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시즌 당시, 루이스와 램파드 감독
램파드 그리고 첼시 팬들에게는 악몽과도 같은 개막전이었다. 과거 역사를 찾아봐도 개막전에서 이렇게까지 처참하게 무너진 기억은 없을 정도로 참담했다. 아무리 올드 트래포트 원정이었다고는 하지만, 램파드 감독이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이었다고는 하지만, 받아들일 수 없는 결과였다.
한국 시각으로 지난 12일 새벽에 펼쳐진 프리미어리그 개막전 빅 매치 맨유와 첼시 경기에서 첼시가 0-4 대패를 당했다. 전반 18분 실점을 시작으로 후반 20분, 22분, 36분에 연이어 골문을 허용하면서 4골을 헌납했다.
특히 첼시는 이날 수비 불안이 계속 이어지면서 실점을 비롯하여 몇 차례 위기 상황을 맞이했다. 사실상 이날 개막전에서 보여준 첼시 수비는 4골을 실점해도 마땅할 정도였다고 말할 수 있겠다.
래시포드에게 반칙을 범하여 페널티킥을 내준 조우마
첼시는 이날 크리스텐센과 조우마 두 젊은 센터백이 선발로 나서서 합을 맞췄다. 두 선수 모두 한때 첼시에서 촉망받으며 향후 10년은 첼시의 후방을 책임져줄 유망주로 불렸었다. 하지만 좀처럼 더딘 성장, 잦은 부상으로 기대 이하로 성장했고, 이날 맨유를 상대로 불안한 모습을 자주 내비쳤다.
특히 조우마의 불안함은 상당했다. 조우마는 전반 6분 만에 맨유의 강한 전방 압박에 흔들리면서 패스 미스를 하면서 유효슈팅을 내주었고, 이후 전반 16분경 엉성한 수비자세 속에서 래시포드 다리를 거는 반칙을 범하며 페널티킥을 내주면서 선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후로도 잦은 실수를 통해 위협적인 찬스를 자주 허용하기도 했다. 실제 이날 조우마는 태클, 걷어내기 각각 1회, 가로채기 2회로 수비에서 별다른 활약이 없었고, 2번의 에러까지 범하면서 양 팀 통틀어 가장 낮은 평점을 받으며, 워스트 선수로 선정되기까지 했다.
그뿐만 아니라 램파드 감독의 전술적 특성상 중요시되는 후방빌드업도 전혀 해내지 못했다. 잦은 패스 미스는 물론이고, 급급한 마음에 롱패스를 자주 시도하려는 모습만 보여주었다. 결국 조우마의 실책성 플레이가 잦았던 첼시는 후방에서 계속해서 불안함을 안고 경기를 치러나갔고, 대패를 당하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고도 보는 게 맞았다.
아스날로 떠난 루이스
그리고 이날 불안함이 가득했던 첼시 수비를 보면서 굳이 루이스를 아스날로 떠나보냈어야 했는지 의문이 들면서 아쉬움이 남았다. 물론 루이스를 떠나보낸 건 램파드 감독의 선택이었기에 절대적으로 존중하고, 둘 사이의 흘러나오는 불화설 루머에 대해서도 온전히 믿지 않는다는 걸 먼저 말한다.
첼시는 지난 2016년 수비의 불안을 해결하고자 PSG에서 뛰던 루이스를 다시 데려오면서 수비에 안정을 찾았다. 특히 루이스는 콘테 감독 시절 스리백에서 중용 받으면서 수비의 핵심으로 거듭났다. 이어서 지난 시즌 사리 감독 체제에서도 후방 빌드업 시 루이스의 패스 능력과 볼 컨트롤 능력은 첼시의 필수 불가결한 존재였다. 물론 나이를 감안하고, 가끔 지나친 공격본능으로 인해 불안함을 보여준다고는 하지만 루이스만한 수비수를 찾기는 어려웠고, 그의 존재는 첼시에게 상당한 효과를 가져와 줬다. 더욱이나 올여름 케이힐마저 계약만료로 떠나보내면서 수비에서 균형을 잡아주고 이끌어줄 수 있는 베테랑 수비수가 있어야 했고, 뤼디거가 부상으로 인해 10월이 넘어야지 경기 출전이 가능하기에 루이스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존재였다.
하지만 이적시장 막바지에 첼시는 루이스를 런던 라이벌 아스날에게 팔았고, 제대로 된 수비 보강이 없는 상태 속에서 개막전부터 수비가 흔들리면서 맨유를 상대로 치욕스러운 대패를 바라만 보고 있어야 했다. 램파드 감독으로서는 루이스가 본인의 전술에 잘 맞지 않았고, 올 시즌 어린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팀 리빌딩을 한다고 선언을 했지만, 루이스를 이적시킨 결정은 많은 아쉬움이 따랐다.
이제 한 경기를 치렀을 뿐이고, 앞으로 더 지켜봐야하지만 분명 첼시에게는 수비 불안을 바로 잡지 못한다면 힘든 시즌이 될 수 있다. 램파드 감독으로서는 하루 빨리 대책이 필요해보인다. 첼시는 이번 주 목요일 새벽 리버풀과 UEFA 슈퍼컵을 치르고 주말에는 레스터 시티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과연 두 경기에서 첼시의 수비가 어떻게 바뀔지는 지켜보겠지만, 다시 한번 더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며 하루빨리 수비에서 안정감을 찾기를 응원한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아스날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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