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맨유, 울버햄튼전 1-0 승
▲ 맨유, 슈팅 11대9로 앞섰으나 유효슈팅에선 3대5로 열세
▲ 데 헤아, 선방 5회 그중 박스 안 슈팅 선방 3회로 무실점 견인
▲ 데 헤아, 개막 5경기 12실점 반면에 이후 9경기 8실점
맨유의 수문장 다비드 데 헤아가 울버햄튼을 상대로 환상적인 선방쇼를 펼치며 팀에 1-0 승리를 선사했다.
맨유가 30일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울버햄튼과의 2020-21시즌 프리미어리그 16라운드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이와 함께 맨유는 9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나감과 동시에 승점 30점이 되면서 2위로 올라서는 데 성공했다.
Manchester United are now 2nd in the Premier League 💪 pic.twitter.com/zIu0Y9aObN
— B/R Football (@brfootball) December 29, 2020
이 경기에서 맨유는 생각보다 고전이 이어졌다. 이전까지 리그 8경기 무패를 달려오며 파죽지세를 달려왔던 것과는 달리 홈에서 울버햄튼을 공략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실제 점유율에서 58대42로 우위를 점했으나 슈팅 숫자에서는 11대9로 근소하게 앞섰고, 유효슈팅 숫자에는 3대5로 뒤처졌다.
이는 맨유가 볼 소유권을 높게 가져가면서 천천히 기회를 만들고자 했지만, 울버햄튼이 수비 시에 5백 대형을 형성하며 철저하게 틀어막았기 때문이다. 동시에 울버햄튼이 전방에 투톱으로 나선 아다마 트라오레와 페드루 네투를 활용한 빠르고 효율적인 역습으로 득점 기회를 잡으면서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줬기에 이러한 결과가 나타났다.
하지만 맨유는 수호신 데 헤아가 버티고 있었다. 데 헤아는 상대가 더 많이 가져갔던 결정적 공격 기회를 모두 무산시켰다. 먼저 경기 시작 7분 만에 그는 네투가 페널티 박스 안으로 돌파한 후에 네마냐 마티치를 따돌리고 때려낸 슈팅을 안정적으로 잡아냈다. 이어서 10분경, 비티냐의 중거리 슈팅을 예측하면서 자세를 낮춰 막아낸 데 이어 2분 뒤(12분경)에는 왼쪽 측면에서 트라오레가 내준 컷백을 후벵 네베스가 뒤에서 달려오면서 강력한 중거리슛으로 연결한 걸 펀칭으로 쳐냈다.
데 헤아는 38분에도 결정적인 슈팅을 막아내는 위력을 과시했다. 울버햄튼의 프리킥 찬스에서 네투의 크로스를 로맹 사이스가 문전 앞에서 감각적으로 방향만 돌려놨으나, 이를 놀라운 반사신경을 선보이면서 가까스로 선방했다. 조금이라도 집중력이 흐트러졌더라면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상황에서 재빠른 순발력으로 위기를 벗어난 데 헤아였다.
하지만 맨유는 데 헤아의 선방쇼로 울버햄튼의 공격을 틀어막고, 조금씩 분위기를 되찾아왔음에도 불구하고 득점을 뽑아내지 못했다. 무엇보다도 전반전 동안 5차례 슈팅을 가져갔지만, 정작 유효슈팅은 1차례에 불과했다. 33분경, 오른쪽 측면에서 메이슨 그린우드가 올린 크로스를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뒤에서 쇄도하며 때려낸 슈팅이 상대 골키퍼 후이 파트리시우에게 막힌 것.
이에 맨유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알렉스 텔레스를 빼고 루크 쇼를 넣은 데 이어 64분에는 그린우드 대신 앙토니 마샬을 교체 투입 시키면서 변화를 가져갔다.
변화와 함께 맨유는 후반전에 파상공세를 이어가면서 시종일관 경기를 주도했다. 실제 후반전만 놓고 봤을 때 맨유는 슈팅 6차례를 때려냈던 반면에 울버햄튼은 2번밖에 때려내지 못했다. 그러나 결정적인 찬스를 먼저 잡았던 건 울버햄튼이다. 80분경, 왼쪽 측면에서 오버래핑으로 올라온 라얀 아이트 누리가 주앙 무티뉴의 로빙 스루패스를 받아 박스 안에서 강력한 슈팅을 때려냈다. 하지만 이번에도 맨유는 데 헤아가 몸을 날려 공을 쳐내면서 위기를 넘겼다.
데 헤아의 선방 덕에 실점 위기에서 벗어난 맨유는 남은 10분간 총공세에 나섰다. 결국 맨유는 브루노가 길게 찔러준 패스를 마커스 래시포드가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뜨리며 받아냈고, 박스 안에서 슈팅 모션으로 타이밍을 뺏은 후 때린 왼발 슈팅이 상대 수비 맞고 굴절되면서 결승골로 연결됐다. 이와 함께 래시포드는 2009년 9월 맨더비에서 마이클 오언의 95분 27초 결승골 이후 프리미어리그 홈 경기에서 가장 늦은 시간에 나온 결승골 주인공이 됐다. 그대로 경기는 1-0, 맨유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92:51 - 맨유는 울버햄튼을 상대로 92분 51초에 결승골을 터트렸다. 이는 2009년 9월 맨체스터 더비에서 마이클 오언의 95분 27초 결승골 이후 맨유의 프리미어리그 홈 경기에서 가장 늦은 시간에 나온 결승골이다. 구원. pic.twitter.com/Ra0urP0j1i
— OptaJoon (@OptaJoon) December 29, 2020
이날 맨유의 승리를 이끈 건 추가시간에 극적인 결승골을 뽑아낸 래시포드였다. 하지만 그전에 앞서서 위기의 순간마다 놀라운 선방을 앞세워 버텨준 데 헤아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적어도 오늘만큼은 데 헤아가 승리의 주역이었고, 그가 있기에 맨유는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
데 헤아는 총 5번의 선방으로 실점 위기를 넘겼고, 이 중 2회는 사실상 골과 다름없을 정도로 위협적인 슈팅을 막아냈다. 데 헤아의 선방이 없었다면 맨유는 선제 실점을 허용하며 일찌감치 위기에 직면했을 가능성이 있다. 맨유가 90분 내내 볼 소유권을 가져오면서 흐름을 일정 부분 계속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데 헤아의 공이 컸다.
사실 데 헤아는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대량 실점을 허용하며 불안한 모습의 연속이었다. 물론 수비수들이 부진한 탓도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최종 수비수 데 헤아가 슈팅을 저지하지 못하면서 실점을 내줬기 때문에 혹평이 쏟아졌다. 여기에 더해 30대에 접어들면서 기량 하락이 온 부분에서도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이에 현지 언론에서는 지난 시즌 셰필드 유나이티드에서 놀라운 선방을 보여주며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골키퍼로 인정받은 딘 헨더슨을 중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빗발쳤다.
하지만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은 베테랑 데 헤아에게 굳건한 신뢰를 보내면서 NO.1 자리를 계속 맡겼고, 데 헤아는 이에 보답하면서 점점 안정감을 찾으면서 실점 빈도를 줄여나갔다. 실제 그는 초반 5경기에서 12실점으로 최악의 모습을 보여줬으나, 이후 9경기에서 8실점(경기당 0.89골)밖에 내주지 않았다. 클린시트 경기도 3경기를 기록했다.
이렇듯 맨유는 데 헤아가 여전히 좋은 활약을 펼쳐주는 가운데 후방에서 안정적으로 버텨낼 수 있었고, 승리를 거머쥐면서 9경기 무패 행진도 이어나갈 수 있게 됐다. 위기를 기회로 바꿔내고, 비난을 찬사로 바꿔낸 데 헤아, 그는 영원한 맨유 수호신이다.
Best way to finish the year 🔴 pic.twitter.com/PTaF7WdWPe
— David de Gea (@D_DeGea) December 29, 2020
글=강동훈
사진=프리미어리그 공식 SNS, 옵타, BR Football, Sofa Score, 데 헤아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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