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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스페인전 0-6 대패

▲ 독일, 1931년 이후 89년 만의 6골 차 패배

▲ 독일, 슈팅 2회가 전부 그마저도 유효슈팅은 0회 굴욕


유럽을 대표하는 강호, 전차군단 독일이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득점은 기록하지 못한 채 무려 6골이나 실점하면서 처참하게 무너졌다. 이와 함께 독일은 89년 만에 6골 차 대패를 당하면서 최악의 밤을 보냈다.


독일이 18일 세비야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올림피코 데 라 카르투하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2020-21시즌 UEFA 네이션스리그 A시드 그룹4 조별 리그 여섯 번째 경기에서 0-6으로 대패했다.


독일은 축구 팬들이라면 잘 알다시피 월드컵 4회 우승(최다 우승 2위)에 빛나는 축구 강호로 알려져 있는 국가다. 오랜 시간 대표팀에서 걸출한 스타들이 활약해왔고, 이와 함께 매년 막강한 전차군단으로서 위엄을 과시했다. 21세기에 활약한 선수만 놓고 봐도 미로슬라프 클로제, 필립 람, 루카스 포돌스키,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페어 메르테사커, 아르네 프리드리히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선수들이 독일 대표팀에서 뛰었다.


최근 들어서 대표팀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과도기가 오며 불안한 모습을 종종 보여주긴 했으나, 그래도 최소한 패배하는 모습은 보여주진 않았다. 실제 독일은 이 경기 이전까지 A매치에서 12경기 무패행진(6승 6무)을 달리고 있었다. 최근 펼쳐진 체코와 평가전에서도 1-0 승리를 거두고, 우크라이나와 조별 리그 다섯 번째 경기에서는 3-1 승리를 거뒀다.


이러한 가운데 독일은 무패행진을 계속 이어나가면서 동시에 4강에 진출하기 위해 스페인을 상대로 최정예 멤버로 나섰다. 특히 요하임 뢰브 감독은 스리백이 아닌 4-3-3 대형을 꺼내 들면서 공격적으로 나섰다.


세르주 그나브리가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했고, 티모 베르너와 르로이 사네가 좌우 측면에 위치하며 공격 삼각편대를 형성했다. 일카이 귄도안을 중심으로 토니 크로스와 레온 고레츠카가 역삼각형 형태로 중원을 형성했다. 필립 막스와 마티아스 긴터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으며, 로빈 코흐와 니클라스 쥘레가 중앙 수비수로 호흡을 맞췄다. 골문은 주장 마누엘 노이어가 지켰다.



하지만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독일은 초반부터 고전이 이어지더니 경기 내내 스페인에 압도적으로 밀렸다. 실제 이는 기록으로 봐도 알 수 있다. 독일은 점유율 31대69로 밀리면서 완전히 주도권을 내줬고, 슈팅 숫자에서도 2대23으로 무려 11배나 가까이 뒤처졌다. 더 심각한 건 유효슈팅에서 0대10으로 압도당한 데 있다. 제대로 된 공격을 펼쳐보지도 못한 것.


이 과정에서 독일은 스페인의 파상공세에 속수무책으로 흔들리더니 6골이나 내주며 처참하게 무너졌다. 먼저 전반 16분경, 코너킥 상황에서 타점 높게 뛰어올라 헤더 슈팅을 시도한 알바로 모라타에게 실점을 허용했다. 이어서 33분경, 골대 상단 맞고 나온 세컨볼을 페란 토레스에게 내주면서 실점을 헌납한 데 이어 37분엔 다시 한번 코너킥 상황에서 로드리를 막지 못하며 실점했다. 전반전만 0-3으로 끌려간 독일이다.


이에 뢰브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쥘레를 빼고 요나단 타를 교체하며 수비를 강화하고, 15분엔 흐름을 바꾸고자 사네와 고레츠카 대신 루카 발트슈미트와 플로리안 노이하우스 투입하며 변화를 가져갔다. 그러나 이는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독일은 후반에도 실점이 계속되며 처참한 상황을 받아들여야 했다. 후반 9분과 25분에 토레스에게 연이어 실점하며 역대 최초 스페인 선수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한 데 이어 경기 종료 2분 전에는 미켈 오야르사발의 득점을 막지 못하며 0-6 대패를 당하고 말았다.



독일로선 충격에서 쉽게 빠져나오기 어려운 패배다. 그동안 독일은 경기에서 지긴 했어도 6골 차 패배는 찾아보기 힘들뿐더러 득점을 하지 못하고 패배한 적도 드물다. 실제 독일이 6골 차 이상 기록한 건 1931년 5월 오스트리아전 0-6 패배 이후 89년 만이며, 무득점 속에 패한 건 2018년 10월 네덜란드전 0-3 패배 이후 21경기 만이다. 상당히 치욕적인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도 이날 패배하는 과정에서 독일은 실점도 실점이지만, 유효슈팅을 단 한 차례도 때려내지 못할 정도로 제대로 된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이에 독일 언론 '빌트'는 노이어를 제외한 이 경기에 선발 출전한 필드 플레이어 전원에 최하 평점을 주는 등 혹평을 쏟아냈다.


당연히 선수단뿐만 아니라 뢰브 감독을 향한 비난의 화살도 이어지고 있다. 독일 현지 언론들은 뢰브 감독이 이제는 물러나야 할 때라면서 사임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작년부터 토마스 뮐러, 제롬 보아텡, 마츠 훔멜스 등 여전히 소속팀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며 주축으로 뛰는 베테랑을 더는 발탁하지 않는다고 선언하면서 갈등을 맺은 부분이 재조명되면서 뢰브 감독을 해임해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



물론 뢰브 감독이 2004년 수석코치 시절부터 2006년 본격적으로 지휘봉을 잡은 이후 지금까지 16년을 독일 대표팀에서 인연을 함께 해왔고, 월드컵 우승을 들어 올리면서 최고의 지도자로서 인정을 받아온 건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만 놓고 봤을 때 더는 발전이 없고 퇴보만 한다면 이는 분명 책임지고 물러나야 할 시기라고 판단된다. 변화가 없다면 독일 대표팀의 몰락이 정말 현실로 이루어지지 않을 거라고 보장할 수 없다.




글=강동훈

사진=스쿼카, 빌트, DW S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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