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이날 양 팀은 승부를 떠나 경기 외적으로도 치열한 혈전을 선보였다.


축구에서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나는 건 좀처럼 보기 쉽지 않다.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끼리 충돌하는 장면은 종종 볼 수 있지만, 벤치에서 충돌이 일어나는 건 극히 드물다. 더군다나 프리미어리그처럼 세계적인 무대에서 벤치클리어링은 팀의 수준만 떨어트릴 뿐 좋지 못한 행동이다.


하지만 어제저녁에 열린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 빅매치, 첼시와 맨유 두 팀의 맞대결에서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했고 이날 경기의 끝맺음은 좋지 못하게 마무리됐다. 양 팀 모두에게 있어서 이번 경기는 팬들에게 실망감만 안겨주는 경기였다.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바클리의 동점 골 이후 양 팀은 벤치클리어링을 벌였다.

 

이날 경기는 점수(2-2 무승부)에서도 말해주듯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치열했다. 특히 후반 36분부터 스탬포드 브릿지가 더욱 끓어 오르기 시작했다. 스코어는 1-2. 선제골을 넣었지만, 후반에 두 골을 내리 실점하면서 첼시가 끌려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래시포드가 그라운드에 쓰러졌고 맨유는 교체하는 과정에서 혼선을 빚어 3분이 넘는 시간을 흘려보냈다. 지고 있는 첼시로서는 1 1초가 소중했기 때문에 사리 감독과 선수들은 주심과 대기심에게 강력하게 항의를 했다. 홈 팬들도 맨유의 시간을 끄는 행동에 야유를 보내면서 경기는 더 뜨거워졌다. 결국 45분이 다 끝이 나고 6분의 시간이 더 주어졌고 운명에 장난이라도 친듯 추가시간 1분을 남겨놓았을 때 바클리의 동점골이 터지면서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이때였다. 첼시의 이아니 코치가 세레머니를 하는 중, 흥분한 나머지 맨유의 벤치 앞으로 가서 도발 행동을 했다. 이에 격분한 무리뉴 감독은 곧바로 이아니 코치한테 달려나갔고 양 팀의 코칭스태프와 벤치에 있는 선수들까지 중앙 터널에 몰려 언쟁을 벌였다. 심지어 그라운드에 있는 선수들도 하프라인에서 충돌했다. 벤치클리어링은 다행히 주변 경찰들과 구단 관계자들이 말리면서 진정되었고 경기도 선수들의 언쟁이 끝나면서 마무리 되었다. 결국 양 팀은 팬들에게 흥미진진한 경기를 보여주고도 마지막을 좋게 끝내지 못하면서 웃지 못할 결과물을 받아들여야 했다.

 

마르코 이아니 코치의 도발 행동은 절대적으로 잘못된 행동이다.


기본적으로 스포츠 경기에서 스포츠맨십은 항상 지니고 있어야 할 기본요소이다. 공정하게 경기에 임해야 하고 항상 상대편을 향해 예의를 지키는 것은 물론 승패를 떠나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 경기에서 선수가 됐든, 코칭스태프가 됐든 누구든지 말이다. 오늘처럼 상대 팀을 도발하는 행동은 상대팀에 대한 예의가 아니며 절대적으로 잘못된 행동이다.


이날 이아니 코치가 보여준 행동은 추가 징계를 받을만할 정도로 해서는 안 될 행동이었다. 더욱이나 원정을 온 팀을 상대로 이런 행동은 홈팀으로서 보여서는 안 될 장면이다. 팀이 극적으로 동점 골을 넣으면서 순간적으로 감정이 흥분해 주체할 수 없는 상황은 맞지만 그렇다고 그 감정을 상대 팀 감독 앞에서 표출한 건 누가 봐도 잘못되었다. 스스로 감정을 절제하고 주체할 줄 아는 게 프로인으로서 행동이다. 이아니 코치는 첼시의 코치로서 프로답지 못했다. 차라리 맨유 벤치 쪽이 아니라 그 반대쪽에서 세레머니를 하는 게 나아 보였다.


또한, 이전에 맨유가 교체하는 과정에서 시간을 끌어 화가 났던 감정을 맨유 벤치 앞에서 표현했다고 생각해볼 수도 있다. 그 상황에서 첼시 코치로서는 충분히 화날 수 있는 상황은 맞다. 다만 불만이 있으면 경기 중에 심판에게 어필을 하고 추후에 협회를 통해 이의제기를 하는 게 맞다. 굳이 화난 감정을 풀고자 상대 팀을 조롱하는듯한 액션은 옳지 못한 행동이다.


사리 감독도 경기가 끝이 나고 "당시 경기에만 집중하느냐 상황을 자세히 보지 못했지만, 전적으로 우리 팀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하며 이아니 코치의 잘못을 인정했다. 이어 "이아니와 이야기해 무리뉴 감독에게 찾아가 곧바로 사과를 했다."라고 말했다. 다행히 사건은 크게 번지지 않았고 이아니 코치도 무리뉴 감독에게 사과를 하면서 좋게 마무리는 됐지만, 오늘 같은 일은 다시 나와서는 안 될 장면이다. 프리미어리그 그리고 맨유와 첼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리그이자 클럽이다. 경기를 보는 팬들을 생각해서라도 이런 행동들은 자제해야 한다.


무리뉴 감독은 경기가 끝이 나고 야유를 하는 첼시 팬들에게 손가락 3개를 치켜세웠다.


이날 첼시는 선수와 코칭스태프 뿐만 아니라 홈팬들마저도 기대를 저버리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가 끝이 나고 무리뉴 감독을 향해 심한 야유를 보냈기 때문이다.


팬들이 야유할 수 있는 권리가 없다는 건 아니다. 다만 굳이 무리뉴 감독에게 지나친 야유를 했어야만 했냐는 것이다. 무리뉴 감독은 이날 경기가 끝이 나고 첼시 팬들에게 손가락 3개를 치켜세웠듯이 첼시에서 리그 우승 3회를 달성한 감독이다. 두 차례 전부 경질되면서 끝은 좋지 못했지만 첼시에게 황금기를 가져다주었고 지금의 첼시를 있게 해 준 장본인이다. 비록 현재는 라이벌 팀 감독을 맡고 있다고는 하나, 기본적으로 예우는 갖춰야 했다이런 식의 야유와 비난, 조롱은 첼시팬 본인들의 수준을 떨어트릴뿐더러 추후에 문제가 될만한 요소이다. 팬으로서 해야 될 게 있고 하지 말아야 할 게 있는 법이다.


게다가 추후에 올드 트래포트에서 열릴 맨유와의 원정경기를 생각했으면, 더욱이나 이런 행동은 자제했어야 했다. 이런 불상사가 다시는 없어야겠지만, 맨유 팬들은 이날 사건을 빌미로 올드 트래포트에서 첼시 선수들과 팬들에게 심한 야유를 퍼부을 수도 있다. 첼시 팬들로서는 나중에 후회할 수 있는 행동, 앞으로 감당하지 못할 행동은 삼가해야만 한다. 모든 팬은 팬으로서 응원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가장 아름답다. 그 이상의 지나친 행동은 결코 올바르지 못하다. 또한, 팬들은 야유보다 응원하는 문화를 더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첼시와 맨유 이외에도 프리미어리그 팀들은 서로 충돌하거나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나는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모든 스포츠는 정정당당하고 상대 팀을 존중해줄 때 가장 빛이 나는 법이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피드백 환영합니다. 공감 많이 눌러주세요.

반응형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방문자수
  • Today :
  • Yesterday :

축구를 좋아하는, 칼럼리스트를 꿈꾸는 대학생의 블로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