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테 감독과 코스타의 갈등으로 시즌 전부터 문제가 생긴 첼시
어느 클럽이든 감독과 선수 간의 갈등은 존재한다. 하지만 그 갈등이 원만하게 해결되지 못하고 계속 이어진다면 팀 기강은 물론 성적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더군다나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는 데 있어서 갈등이 시작된다면 이는 더욱더 복잡하게 된다. 시즌 구상을 준비하는 감독은 선수단 구성에 있어서 고민이 많아지고, 선수도 팀을 떠나야 할지 생각이 깊어지기 때문이다.
이번 여름 프리미어리그를 떠들썩하게 한 사건이 있다. 바로 콘테 감독과 코스타의 갈등이다. 이들은 서로 주고받은 문자로 시작된 갈등이 언론에까지 알려지면서 사건이 크게 번져나가고 있다. 코스타는 팀을 떠나겠다고 선언하면서 사실상 이적 수순을 밟고 있다. 콘테 감독도 구단에 새로운 공격수 영입을 요청했고, 현재 모라타가 사인만을 남겨놓은 상태이다.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는 '디펜딩 챔피언' 첼시로서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 발생하면서 시즌 전부터 팀이 흔들리고 있다. 과연 올 시즌 콘테 감독과 코스타의 운명 그리고 첼시는 어떻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과거 무리뉴 감독 시절 '태업논란'을 겪은 첼시
지난 과거를 생각해보면, 유독 첼시에게만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하는 것 같다. 2년 전 무리뉴 감독 때도 그랬고, 이번 여름에도 그렇고 감독과 선수단의 마찰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사실 무리뉴 감독이 경질될 때만 해도 많은 이들은 감독에게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무리뉴 감독은 그동안 감독직을 수행해오면서 선수단과 마찰이 잦았고, 결국 3년을 버티지 못하고 팀을 떠난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또한, 첼시에서 경질되기 전 상황을 보면, 팀 닥터와 법정소송까지 갈 정도로 팀 기강을 제대로 잡지 못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번 콘테 감독과 코스타 사건까지 터지고 나니 마냥 감독만의 잘못이 있다고는 볼 수는 어렵다.
물론 감독에게도 어느 정도의 잘못이 있는 건 맞다. 하지만 감독이 바뀌어도 계속해서 태업논란이 나오는 건 선수단에도 문제가 있다. 특히나 첼시는 원인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채, 성적 부진을 이유로 감독을 해임하고, 새로 선임하고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선수들이 감독보다 위에 올라서고자 하는 행동들이 더 심해지고 있다. 새로 온 감독이 팀 기강을 제대로 잡을 시간은커녕 새로운 팀에 적응하지도 못하고 쫓겨나니 당연했다. 결국 원인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대충 수습한 뒤 넘어가고자 하니 사태가 더 심각해진 게 아닐까 싶다.
아직은 콘테 감독과 코스타 둘만의 불화설로 볼 수 있지만, 자칫 이 계기로 콘테 감독의 위신은 떨어지고 선수단의 기강이 흔들릴 수 있다. 무리뉴 감독 때처럼 언제 또 선수들끼리 단합해서 감독과 대립할지는 모른다. 첼시로서는 한 번 겪어본 일인 만큼 신중을 가해서 원인을 찾아 나서야만 한다. 콘테 감독도 섣부르게 판단하지 말고 선수단의 기강을 확실히 하고, 마찰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이제는 더 이상 두 사람이 웃는 얼굴로 서로를 볼 수 없다.
"콘테 감독은 나에게 다음 시즌 계획에 내 자리가 없다고 통보했다. 나는 첼시를 떠날 준비를 할 거다."
앞서 말했지만, 콘테 감독의 문자 메세지 하나로 인해, 팀의 주축 공격수 코스타가 첼시를 떠날 준비 하고 있다. 2014년 여름 첼시로 이적해온 뒤, 팀 내 주포로 자리 잡은 코스타는 첼시가 리그 우승을 두 번 들어 올리는 동안 공격에서 큰 공을 세웠다. 특히 그동안 공격수의 무덤으로 불러왔던 첼시에 딱 맞는 선수가 왔다며 드록바를 뒤잇는 선수가 될 것이라고 극찬까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첼시 유니폼을 입은 코스타의 모습은 볼 수 없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자는 건 아니지만, 이번 만큼은 그동안 팀에서 열심히 뛰어주고 공격수로서 제 역할을 해준 코스타를 한순간에 내치는 건 콘테 감독에게 다소 실망스럽다. 물론 코스타가 지난 1월 중국 슈퍼리그 소속의 텐진 콰잔이 거액의 연봉을 제시하면서 팀 훈련을 참가하지 않고 피트니스 코치와 언쟁까지 하는 등 비신사적인 행동을 보여주면서 선수로서 옳지 못한 행동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중요한 선수를 이렇게 단번에 내친다는 건 사실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콘테 감독으로서는 선수단의 기강을 잡고자 하는 마음은 알겠지만, 한 번 더 심사숙고를 했어야되지 않나 싶다. 충분히 코스타와 해결할 수 있는 시간도 있었지만, 이번 판단은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첼시에 새로 합류하는 모라타
콘테 감독은 코스타를 대체할 새로운 공격수를 찾아 나섰고, 루카쿠, 벨로티, 오바메양, 뮐러 등이 후보로 떠오르는 가운데 모라타 영입을 결정했다. 아마도 콘테 감독은 모라타가 유벤투스 시절에 보여준 모습을 보고 영입을 결정했을 가능성이 크다. 당시 알레그리 감독체제에서 모라타는 빠른 발과 효율적인 움직임 그리고 뛰어난 결정력을 바탕으로 두 시즌 동안 27골을 기록했다. 특히 스리백을 활용할 당시 테베즈와의 투톱, 미드필더와의 연계 플레이에 능숙했다. 지난 시즌 스리백으로 우승을 경험한 첼시는 돌아오는 시즌에도 스리백을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스리백에 능숙한 모라타 영입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프리미어리그가 처음이라서 적응기가 필요하지만, 전술에서만큼은 생각보다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모라타가 합류한 첼시의 3-4-3 포메이션
첼시는 아자르, 모라타, 페드로로 구성된 스리톱이 역습에 있어서 더 강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시즌 콘테 감독은 코스타를 상대 수비수들과 경합시키면서 좌, 우 윙 포워드에게 공간을 열어주거나 연계플레이를 많이 시도하라고 지시했다. 아무래도 코스타가 체격이 좋고 파이터 기질이 있기 때문에 잘 먹혔다. 반면 모라타는 몸싸움에서는 다소 약하지만 빠른 발을 바탕으로 수비 뒷공간을 침투해 골을 노리거나 수비를 직접 달고 돌파를 잘 하므로 역습 시에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시즌 아자르, 모라타, 페드로로 이루어진 스리톱이 얼마나 빨리 역습을 전개해 나갈 수 있을지가 첼시 공격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모라타가 합류한 첼시의 3-5-2 포메이션
유벤투스 시절 모라타와 테베즈의 투톱을 생각한다면 아자르 혹은 페드로와의 투톱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유벤투스 시절 모라타는 테베즈와 투톱으로 나서면서 엄청난 시너지를 보여주었다. 두 선수 모두 빠르고 발기술도 좋아 상대 수비진을 흔들기에 적합했고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좌, 우, 중앙 가리지 않고 이곳저곳을 누비면서 쉼 없이 전방압박도 가져갔다. 또한, 키가 큰 모라타가 제공권에서 우위를 점해주면 테베즈는 침투 혹은 상대 수비수들과의 몸싸움에 더 적극적으로 임하면서 공격찬스를 만들어냈다. 첼시에는 테베즈와 같은 역할을 해줄 선수가 아자르 혹은 페드로가 있다. 아자르와 페드로는 기본적으로 윙 포워드로서 발이 빠르고 드리블 능력이 뛰어나다. 수비를 달고 다니면서 충분히 골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선수들이다. 몸의 균형이 좋아 몸싸움에서도 잘 안 밀리면서 버텨줄 수 있기 때문에 콘테 감독으로서는 고려해볼 만한 카드이다.
첼시는 지금의 위기를 어떻게 넘길지, 새로 온 모라타가 얼마나 활약을 해줄지에 따라서 새 시즌의 성적이 결정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콘테 감독의 두 번째 시즌, 첼시의 운명은 어디로 향할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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