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과 리버풀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맞대결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토트넘과 리버풀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다수 언론에서는 선발 라인업을 예상하면서 이번 결승전의 승부를 예측하고 있다. 특히 현지에서는 케인과 피르미누 양 팀 핵심 공격수의 선발 여부를 두고 찬반 논쟁이 계속되고 있으며, 포체티노와 클롭 두 감독의 전술적인 수를 분석하면서 동시에 결승전의 키 플레이어를 선정하는 등 여러가지 핵심적인 요소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하지만 이번 결승전에서 핵심으로 꼽히는 건 앞서 말한 것보다는 '측면싸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측면에서 얼마만큼 잘 버텨주고 잘 싸워주느냐에 따라 결승전의 승부가 갈릴 수 있는 만큼 토트넘과 리버풀의 맞대결은 측면이 최대 승부처이다.
대다수의 언론이 예상한 토트넘과 리버풀 결승 라인업
올 시즌 유럽 최고의 팀을 놓고 대결할 토트넘과 리버풀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예상 선발 라인업이다.
리버풀은 자신들의 주력인 4-3-3 대형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토트넘은 변수가 많다. 토트넘은 기본적으로 많이 활용해왔던 4-2-3-1 대형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지만, 손흥민과 케인 혹은 모우라를 투톱으로 사용하는 다이아몬드 4-4-2 포메이션으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 추가로 수비를 강화하고자 한다면 스리백을 꺼내 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포메이션을 뒤로하고 양 팀의 라인업을 보면 특히 공격진이 화려한 것을 알 수 있다. 토트넘의 손흥민, 케인, 에릭센, 알리, 리버풀의 마네, 피르미누, 살라 어느 선수 하나할 것 없이 쟁쟁한 선수들로 스쿼드가 채워져 있다. 화려함뿐만 아니다. 실제 결정력에 있어서도 올 시즌 엄청난 파괴력을 보여주었다.
측면이 강한 리버풀
그리고 그 중에서도 올 시즌 리버풀 공격라인, 특히 측면에서의 날카로움은 상당하다. 리버풀의 양 측면 공격수 마네와 살라는 나란히 22골을 넣으며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마네는 올 시즌 본인의 득점 커리어 하이를 찍을 만큼 엄청난 임팩트를 보여주었고, 사실상 올 시즌만큼은 팀 내 최고 에이스라고 표현해도 될 정도였다. 살라의 경우에는 시즌 중반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자 일각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었다. 하지만 시즌 막바지에 되살아나면서 리버풀의 오른쪽 공격을 책임졌고, 결승전을 앞두고 본인 스스로가 제 기량을 찾았다고 한 만큼 리버풀의 측면 공격은 상당할 것으로 더해진다.
여기에 리버풀은 올 시즌 양측면 풀백들의 활약도 엄청났다. 이번 시즌 로버트슨과 아놀드는 리버풀의 숨은 에이스라고 불러도 될 만큼 어메이징한 시즌을 보냈다. 실제 마네와 살라가 극찬받을만한 활약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도 이 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이다. 로버트슨과 아놀드는 각각 11개와 12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도움 순위 5위 안에 들었다. 한 팀의 양 풀백이 한 시즌 리그에서 기록한 역대 최고치다. 스탯뿐 아니라 로버트슨과 아놀드는 클롭 감독의 전술에 완벽하게 녹아들면서 공수에 걸쳐 미친 활약을 선보였다.
리버풀은 이번 결승전에서도 측면 공격수와 측면 풀백들의 시너지 효과가 발휘되면서 어마어마한 파괴력을 갖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
선발로 나올 가능성이 큰 로즈와 트리피어
한편 리버풀은 이처럼 수비와 공격 할 것 없이 측면이 강한데 토트넘은 반대로 측면이 약점이다. 로즈, 벤 데이비스, 트리피어, 오리에 등 토트넘의 측면 수비수들은 올 시즌 하나 같이 불안한 모습이 계속됐다. 부상도 많았지만 선수들이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한 부분이 컸다. 리버풀의 막강한 사이드 공격과 맞선다면 고전이 불가피하다. 토트넘은 어떻게 해서든 리버풀의 측면 공격을 막아내야 한다. 만에 하나 측면 싸움에서 밀리는 순간 정말이지 결승전이 허무하게 끝이나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 냉정하게 놓고 봤을 때 토트넘의 측면이 리버풀의 측면과 1대1로 맞선다면 토트넘의 승산은 적다. 앞서 말했지만, 토트넘 풀백들의 불안함은 언제, 어떻게 터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측면을 포기하고 싸울 수도 없는 노릇이다. 토트넘으로서는 약점을 커버하면서 동시에 강점으로 바꿔내야만 하는 상황 속에 놓여있다.
포체티노 감독은 현재 여러 가지 수를 고민하고 있을 거다. 그중에서도 아마 가장 효과적인 카드라고 하면 손흥민이 되지 않을까 싶다. 올 시즌 손흥민은 공격에서 인상 깊은 활약을 보여주었지만, 포체티노 감독이 중요한 일전에서 승부수로 던진 수비적인 역할에서도 손흥민은 완벽하게 임무를 수행해냈다. 지난 16강 2차전 도르트문트전이 그랬고, 8강 1차전 맨시티전이 대표적이다.
손흥민은 두 경기 모두 측면 공격수로 나섰지만, 공격보다는 수비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수비에서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움직임을 바탕으로 상대 공격수들을 묶어내는 데 성공했다. 특히 8강 1차전에서 스털링을 철저하게 마크하여 맨시티 공격을 방해했고, 결승골까지 넣으면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포체티노 감독은 공격이 약해지더라도 최대한 끝까지 싸움을 걸어보고자 한다면, 당시 기억을 떠올리면서 손흥민에게 공격도 공격이지만, 수비적인 역할에 더 치중하게 할 가능성이 크다.
손흥민과 시소코의 전술적 움직임이 중요하다.
손흥민을 공격적으로만 활용하고자 한다면 시소코에게 측면 커버를 하도록 하는 전술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올 시즌 시소코는 엄청난 활동량을 바탕으로 중원에서 팀에 활기를 불어 넣어주고 있는 그야말로 '철인' 그 자체다. 시소코는 중앙으로 나오지만 측면까지 커버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만큼 이번 결승전에서도 다양하게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시소코가 측면을 커버한다면 그만큼 위험부담이 따른다. 중앙에 위치한 시소코가 측면으로 빠진다면 중앙 싸움에서 밀릴 가능성이 크다. 물론 시소코와 함께 나오는 중앙 미드필더가 수비에만 치중하고, 알리와 에릭센 역시 중앙 싸움에 끊임없이 가담해준다고 하면 해볼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리버풀의 강한 전방압박 전술과 올 시즌 중앙 미드필더들의 활약들을 종합해보면 결코 쉽지만은 않다. 토트넘으로서는 시소코가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하면서 중앙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는 시나리오를 기대해보는 수밖에 없다.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이제 정말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 양 팀 감독들과 선수들은 만반의 준비를 하고 결승전에 임해 승리를 쟁취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팬들로서는 기대감이 상당할 텐데, 이번 결승전에서 측면 싸움을 유심히 관찰해본다면 결승전이 더욱더 재미있고, 흥미진진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UEFA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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