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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교체가 되어 들어간 손흥민의 모습


교체로 투입된 선수가 다시 교체로 나오는 일은 보기 드문 일이다. 선수가 큰 부상을 당하거나, 갑작스럽게 뛸 수 없는 상황에서는 종종 있긴 하다. 아니면 감독이 전술적으로 판단했을 때 맞지 않거나 변화를 필요로 할 때 가끔 볼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에는 감독과 선수 사이에 문제가 발생하여 추후에 불화설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 시각으로 오늘 새벽에 열린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토트넘과 울버햄튼의 맞대결에서 재교체가 나왔다. 전반 이른 시간에 교체되어 들어간 손흥민이 후반전에 다시 교체되어 나온 것이다. 이에 많은 팬들과 언론들은 굳이 손흥민을 다시 교체했어야만 했는지 의견을 내세우며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이날 포체티노 감독의 선택은 다소 아쉽고 좋지 못한 선택이었다고 생각된다.



이날 손흥민은 교체로 들어가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이날 경기에서 벤치멤버로 시작한 손흥민이 교체로 투입된 시간은 전반 7분 만이다. 경기 시작한 지 4분 만에 뎀벨레가 상대 선수와 충돌로 발목을 다쳐 나왔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생각지도 못한 이른 교체에 몸도 제대로 풀지 못하고 급하게 그라운드를 밟았지만 금방 제 폼을 찾기 시작했고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주었다. 전반 27분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는 감각적인 스루패스 한 방으로 라멜라의 골을 도우면서 리그 첫 도움을 기록했고 3분 뒤에 터진 모우라의 골에도 간접적으로 관여했다. 이후에도 손흥민은 공격 2선에서 적극적이고 활발한 움직임을 바탕으로 팀의 공격을 이끌어나갔다. 실제로 이날 손흥민은 42번의 터치를 하면서 패스성공 26회, 키패스 1회, 드리블돌파 2회를 기록했다.


그러던 후반 14분, 토트넘 벤치 쪽에서 에릭센이 교체를 준비하고 있었고, 대기심이 든 선수 교체판에는 7번이 다시 적혀있었다. 손흥민이 교체되어 들어갔다가 다시 교체되어 나오게 된 것이다. 생각의외의 교체가 나왔고, 결국 손흥민은 이날 52분만 소화하고 나오게 되었다. 많은 팬들과 언론들은 교체에 대해서 의아해했다. BBC 언론은 "교체로 투입된 손흥민이 에릭센과 교체되어 나왔다. 손흥민이 기뻐할 만한 교체는 아니다."라고 코멘트를 남겼다. 손흥민 역시 교체되어 나오는 과정에서 다소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 카메라에 잡혔다. 아무래도 교체로 들어간 선수가 다시 교체하는 일은 드물기 때문이다. 이후 경기가 끝이 나고, 손흥민은 인터뷰마저 거절하면서 교체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손흥민을 빼면서 아쉬운 선택을 한 포체티노 감독


그렇다면 포체티노 감독이 이렇게 아쉬움이 가득한 교체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먼저 포체티노 감독은 경기 내용적으로 봤을 때, 변화가 필요했다. 토트넘은 2-0으로 앞서고 있었음에도 울버햄턴에게 밀리고 있었다. 특히 허리라인에서 생각보다 많이 밀렸다. 아무래도 중앙 미드필더였던 뎀벨레가 빠지고 그 자리에 손흥민이 투입되다 보니 중원에서 수적으로 밀릴 수밖에 없었다. 시소코가 좀 더 밑에서 움직임을 가져간다고는 하지만 전형적인 중앙 미드필더 자원이 아니다 보니 토트넘으로서는 중원을 잡아줄 선수가 필요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에릭센을 투입 준비시켰고, 최전방 공격수 케인을 제외한 2선 자원 중 한 명을 빼는 수밖에 없었다.


결국 포체티노 감독의 선택은 손흥민, 라멜라, 모우라 중 손흥민이었다. 아무래도 손흥민은 3일 전에 웨스트햄과의 리그컵 16강전에서 풀타임을 뛰었기 때문에 많이 지쳐있었다. 포체티노 감독도 인터뷰에서 "웨스트햄전에서 90분을 뛴 선수를 교체했다. 나는 이게 상식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힌 바와 같이 체력적으로 많이 지쳐있는 손흥민에게 휴식을 부여하고 싶었을 것이다. 또한, 3일 뒤에 있을 PSV 아인토호벤과의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를 뛸 선수들을 미리 계획해 두었기 때문에 로테이션이 필요한 포체티노 감독에게는 손흥민을 빼는 게 가장 이상적이었다.   


지난 1일 리그컵 웨스트햄전에서 멀티 골을 뽑아내며 맹활약한 손흥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교체에는 큰 아쉬움이 존재한다. 축구선수라면 교체로 아웃되는걸 좋아하는 선수는 없다. 더군다나 교체로 들어갔다가 다시 교체되어 나오는 일은 선수들에게 있어서 자존심이 상할 수 있으며 정신적으로도 타격이 올 수 있는 일이다. 누구든지 선발로 출전한 이상 풀타임을 소화하고 싶은 게 당연하고, 교체로 들어가더라도 남은 시간 동안 감독에게 인정을 받고자 최선을 다한다. 한마디로 모든 선수들은 뛰고 싶어 하고 많은 출전 시간을 원한다. 손흥민 역시 마찬가지이다.


물론 감독들은 선수들의 체력적인 안배, 전술적인 변화, 경기 일정 등을 고려해서 라인업을 구상하고 계획을 하는 건 맞다. 더욱이나 손흥민은 이번 시즌 체력적인 문제로 많이 힘들어하면서 컨디션 및 기량이 좋지 못하다. 그렇기에 포체티노 감독의 선택과 계획은 존중한다. 다만 오늘같이 굳이 재교체를 통해서 선수의 사기를 낮추고 문제를 일삼을 필요는 없었다고 생각된다. 차라리 이번 경기에서 손흥민에게 남은 시간을 더 허락하고, 라멜라 혹은 모우라를 교체해서 3일 뒤에 있을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에 다른 계획을 세웠으면 좋았다고 보여진다. 3일이라는 시간 동안 충분히 계획을 수정하고 가다듬을 수 있었다고 여겨진다.


어쨌든 간에 이미 지나간 일이고 무슨 말을 해도 결과론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에 아쉬움을 뒤로하고 손흥민이 앞으로 더욱더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경기에서 웃는 얼굴로 자주 봤으면 한다. 포체티노 감독과 손흥민의 좋은 관계도 계속 이어지길 바라며 토트넘 그리고 손흥민 모두를 응원한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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