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버햄튼을 상대로 패배한 맨유
맨유가 패배했다. 오늘 새벽에 열린 프리미어리그 33라운드 경기에서 맨유는 울버햄튼에게 1-2 스코어로 패하며 승점 획득에 실패했다. 시즌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놓고 아스날, 토트넘, 첼시와 치열한 싸움을 벌이는 맨유로서는 뼈아픈 패배가 되고 말았다.
이날 상대 팀이 이번 시즌 승격과 동시에 돌풍을 일으키면서 다크호스로 꼽히는 울버햄튼이라고는 하지만, 중요한 승부처에서 패배한 맨유는 아쉬움이 배가 되었다. 특히 한 시즌에 울버햄튼에게 2패를 기록한 건 39년 만의 기록일 정도로 맨유는 굴욕도 동시에 떠안게 되었다.
솔샤르 감독이 정식 부임하고 첫 패배를 기록한 맨유, 그들이 이날 보여준 경기력은 아쉬웠다.
퇴장당하는 애슐리 영
이날 경기 결과, 챔피언스리그 진출 가능성을 떠나서 가장 먼저 언급하고 싶은 건 아무래도 애슐리 영이다. 지난 새벽 애슐리 영이 보여준 모습은 그야말로 최악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솔샤르 감독은 이날 울버햄튼을 상대로 스리백을 들고나왔는데, 애슐리 영을 스리백 우측 수비수로 내세우는 모험을 시도했다. 사실 투톱으로 나서는 울버햄튼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선 스리백 전술은 최고의 선택이었다. 축구에서 두 명의 공격수를 막으려면 수비수 세 명을 세우는 게 기본적인 전술로 널리 알려져있기에 솔샤르 감독의 전술적 선택은 좋았다.
하지만 전술적 선택이 아닌 선수 선택에서는 아쉬웠다. 올 시즌 애슐리 영이 팀 내 주장역할을 맡으면서 선수들을 이끌고있고, 솔샤르 감독체제에서 중용을 받고 있기에 선택했다고는 하지만, 굳이 애슐리 영을 중앙 수비수로 세웠어야만 했냐는 뜻이다. 더욱이나 존스, 로호 같이 중앙 수비수 자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애슐리 영을 선택한 건 아쉬움이 가득하다.
애슐리 영은 평점(이날 스카이스포츠는 애슐리 영에게 이례적으로 평점 3점을 부여했다)에서도 말해주 듯 최악의 모습을 계속 보여주었다. 애슐리 영은 무려 19차례나 볼 소유를 잃어버리면서 상대에게 위협적인 찬스를 수 차례 내주었고, 패스 성공률도 66.7% 기록하는 등 저조했다. 애슐리 영이 포지션이 중앙 수비수였고, 그의 위치가 주로 디펜시드 써드 지역에 있었다는 걸 고려했을 때 납득할 수 없는 기록이었다. 그리고 이 기록이 퇴장당하기 전(후반 57분)의 기록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애슐리 영이 얼마나 최악의 모습을 보여주었는지 다시 한 번 더 짐작할 수 있을 정도다. 애슐리 영은 이날 후반 52분 경고를 받고, 불과 5분도 채 안되서 다시 경고를 받으면서 퇴장을 당했다. 이번 시즌 무리한 장면을 자주 보여주었던 애슐리 영의 불안했던 모습이 결국 이날 터지고 만 셈이다.
울버햄튼전에서 최악 그 자체를 보여준 애슐리 영, 그가 맨유의 패배를 자초했다.
맨유의 불안한 수비는 계속되고 있다.
사실 이날 애슐리 영이 보여준 최악의 모습에 가려져서 그렇지, 중앙 수비수 모두 좋지 못했다. 스몰링은 자책골을 비롯하여 좀처럼 안정감을 찾지 못했고, 린델로프 역시 불안감은 계속됐다. 실제 스탯으로만 놓고봤을 때도 스몰링과 린델로프는 각각 클리어링 4회와 2회, 가로채기 1회와 0회, 태클 0회와 1회를 기록했다. 또한, 공중볼 경합 싸움에서도 스몰링은 3차례, 린델로프는 2차례밖에 이기지 못했다. 물론 절대적으로 스탯이 전부가 아니며, 이것이 이날의 부진을 말해주는 건 아니다. 하지만 스몰링과 린델로프는 히메네즈와 조타에게 계속 흔들리면서 불안감을 노출했고, 팀을 위기로 몰아넣었다.
올 시즌 수비 불안이 계속 나타나고 있는 맨유, 좀처럼 수비에서 안정감을 찾지 못하는 맨유, 왜 그들이 수비수 영입에 혈안이 되어있는지 다시 한번 더 느끼게 해준 경기였다.
맨유는 이날 경기 패배로 5위 자리에는 계속 머무르게 되었지만, 이에 안주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4위 토트넘과 승점이 같기에 다행으로 보이지만, 토트넘이 한 경기를 더 치른 상황이기에 맨유로서는 초조한 입장이다. 뿐만 아니라 첼시 역시 한 경기를 덜 치른 상황에서 승점 차가 1점밖에 나지 않기 때문에 내일 새벽 경기 결과에 따라 맨유와 첼시의 순위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맨유는 앞으로 남은 5경기 결과에 모든 걸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3위 아스날이 유리한 고지에 있는 가운데, 토트넘, 맨유, 첼시가 모두 치열하기 때문에 승부는 알 수 없지만 현재로선 맨유가 불리하긴 해도 분명 뒤집을 수 있는 기회는 찾아올 것이다. 프리미어리그는 치열하고, 언제 어떻게 어떤 승부가 나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솔샤르 감독의 위기 대처능력과 맨유 선수들의 위닝멘탈리티를 다시 한 번 증명하면서 맨유는 반전을 일궈내야 한다. 오늘의 패배를 교훈삼아 다시 위로 올라가는 맨유를 기대해본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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