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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라이스 감독을 새롭게 선임한 전북


지난 14년 동안 팀을 이끈 최강희 감독이 전북과 이별을 선언한 가운데, 전북은 다음 시즌부터 새롭게 팀을 이끌 감독을 찾아 나섰다. 하지만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감독 변화가 없는 전북으로서, 새로운 감독을 찾는 일은 어색하고 낯선 일이었다. 실제 2012년 최강희 감독이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잠시 옮겼을 때도 전북은 이흥실 코치를 잠시 동안 감독 대행으로 앉혔고, 이후 최강희 감독이 다시 돌아오면서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았다.

더욱이나 오랜 시간을 지도한 감독이 떠난 자리를 채우러 오는 감독에게는 상당한 부담감이 따르기에 전북의 지휘봉을 잡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아무래도 그동안 쌓아놓은 업적을 그대로 이어가기에 어려움이 따를뿐더러, 혹여나 조금이라도 잘못되면 비난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명감독의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셈이다.

하지만 전북은 생각보다 빠르게 다음 감독을 선임했고, 전북이 선택한 감독은 바로 포르투갈 출신의 모라이스 감독이다. 모라이스 감독? 사실 축구를 잘 모르는 팬들에게는 익숙지 않을 수 있다. 모라이스 감독은 높은 명성의 감독도 아니고, 아시아 무대에서도 익숙하지 않은 감독이기 때문에 당연하다. 그리고 감독보다는 코치로서 지낸 시간이 더 많다. 실제 인터밀란, 레알 마드리드, 첼시에서 무리뉴 감독의 코치로 긴 시간 함께 했다.

이런데도 전북은 모라이스 감독을 선임했다. 물론 최강희 감독의 빈자리를 채우기에 적합한지는 시즌이 시작되고 경기를 치러봐야 알겠지만, 현재까지는 다소 도박적인 선택으로 보여진다. 그렇다면 전북은 왜 모라이스 감독을 택했는지 그 이유를 살펴보자.


㉮ 국내 감독의 한계

전북은 국내 감독으로는 한계가 있었기에, 모라이스 감독을 선택했다.


전북이 모라이스 감독을 택한 건, 우선 국내 감독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 게 컸다. 지금의 팀을 계속해서 발전시켜나가기 위해선 외국인 감독이 가져오는 선진적인 축구를 받아들여 접목해야 한다고 생각한 셈이다. 실제 모라이스 감독 선임 당시, 현대차 그룹 정의선 부회장의 결재까지 받았을 정도로 보면 꽤 신경을 썼음을 알 수 있다. 대대적으로 거액을 들일 정도로 공을 기울인 전북이다.

또한, 국내 감독을 선임하고자 몇몇 후보를 검토했지만, 답을 찾지 못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최강희 감독과 맞먹거나 뛰어넘을 감독 후보가 국내에는 없었기 때문이다. 전북으로서는 차라리 새롭게 출발하는 마음으로 외국인 감독 선임을 결정하게 되었다.

㉯ 뛰어난 전술적 능력

무리뉴 감독 밑에서 전술 코치를 담당했던 모라이스 감독

전북은 몇몇 외국인 감독 후보가 있었지만, 모라이스 감독을 선임한 배경에는 그의 뛰어난 전술적 능력이 있었다. 모라이스 감독의 전공은 전술이다. 실제 무리뉴 감독 밑에 있을 때 모라이스 감독은 전술을 주로 담당했었다. 무리뉴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 지휘봉을 잡을 당시 모라이스를 전술 코치로 데려왔을 정도로 그의 전술적 능력은 뛰어남을 알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 축구의 트렌드는 포르투갈에서 시작된다는 말이 나올 만큼 세계적으로 포르투갈 감독들의 전술적 능력이 인정받고 있다. 아무래도 전북은 전술적으로 뛰어난 모라이스 감독이 그동안 최강희 감독이 만들어 놓은 틀을 유지함과 동시에 한 층 더 새로운 전술을 부합시킬 것을 기대하면서 선임하지 않았나 싶다. 또한, 유소년 육성 시스템도 포르투갈이 현재 유럽 축구를 선도하는 추세이다. 전북으로서는 미래를 내다봤을 때, 유소년 시스템 강화를 통해 전북의 또 다른 역점 분야에서 지식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감독이 필요했고, 그 부분에서 앞선 건 모라이스 감독이었다고 판단했다.

㉰ 닥공 DNA + 풍부한 경험

레알 마드리드 시절 풍부한 경험을 쌓은 모라이스 감독


전술적인 능력이 뛰어난 모라이스 감독은 공격 DNA와 풍부한 경험을 갖추고 있다. 백승권 단장은 모라이스 감독이 첫 면담에서 보여준 공격적인 축구 철학이 마음에 들었다고 밝혔었다. 실제 모라이스 감독은 면담 당시 "남들은 수비축구를 구사한다고 하지만 본인은 공격적이고 압박하는 축구를 선호하고, 이를 구사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확실히 그동안 최강희 감독 체제에서 '닥공 축구'를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공격적인 전술을 활용할 줄 아는 감독이 필요했고, 모라이스 감독이 적합했다.

모라이스 감독은 인터밀란, 레알 마드리드, 첼시 등 유럽 최고 명문팀에서 무리뉴 감독과 함께 팀을 챔피언으로 이끌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나갔다. 비록 감독이 아닌 코치로서의 경험이지만 충분히 지도자 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도움이 되는 경력이며, 노하우 또한 풍부하다. 또한, 알 샤밥(사우디)에서 아시아 축구도 경험해 봤기 때문에 전북은 모라이스 감독을 선임하는 데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었다.

㉱ 적응이 관건

얼마 전까지 우크라이나 리그 카르파티에서 지휘봉을 잡은 모라이스 감독


이런 모라이스 감독이 한 가지 걱정되는 건, 적응 문제이다. 아무래도 외국인 감독이고, K리그 무대는 처음이다 보니 초반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나 모라이스 감독은 그동안 맡았던 팀마다 실패하면서 오랜 시간을 머물지 못하였는데, 이 부분을 고려한다면 시즌 초반 모라이스 감독이 역경을 얼마나 잘 파헤쳐 나가느냐에 따라서 전북의 성적이 달려있다고 볼 수 있겠다.

모라이스 감독은 선임 당시 "아시아 최고의 팀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돼 기대가 크고 선수들과 빨리 만나고 싶다. 내가 가진 모든 역량을 쏟아내고 그동안 유럽에서 쌓아온 많은 경험을 통해 얻은 전술적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겠다”라고 말하면서 강한 포부를 내뱉었다. 과연 다음 시즌 모라이스 감독이 얼마나 뛰어난 지도력을 보여줄지, 전북은 모라이스 감독 체제에서 얼마만큼의 성적을 낼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면 다음 시즌이 보다 더 흥미롭지 않을까 싶다.

글=강동훈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 현대 공식 홈페이지, Transfermar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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