕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