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박싱데이를 맞이한 영국의 모습


곧 있으면 크리스마스가 찾아온다. 전 세계의 사람들은 크리스마스를 맞아 즐겁게 보낼 준비를 하지만 프리미어리그는 그렇지 못하다. 바로 '박싱데이'가 찾아오기 때문이다. 박싱데이는 과거에 영국과 영연방국가들이 크리스마스 다음 날인 26일을 휴일로 삼아 연휴를 보내는 것을 말한다. 박싱데이 명칭은 중세시대 영주들이 크리스마스 다음 날 농노에게 박스에 선물을 담아 주면서 생기게 됐다. 최근에 사람들에게는 박싱데이가 그저 유럽의 매장들이 한 해의 남은 재고들을 처리하는 세일 기간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영국에서는 박싱데이가 되면 모든 가게가 문을 닫고 심지어 버스, 지하철도 운행을 안 할 정도이다. 그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날이기는 하지만 마땅히 할 게 없는 날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FA는 휴일에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자 잦은 경기를 치르기 시작하여 지금의 박싱데이를 만들었다. 



프리미어리그 박싱데이 때 경기장에 온 관중들의 풍경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박싱데이에 돌입하면 크리스마스 전후로 일정이 몰려있어서 모든 팀들이 2~3일 간격으로 경기를 치러야 한다. 팬들은 휴일의 연속이고 축구경기를 연속해서 볼 수 있어서 기대감과 설렘을 느끼지만, 감독들과 선수들은 그렇지 않다. 박싱데이 때 감독들과 선수들은 부담감, 압박감이 몰려오고 체력문제, 부상문제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감독들에게 골머리를 앓는 기간이다. 특히 이 기간에 순위변동도 많이 일어나고 팀 상승세 혹은 하락세를 좌지우지 하는 만큼 매우 중요하다. 빅 클럽들은 선수층이 두껍기 때문에 로테이션을 돌리면 체력적 부담을 잘 이겨내지만 중하위권 팀들은 선수층이 얇아 로테이션이 제대로 안 되면서 많이 무너진다.


그렇다고 빅 클럽 감독들이 박싱데이를 좋아하는 건 아니다. 과거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부터 해서 대부분의 감독들은 박싱데이에 일정에 대해 많은 불만을 토로했고 FA에 일정 변경을 요청하기까지 했다. 퍼거슨 전 감독은 당시 인터뷰를 통해 "겨울에 휴식기를 도입하는 건 잉글랜드에서 활약하는 모든 감독들이 동의할 것이다."라고 밝힌 적이 있다. 이외에도 "박싱데이 이후 1월 중 휴식기를 가지면 선수들이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다." "잉글랜드의 전통은 인정하지만, 리그의 일정에는 변화를 줘야 한다."라고 말하면서 리그 일정 변경 혹은 휴식기 도입을 하자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FA와 프리미어리그 측에서는 매번 "겨울 휴식기 도입이 실용적이지 않다.", "다른 방안을 찾아보겠다."라고 말하며 거절하거나 회피할 뿐 제대로 된 답변은 돌아오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리그컵을 폐지하거나 1부리그를 18개 팀으로 운영하자는 의견도 나왔었다.  


사실 FA와 프리미어리그의 입장에서는 다른 리그가 휴식기에 접어들면 프리미어리그가 더 흥행하고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렇기에 쉽사리 일정 변경을 하지 않고 지금까지 버텨온 게 아닐까 싶다. 하지만 과거부터 감독들과 선수들이 불만은 토로해왔고 여론도 일정 변화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끝까지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건 옳지 않다. 오히려 발전을 위해서라면 감독, 선수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수용할 줄 알아야 한다. 지금은 그저 리그의 수준을 떨어트리는 것밖에 더 되지 않는다. 특히 최근 프리미어리그 팀들이 유럽대항전에서 힘도 못 쓰고 매번 탈락하는 걸 생각하면 더더욱 의견을 수용해야 한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한 팀은 한 팀, 그 전 시즌은 단 한 팀도 없었다. 유로파리그도 성적은 동일하다. 프리미어리그가 내부적으로 흥행과 발전은 가능하지만, 유럽대항전같이 외부 무대를 끌어들이면 그 이상으로 이윤을 창출할 수 있다는 걸 생각해야 한다.


프리미어리그를 제외한 유럽리그들은 겨울에 휴식기를 갖는다. 분데스리가, 라리가, 세리에 등 대게 12월 말부터 많으면 한 달, 적으면 보름을 쉬고 다시 경기를 치른다. 선수들은 휴식기 동안 체력을 충전하면 남은 경기에서 더 좋은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다. 감독들도 이 시기에 전술적으로 보안하고 경쟁 팀들을 분석하면서 재정비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된다. 그렇다 보니 휴식기를 갖는 분데스리가, 라리가, 세리에 등의 팀들은 매 시즌 유럽대항전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최근 5시즌 동안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올라간 팀만 놓고 봐도 프리미어리그 팀만 없다는 걸 보면 답이 나온다.


프리미어리그 감독들과 선수들은 크리스마스도 제대로 보내지 못할 만큼 휴식기 없이 빡빡한 일정 속에 경기에 나서야 한다. 체력적으로 많이 지칠 수밖에 없고 부상 위험까지 있다. 감독들도 이 시기에 주전 선수들의 체력안배를 생각한 로테이션 가동, 계속 이어지는 경기 속에 전술적 변화를 꾀하려면 이만저만 힘든 게 아니다. 결국, 이 모든 건 FA와 프리미어리그가 판단하고 해결할 문제이기는 하나 겨울 휴식기를 도입하던지 리그 컵을 폐지하거나 1부리그를 18개 팀으로 운영하던지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일정에 변화를 주어야 한다. 박싱데이는 프리미어리그를 최악의 리그로 만들 수 있는 '시한폭탄' 그 자체이다.


선두 첼시는 1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현재 모든 팀이 17라운드까지 일정을 소화한 가운데, 첼시가 14승 1무 2패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리버풀, 맨시티, 아스날, 토트넘, 맨유가 그 뒤를 따르고 있다. 2위 리버풀과 6위 맨유의 승점차인 7점 차이로 순위싸움이 치열하다. 이번 박싱데이에 치뤄지는 경기결과에 따라 많이 뒤바뀌지 않을까 싶다. 특히 4위까지 주어지는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놓고 치열한 싸움이 예상된다.


가장 먼저 선두 첼시는 이번 박싱데이 3연전에 본머스, 스토크 시티, 토트넘을 만난다. 앞선 두 경기는 그래도 비교적 쉬운 상대이나 코스타와 캉테가 경고 누적으로 본머스전 출전이 불가능하다. 두 선수에게는 휴식이 될 수도 있겠지만 첼시는 힘든 일정이 될 수도 있다. 절대 방심해서는 안 된다. 마지막 경기 토트넘전은 선두수성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 원정 경기인만큼 어려운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싱데이를 처음 경험하는 콘테 감독의 지략, 용병술에 기대를 거는 수밖에 없다. 첼시는 최근 3년간 박싱데이에서 5승 3무 1패를 거두었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우승권에 도전하는 팀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성적이다. 이번 박싱데이에서 승점을 얼마나 따내느냐에 따라 선두를 계속 수성하면서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지 알 수 있을 것이다.


2위 리버풀은 스토크 시티, 맨시티, 선더랜드를 만난다. 지난 라운드 머지사이드 더비에서 에버튼을 이기면서 2연승으로 분위기가 좋다. 불안한 수비만 해결된다면 3연승까지 노려볼 수 있겠지만 4연승에서 조금 걸린다. 19라운드에서 맨시티를 만나기 때문이다. 리버풀은 홈에서 열리는 맨시티전을 잘 넘긴다면 첼시와 격차를 더 줄일 수 있을 만큼 이번 박싱데이의 중요한 경기이다. 리버풀은 최근 3년간 박싱데이에서 5승 1무 3패로 저조한 성적을 거두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지난 시즌에는 2승 1패로 잘 넘겼다는 것이다. 박싱 데이를 두 번째 경험하는 클롭 감독은 더 나은 경기력으로 지난 시즌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어내고자 할 것이며 1위로 올라가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으로 보인다.


3위 맨시티는 헐 시티, 리버풀, 번리와 경기를 갖게 된다. 맨시티는 최근 5경기 3승 2패로 주춤하고 있다. 특히 14라운드 첼시전과 15라운드 레스터 시티전을 연달아 패배하면서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지난 경기 아스날전을 승리하면서 2연승으로 다시 분위기를 끌어올린 맨시티이기 때문에 헐 시티전도 비교적 손쉬운 승리가 예상된다, 관건은 19라운드 리버풀전이다. 맨시티는 리버풀과 승점 차이가 불과 1점밖에 나지 않는다. 경기 결과에 따라서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만큼 중요한 경기이다. 또한, 리버풀전을 승리로 가져가면 4연승, 5연승까지 내다볼 수 있기 때문에 처음 박싱데이를 맞는 과르디올라 감독은 명장으로서의 능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최근 3년간 7승 2무로 맨시티는 박싱데이에서 강했다. 강팀의 면모를 이번 박싱데이에서도 보여줄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다.


4위 아스날은 웨스트브롬위치 알비온, 크리스탈 팰리스, 본머스를 상대한다. 전력상으로 세 팀보다 비교 우위에 있는 만큼 수월한 일정이다. 그만큼 위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가능성도 높다는 이야기이다. 비록 최근 2연패로 팀 분위기가 많이 처져있지만 이번 박싱데이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오랜 감독 생활을 해온 벵거 감독에게 박싱데이는 결코 어렵지 않다. 다만 박싱데이 때 부상으로 전력손실을 많이 경험한 아스날이기때문에 이번에도 부상을 가장 조심해야 한다. 아스날 최근 3년간 7승 2패를 거두었다. 맨시티 다음으로 최근 박싱데이에서 좋은 성적이다. 비교적 전력상 약팀을 만났지만 나름 잘 버텨냈다. 이번에도 잘 버텨낸다면 다시 한번 우승에 도전해볼 수 있을 것이다.


5위 토트넘은 사우샘프턴, 왓포드, 첼시와 경기를 치르게 된다. 17라운드 번리전을 승리로 가져가면서 2연승을 달리면서 상승세이긴 하나 주전 선수들의 체력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특히 원톱으로 나서는 케인은 많이 지쳐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알리와 에릭센도 계속되는 선발 출전에 힘들어하고 있다. 득점력도 많이 저조한 토트넘은 새로운 카드가 필요한 시점이다. 손흥민이 해결사가 되어주면 좋겠다. 앞선 두 경기는 무난하게 승리를 가져갈 것으로 보이지만 첼시전은 어려운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11연승을 기록 중인 첼시이기 때문에 잘 대비하고 나와야 할 것이다. 토트넘은 최근 3년간 6승 3무로 박싱데이에서 패가 없는 만큼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이번 박싱데이도 무패로 마감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다.


6위 맨유는 선더랜드, 미들즈브러, 웨스트 햄을 만난다. 맨유는 최근 3연승을 기록할 정도로 경기력이 많이 올라와 있는 상태이다. 특히 이브라히모비치는 3경기 3골을 기록하면서 득점 페이스가 좋다. 포그바, 루니, 린가드 등과 함께 공격을 이끌면서 이번 박싱데이에서도 득점을 보여준다면 맨유는 무난하게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 다만 무리뉴 감독은 이브라히모비치의 나이를 생각한다면 빡빡한 일정 속에 적절한 로테이션을 가동해야 한다. 맨유는 최근 3년간 4승 3무 2패로 그다지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왔다. 모예스 감독과 판 할 감독은 박싱데이에서 고전했는데 무리뉴 감독은 박싱데이를 많이 경험해 본 만큼 맨유를 이끌고 충분히 잘 치를 수 있을 것이다.


사우샘프턴은 박싱데이를 잘 치러야지만이 한 단계 위로 올라갈 수 있다.


7위 사우샘프턴은 토트넘, 웨스트 브롬위치 알비온, 에버튼을 만난다. 사우샘프턴은 최근 5경기 3승 1무 1패로 흐름은 좋다. 실점도 첼시, 토트넘에 이어서 가장 적은 만큼 탄탄한 수비력을 자랑한다. 다만 득점력에서는 상당히 저조한 편이다. 오스틴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공격을 책임져줄 선수가 필요하다. 지난 본머스전에서 교체로 나와 2골을 넣은 로드리게스가 있지만, 아직 풀타임을 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또한, 프랑스에서만 감독 생활을 해온 퓌엘 감독이 박싱데이를 처음 경험하는 것도 변수이다. 사우샘프턴은 최근 3년간 4승 1무 4패로 성적이 저조했다. 특히 지난 시즌 아스날을 잡고도 웨스트 햄과 노리치 시티에게 패하면서 많은 아쉬움을 샀다. 이번 3연전에서는 몇 승을 거둘지 지켜봐야겠다.


8위 웨스트브롬위치 알비온은 아스날, 사우샘프턴, 헐 시티를 만난다. 첫 경기부터 아스날 원정길을 떠나게 되면서 힘든 일정이 되겠지만 지난 시즌 홈에서 한 차례 이긴 경험을 살리면 가능성이 있다. 더군다나 아스날은 최근 2연패로 주춤하고 있기 때문에 해볼 만 하다. 아스날전만 잘 넘기면 남은 두 경기에서도 충분히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대신 이번 시즌 7골을 넣은 론돈이 3연전에서도 득점이 터져줘야 된다. 웨스트브롬위치 알비온은 최근 3년간 3승 3무 3패로 무난한 성적을 거두었다. 딱 중위권 성적이다. 하지만 이제는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하는 만큼 이번 박싱데이의 결과가 중요하다. 특히 7위 사우샘프턴과 승점 1점 차이기 때문에 19라운드 경기가 매우 중요하다.


9위 에버튼은 레스터 시티, 헐 시티, 사우샘프턴을 상대한다. 시즌 초반만 해도 4승 1무로 선두권에 있었지만, 중반부로 접어들수록 하락세를 보이면서 현재 6승 5무 6패이다. 최근 5경기에서 1승밖에 하지 못할 정도로 많이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지난 경기 머지사이드 더비에서 패배는 뼈아플 수밖에 없다. 쿠카쿠, 바클리, 미랄라스 등 좋은 자원이 많지만 아직 제대로 활용을 못하는 쿠만 감독이다. 이번 3연전은 에버튼 입장에서 해볼만한 팀들이기때문에 집중력을 발휘해서 조금만 가다듬는다면 다시 상승세를 달릴 수 있다. 에버튼은 최근 3년간 2승 2무 5패로 팀의 명성을 생각하면 상당히 저조한 성적이다. 박싱데이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여왔는데 쿠만 감독의 달라진 에버튼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10위 본머스는 첼시, 스완지 시티, 아스날을 만난다. 하필 첫 경기가 최근 11연승을 달리고 있는 첼시전이고 마지막 경기는 4위에 올라있는 아스날전으 험난한 일정이다. 중간에 강등권에 있는 스완지 시티를 상대로 무조건 승리를 거두어야하는 입장이다. 이럴때일수록 수비적인 모습보다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모습을 선보이면서 강팀을 상대해야한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두 번째 시즌을 맞는 하우 감독은 반전의 드라마를 써내려갈 수 있는 지도력이 발휘되어야한다. 본머스는 최근 3년간 3승 4무 1패로 준수한 성적이지만 지난 시즌을 제외하고는 2부 리그에서의 성적이기 때문에 좋아하기는 이르다. 더 나은 성적을 보여주어야만 프리미어리그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


11위 스토크 시티는 리버풀, 첼시, 왓포드와 경기를 치루게 된다. 이번 박싱데이에서 가장 힘든 일정표를 받은 스토크 시티이다. 1위와 2위 팀을 상대로 원정길을 떠나야 하는 건 생각도 하기 싫을 정도이다. 힘들게 순위를 끌어올렸지만, 다시 떨어질 위기에 놓여있다. 샤키리, 아르나우토비치, 보니, 크르키치 등 좋은 자원은 많지만, 생각보다 서로 호흡이 잘 맞지 않으면서 이렇다 할 성적을 못 내고 있다. 특히 팀 내 최다 득점자가 조 앨런인 만큼 공격진에서 골이 터지지 못하고 있다. 휴즈 감독은 전술적으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스토크 시티는 최근 3년간 4승 2무 3패를 거두면서 저조한 성적을 냈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지난 시즌에 맨유에게 승리를 거두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리버풀과 첼시를 상대해야 한다. 많은 준비가 필요한 스토크 시티이다.


12위 왓포드는 크리스탈 팰리스, 토트넘, 스토크 시티를 만난다. 최근 5경기 1승 4패로 팀 분위기가 매우 침체되어 있는 상황이다. 그래도 다행인 건 토트넘전을 제외하면 해볼 만한 일정이다. 지난 시즌 토트넘, 맨시티, 첼시 3연전과 비교하면 100배, 1000배는 낫다. 다만 최근 득점력이 저조한 이갈로와 디니가 터져줘야 한다. 공격에서 터져주지 못하면 침체되어 있는 팀 분위기는 절대 살아날 수가 없을 것이다. 분위기를 반전시킨다면 7위와 승점 차이가 3점밖에 나지 않기 때문에 순위가 껑충 뛸 수 있다. 왓포드 선수들은 만반의 준비를 하고 나와야 될 것이다. 왓포드는 최근 3년간 3승 1무 3패를 기록했지만 지난 시즌 1무 2패를 제외하면 2부 리그에서의 성적이다. 아직 프리미어리그 박싱데이 일정에서 승리가 없는 왓포드는 이번에 승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13위 웨스트햄은 스완지 시티, 레스터 시티, 맨유와 3연전을 갖는다. 최근 2연승을 달리고 있는 웨스트 햄 입장에서는 해볼 만 한 일정이다. 스완지 시티와 레스터 시티 모두 순위가 낮기 때문에 방심만 하지 않고 잘 준비한다면 4연승을 내다볼 수 있다. 맨유전이 고비가 될 수 있겠지만 홈에서 상대하는 만큼 무서울 게 없는 웨스트 햄 선수들이다. 팀의 에이스 파예가 부진하고 있지만 폼을 끌어올린다면 이번 3연전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란지니, 캐롤, 아예우 등이 파예를 도와 공격에서 시너지를 극대화 해야 한다. 웨스트햄 최근 3년간 2승 3무 4패로 박싱데이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왔지만 지난 시즌 2승 1무를 거두면서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번 시즌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지속될지 지켜봐야겠다.


14위 미들즈브러는 번리, 맨유, 레스터 시티를 차례대로 만난다. 이번 시즌에 승격한 미들즈브러는 최근 프리미어리그에서 박싱데이를 경험한 적이 없다. 그나마 다행인 건 다우닝, 네그레도 등 최근에 프리미어리그에서 뛰었던 선수들이 있다는 점이다. 이 선수들을 중심으로 잘 뭉친다면 가능성이 있다. 카랑카 감독도 프리미어리그 박싱데이가 처음이기 때문에 만반의 준비를 하고 나와야 될 것이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강등권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미들즈브러는 최근 3년간 5승 2무를 거두었다. 2부 리그에서 거둔 성적이지만 패가 없을 만큼 상당히 좋은 성적을 냈다. 이번 박싱데이에서도 좋은 흐름이 이어질지 지켜봐야겠다.


15위 레스터 시티는 에버튼, 웨스트 햄, 미들즈브러를 만난다. 디펜딩 챔피언 레스터 시티는 15위에 머무르면서 한순간에 무너졌다. 최근 성적도 1승 2무 2패로 저조하다. 라니에리 감독도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까지 떨어질 줄은 몰랐다. 순위를 다시 끌어올려야 하는 레스터 시티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일정이긴 하나 스토크 시티전에서 퇴장당한 바디가 3경기 출장 정지를 받으면서 박싱데이에 모습을 드러낼 수 없다. 바디 없이 경기를 치루어야 되는 라니에리 감독은 다른 방안을 갖고 나와야 하는데 팬들은 감독을 믿고 지지해줘야 한다. 레스터 시티는 최근 3년간 4승 3무 2패를 거두면서 준수한 성적을 거두었지만 지난 시즌에는 승리가 없었다.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진출한 만큼 다시 한번 저력을 보여줘야 한다.


16위 번리는 미들즈브러, 선더랜드, 맨시티를 만난다. 번리는 미들즈브러, 선더랜드와 실력 차가 비등하기 때문에 승점을 획득해서 이번 기회에 강등권을 벗어나야 한다. 두 경기 모두 홈에서 열리는 만큼 반드시 잡아야 한다. 비록 마지막 경기가 맨시티 원정으로 상당히 힘들겠지만 앞선 두 경기를 잡는다면 맨시티전에서도 저력을 다 할 수 있을 것이다. 특유의 강한 수비를 바탕으로 걸어 잠그는 축구를 선보이면 맨시티도 할 수 있는 게 없을 것이다. 번리는 최근 3년 동안 2승 4무 3패를 거두었다. 2014-15시즌에 프리미어리그 박싱데이를 경험했을 때는 2무 1패로 승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승리를 기록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다.


파듀 감독이 경질 된 크리스탈 팰리스는 강등권 탈출을 위해서 선수들이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17위 크리스탈 팰리스는 왓포드, 아스날, 스완지 시티를 만나게 된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바로 어제 4승 3무 10패로 저조한 성적을 낸 파듀 감독을 경질했다. 앨러다이스가 새로운 감독으로 온다고는 하지만 지금 당장은 박싱데이를 앞두고 감독 없이 경기를 치루어야 되는 크리스탈 팰리스이다. 아스날전을 제외하면은 해볼 만한 상대이지만 감독이 경질되면서 팀 분위기가 많이 혼란스러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때일수록 선수들끼리 단합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상황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최근 3년간 1승 5무 3패의 성적을 냈다. 단 1승 밖에 없는 만큼 박싱데이에서 매번 약한 모습을 보여왔다. 이번에도 많이 힘들겠지만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서 팬들의 기대를 실망하게 하지 않아야 한다.


18위 선더랜드는 맨유, 번리, 리버풀을 만난다. 스토크 시티 다음으로 힘든 일정표를 받았다. 시즌 초반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여온 선더랜드는 아직까지 강등권에 놓여있다. 모예스 감독은 기회를 더 부여받은 만큼 이제는 순위를 끌어올려야지만 부상자가 너무 많은 선더랜드이다. 키르히호프, 리 캐터몰, 로드웰, 피에나르 등 프리미어리그에서 부상자가 제일 많다. 또한, 데포에게만 의지하는 공격도 슬슬 무뎌지고 있다. 순위가 더 떨어지지 않으려면 새로운 방안이 필요한 모예스 감독이다. 선더랜드는 최근 3년간 2승 2무 5패의 초라한 성적을 기록했다. 새로운 전술, 승리에 대한 열망이 없다면 이번 시즌도 별다르지 않을 것이다.


19위 스완지 시티는 웨스트 햄, 본머스, 크리스탈 팰리스와 경기를 갖는다. 스완지 시티는 지난 10월 귀돌린 감독을 경질하고 브래들리 감독을 선임했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브래들리 감독은 지금까지 2승 2무 6패로 이렇다 할 성적을 못 내고 있다. 강등권을 벗어나려면 이번 박싱데이에서 반드시 승점을 획득해야 하는 상황이다. 처음 박싱데이를 경험하는 브래들리 감독은 조급한 마음이겠지만 침착하게 팀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 다행히 만나는 팀 모두 중하위권의 팀들이기 때문에 집중해서 잘 준비한다면 충분히 승리를 거둘 수 있다. 스완지는 최근 3년간 2승 3무 4패를 거두었다. 중하위권 팀치고는 나쁘지 않은 결과이지만 그렇다고 좋지도 않은 결과이다. 가장 폼이 좋았던 2014-15시즌으로 다시 돌아가려면 변화를 주어야 한다.


20위 헐 시티는 맨시티, 에버튼, 웨스트브롬위치 알비온을 상대한다. 최근 5경기 2무 3패로 승리가 없는 헐 시티는 꼴지를 탈출하려면 반드시 승점이 필요하다. 하지만 최하위에 있는 헐 시티에게는 세 경기 모두 힘든 일정이다. 더군다나 첫 경기부터 맨시티를 만나면서 분위기가 더 처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자신감 있게 본인들의 플레이를 보여주어야 한다. 현재 처해 있는 상황을 생각하면 끈기 있게 플레이해야 한다. 헐 시티는 최근 3년간 5승 4패로 생각보다 승리가 많다. 특히 2014-15시즌 박싱데이에서 에버튼을 잡은 경험도 있기 때문에 그 기억을 갖고 경기에 임한다면 승점을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매 시즌 불만이 많았고 힘든 일정을 소화하는 프리미어리그 박싱데이가 이번 시즌도 시작된다. 이번 박싱데이 일정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지켜봐야겠지만 흥미로운 경기들이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승점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 상황에서 선두권 순위변동부터 강등권 순위변동까지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모든 선수들이 힘든 일정 속에서 부상 없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면 좋겠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피드백 환영합니다. 공감 많이 눌러주세요.

반응형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방문자수
  • Today :
  • Yesterday :

축구를 좋아하는, 칼럼리스트를 꿈꾸는 대학생의 블로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