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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첼시, 맨유전 0-0 무승부

▲ 첼시, 1083일 만에 맨유 상대 무실점 *리그 기준

▲ 멘디, 상대 유효슈팅 4차례 전부 선방

▲ 멘디, 리그 2경기 연속 클린시트 달성


첼시가 어려움이 예상됐던 맨유 원정에서 골키퍼 에두아르 멘디의 슈퍼 세이브를 앞세워 무승부를 거두며 승점 1점을 챙겼다. 이날 전체적으로 공격에서 고전하고, 상대 파상공세에 휘둘린 첼시로선 멘디의 활약이 반가웠다.


첼시가 25일 오전 0시 30분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맨유와의 2020-21시즌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에서 0-0으로 비겼다.


지난 시즌부터 이어져 온 첼시의 깊은 고민은 누구나 알다시피 수비 불안 문제였다. 첼시는 지난 시즌 무려 54실점을 허용하면서 리그 최다 실점 공동 9위에 위치했다. 최종 순위 자체는 4위로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획득했으나 수비만 놓고 보면 중위권이었던 것. 실제 지난 시즌 전체 순위 10위 이내 팀들 중 첼시보다 실점이 더 많았던 팀은 없었다. 심지어 14위 크리스탈 팰리스(50실점)보다 실점이 많았을 정도다.


무엇보다도 최후방 수비수라 할 수 있는 골키퍼 포지션에서의 불안함이 크게 나타났다. 2018년 여름, 당시 구단 최고 이적료(약 1076억 원)를 투자해 영입한 케파 아리사발라가가 프리미어리그를 넘어 유럽에서 가장 떨어지는 골키퍼라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부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이는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다. 지난 시즌 케파는 33경기에 나와 47실점을 기록하며 경기당 1.42실점을 허용했으며, 경기당 클린시트는 0.24회에 불과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그가 출전한 경기에서 첼시의 유효슈팅 기준 기대 실점이 34.33골이었다. 즉 유효슈팅 기준 기대 실점 대비 무려 13골 가까이 더 많은 실점을 허용한 케파이다. 여기다 90분 환산 경기당 선방 횟수는 1.66회로 리그 29명의 골키퍼(5경기 이상 출전한 골키퍼 기준) 중 최하위였고, 전체 슈팅 선방률은 54.5%로 28위에 위치했다.



비단 지난 시즌만이 아니다. 케파는 이번 시즌에도 리그 3경기에 선발 출전해 본인의 실수로 3실점을 허용했다. 그는 7번의 유효슈팅 중 5실점을 헌납하며 골문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도 했다. 이래저래 역대 골키퍼 최고 이적료를 주고 데려온 케파의 부진 때문에 골머리를 앓은 첼시다.



이에 첼시는 올여름 이적시장에서 리그앙 스타드 렌에서 뛰던 멘디를 영입하며 골키퍼 보강을 감행했고, 그를 곧바로 출전시키면서 뒷문의 불안함을 조금씩 씻어내고 있다.


멘디는 첼시 유니폼을 입고 리그 데뷔전이었던 크리스탈 팰리스를 상대로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앞세워 팀의 리그 첫 무실점 승리에 공헌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어서 멘디는 주중에 열린 세비야와의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에서 2차례 선방으로 또 한 번 무실점을 견인했다. 참고로 이날 그가 선방한 두 차례 슈팅은 모두 페널티박스 안에서 이뤄졌다.


기세가 오른 멘디의 활약은 맨유를 상대로도 이어졌다. 먼저 전반 30분경,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때려낸 슈팅을 안정적으로 막아냈다. 이어서 그는 34분경 마커스 래시포드와의 일대일 상황에서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며 슈팅을 발끝으로 쳐낸 데 이어 40분경에는 후안 마타의 정교한 감아차기 슈팅을 쳐내면서 위기를 넘겼다. 결정적인 선방은 후반 추가시간에 나왔다. 멘디는 래시포드가 페널티박스 바로 바깥에서 때려낸 날카로운 슈팅을 온몸을 던져 막아냈다. 자칫 잘못하면 실점으로 이어지면서 극장골의 희생양이 될 수도 있었으나, 환상적인 선방을 보여주며 팀의 무실점을 이끌면서 동시에 승점 1점을 가져오는 데 공을 세웠다.



이것이 바로 멘디 영입 효과라고 할 수 있다. 첼시는 케파의 기나긴 부진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던 가운데 새롭게 합류한 멘디가 출전 때마다 맹활약하며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특히 멘디가 나선 리그 2경기 모두 클린시트를 기록한 부분과 이날 맨유를 상대로 무려 1083일 만에 무실점을 거둔 점이 고무적이다. 괜히 페트르 체흐 기술 이사가 멘디를 유심히 관찰하면서 영입을 추천한 게 아니다.


게다가 멘디는 단순히 선방만 잘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는 기본적인 후방 빌드업에서도 유연한 모습을 보여준다. 실제 올 시즌 리그 2경기 동안 평균 패스 성공률 83%를 기록했다. 상대 진영으로 넘어가는 패스를 제외하면 성공률은 87%까지 올라간다. 여기다 롱볼 성공률도 54%로 준수한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여름에 팀에 합류하여 동료들과 호흡을 맞춘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고, 적응기인 것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수치다.


이렇듯 첼시는 지난 시즌까지 케파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주며 실점이 많아졌고, 자연스레 위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새롭게 합류한 멘디가 후방을 든든하게 책임지며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첼시 팬들로선 지난 15년 동안 체흐와 티보 쿠르투아가 버티면서 뒷문 걱정 없던 시기를 다시 기대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멘디의 활약이 너무나도 반가울 수밖에 없다.




글=강동

사진=첼시 공식 SNS, 스쿼카, EPLStatman, 스카이스포츠, BR Footb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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