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전 완패, 오히려 변화의 기회 [강동훈의 펄스나인]

브라질에게 0-3으로 대패한 대표팀

대한민국 대표팀이 월드컵 2차 예선 레바논전에서 허무한 무승부를 거둔 뒤 펼친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무기력하게 패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한국 시각으로 19일 밤 10시 30분에 아부다비에서 펼쳐진 경기에서 상대의 강한 압박과 화려한 기술 및 공격에 무너지며 0-3으로 완패했다.

전반 10분이 되기도 이전에 수비의 실수로 선제골을 내주며 주도권을 잃어버린 대표팀은 손흥민, 황희찬, 이재성을 앞세워 반격에 나섰지만,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지 못했다. 오히려 상대의 의도대로 끌려다니다 위협적인 상황을 몇 차례 더 맞이하며 2골을 더 허용한 채 패배하고 말았다. 지난 2013년 상암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패했던 아픈 기억이 되살아난 경기였고, 그때보다 한 골을 더 내준 가운데 이번에는 3골만 허용한 게 다행일 정도였다.

그리고 이번 경기를 통해 피파랭킹 3위 브라질의 강함을 다시 한 번 깨달음과 동시에 확실히 그들과의 격차를 실감할 수 있었다. 특히 이번 평가전에서 네이마르, 마르셀로, 카세미루 등 주축 선수 일부가 빠졌음에도 그들과의 격차는 크게 느껴졌고, 여기서 우리 대표팀의 현실을 인지하면서 동시에 앞으로 나아가야 할 점을 깨닫게 해준 평가전이었다.

나름 잘 맞서 싸웠던 브라질전

물론 앞서 말했듯 상대는 강호 브라질이고, 우리는 이들을 상대로 전혀 내려앉지 않는 가운데 충분히 잘 맞서 싸웠다는 건 충분히 칭찬하는 바이다.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고 싶은 건 그동안 믿음과 성원을 끊임없이 보여준 가운데 경기력이 더는 개선되는 모습을 찾기 어렵고, 현실적으로 봤을 때 세계무대에 비하면 아직 한참 부족한데도 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부분이다. 대표팀의 월드컵 성공 가능성을 보는 시선 역시 더 불안해지기만 할 뿐이다.

평가전이란 게 결과를 가져온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우리가 해야 할 것을 다하고 나온다면 만족할 수 있을 거다. 하지만 브라질전은 단순히 패배에 그친 경기가 아닌, 특별히 긍정적으로 볼 만한 내용도 크게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만족도 역시 떨어진다. 지난 14일 레바논전에 보여준 문제점 몇몇들이 고스란히 드러나기까지 했다.

이러한 점에서 이제는 대표팀이 스스로 자각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사실 냉정하게 봤을 때 아시아 팀들은 우물 안 개구리일 뿐 세계로 나가면 그저 그런 별 경쟁력 없는 팀으로 보지 않는가? 실제로도 지난 3번의 월드컵 본선에서 아시아 팀들이 16강에 진출한 기억을 떠올리면 2010년에 한국과 일본, 2018년에 일본이 전부다.

이제부터라도 대표팀은 주도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그렇기에 더는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스스로 부족하다는 걸 인정하는 가운데 발전하면서 경쟁력 있는 팀으로 탈바꿈해 나가야 한다. 출발선에 다시 선다는 생각으로 시작해 아시아 팀들을 상대로 고전하는 모습부터 하루빨리 해결방안을 찾고, 그 이후에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팀들을 상대로도 충분히 싸워서 이길 수 있는, 혹여나 지더라도 접전 끝에 팽팽한 승부를 보여줄 수 있도록 발돋움해야 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에겐 아직 월드컵 본선 무대까지 1년 반하고도 조금 넘은 시간이 있다. 지금 당장의 급한 불을 꺼야 하는 다음 월드컵 2차 예선까지는 4개월가량 남았다. 그전까지 충분히 변화를 꾀할 수 있고, 달라질 수 있다. 대신 지금의 문제점을 확실하게 수용하고 변화에 있어 두려워 말고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렇지 못한다면 지난 2차례의 월드컵 실패를 또다시 경험하게 될 것이다. 특히 벤투 감독이 아집을 내려놓고, 이제부터라도 유연성 있게 대처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또한 대표팀이 이번 평가전을 통해 우리의 현주소와 문제점을 확인했으면, 이제는 그 문제점을 보완하며 앞으로 달라질 계획을 확실하게 세우고 실천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팬들은 매번 기다리고 기다린다. 그 기다림에 대한 보답을 계속 미루지만 말고, 이제는 정말 보여주었으면 한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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