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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트넘, 맨시티전 2-0 승

▲ 무리뉴, 선수 위치의 유연성을 겸비한 4-4-2 가동

▲ 로 셀소 교체 투입 용병술 적중

▲ 손흥민 & 케인, 토트넘의 에이스 입증

▲ 요리스, 팀을 위기에서 구해낸 선방 5회

▲ 손흥민, 과르디올라 감독 맨시티 상대 통산 6득점


토트넘이 조세 무리뉴 감독의 철저하게 준비된 전술과 해리 케인과 손흥민, 위고 요리스 그리고 교체 출전한 지오바니 로 셀소의 맹활약에 힘입어 맨시티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토트넘이 22일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핫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시티와의 2020-21시즌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이와 함께 토트넘은 2014년 8월 이후 처음으로 단독 선두로 올라서는 데 성공했다.



이번 경기 승리는 토트넘에 여러모로 의미가 있었다. 우선 다시 리그 선두로 올라섰다는 점이 첫 번째였고, 죽음의 연전(맨시티-첼시-아스날) 첫 스타트를 성공적으로 끊게 된 부분이 두 번째였다. 아울러 맨시티 상대로 최근 3경기 무패행진을 이어가게 된 점과 무리뉴 감독이 처음으로 펩 과르디올라 감독과의 맞대결에서 연승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토트넘이 맨시티전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몇 가지 개별적 포인트들을 정리해서 얘기해보도록 하겠다.


1. 유연성을 겸비한 4-4-2 대형


무리뉴 감독은 홈 경기인데도 무리하지 않고 맨시티를 통제하기 위해 4-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본래 선 수비 후 역습 전술을 추구하는 만큼 이날 역시 맨시티를 상대로 철저하게 라인을 내리고 수비적으로 나서겠다는 계획이었다. 기본 선발 라인업은 4-2-3-1이었지만, 실질적으로는 4-4-2 대형처럼 경기를 운용한 것. 최전방 공격수 케인과 2선 중앙에 위치한 탕귀 은돔벨레가 투톱처럼 움직였으며, 손흥민과 스티브 베르흐베인이 좌우 측면 미드필더처럼 움직였다.



다만 무리뉴 감독의 의중은 평소와는 조금 달랐다. 본래 무리뉴 감독은 포지션에 딱 맞는 선수들을 활용하며, 선수들의 고정된 위치를 요구하기로 유명한 감독이다. 특히 수비 시에 흐트러짐 없이 본인의 위치에서 본인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원한다. 하지만 이날은 유연성을 강조했다. 특히 상대 선수를 맨마킹하거나 압박을 가할 때 있어서 위치에 구애받지 않도록 했다. 가령 케인과 은돔벨레가 중앙에만 위치하지 않고 측면으로 빠진다거나, 손흥민과 베흐르베인이 측면에만 머무르지 않고 중앙으로 들어온다거나 등이 그렇다.


이는 무리뉴 감독이 과르디올라 감독의 전술적 대처가 뛰어나다는 걸 의식했다는 걸 의미한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90분 내내 선수들의 움직임을 지시하고, 전술을 수시로 변경할 만큼 지략가이다. 상대의 의중을 빠르게 간파해 순간순간 대처 능력을 발휘하는 데 능하다. 이에 무리뉴 감독은 과르디올라 감독과의 지략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선수들의 움직임에 유연성을 부여한 것이다.



이러한 전술적 접근법은 맨시티를 철저하게 틀어 막아냈다. 먼저 토트넘은 앞선에 놓인 4명의 공격 자원이 서로가 유기적인 호흡을 자랑하며 맨시티의 후방 빌드업을 방해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주앙 칸셀루와 카일 워커를 중앙 지향적으로 활용하며 중원 숫자를 늘릴 때에는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와 무사 시소코도 라인을 끌어올려 함께 압박에 가담하기도 했다. 자연스레 맨시티는 빌드업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다 보니 공격 전개에 애를 먹었다. 


토트넘의 전술적 접근법이 더 큰 재미를 본 데는 공격 시에 있다. 토트넘은 역습 시에 공격 자원들이 위치를 자유롭게 바꾸면서 움직임을 가져갔다. 이에 맨시티 수비진들은 혼선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토트넘의 선제 득점이 터졌다. 전반 4분경, 손흥민이 오른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좁혀들어오며 수비 뒷공간 침투 이후 은돔벨레의 패스를 받아 득점을 뽑아낸 것. 단 한 번의 침투로 맨시티를 무너뜨린 토트넘의 완벽한 역습이자 무리뉴 감독의 전술적 선택이 적중하는 순간이었다.



2. 무리뉴 감독의 용병술 적중


토트넘은 전반 5분 만에 손흥민의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이후로 맨시티에 주도권을 완전히 내준 채 일방적인 경기가 진행됐다. 실제 이는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날 토트넘은 전반 5분부터 후반 64분까지 점유율 35대 65로 시종일관 맨시티에 밀렸으며, 슈팅 숫자에서도 3대 16으로 뒤처졌다. 코너킥 숫자에서도 0대8로 압도를 당했다.


이에 무리뉴 감독은 64분경, 컨디션을 아직 다 끌어올리지 못한 은돔벨레를 빼고 로 셀소를 교체 출전시켰다. 이는 완벽하게 주효했다. 로 셀소는 투입과 동시에 득점을 뽑아내는 등 토트넘 공격의 활기를 불어넣으면서 동시에 볼 소유권을 되찾아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먼저 로 셀소는 투입과 동시에 35초 만에 좌측면으로 재빠르게 올라가 케인의 패스를 받아낸 이후 페널티 박스 안에서 먼 포스트를 겨냥한 슈팅으로 득점을 성공시켰다. 무리뉴 감독의 용병술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 순간이었다. 이어서 87분경, 공만 빼내는 환상적인 태클로 볼 소유권을 되찾아온 데 이어 곧바로 반칙을 유도하며 프리킥을 얻어냈다. 이밖에도 그는 왕성한 활동량 속에 전방압박은 물론 수비 커버까지 완벽하게 해내며 팀 승리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반면 맨시티는 교체 카드로 재미를 보지 못했다. 72분경, 베르나르두 실바와 리야드 마레즈 대신 라힘 스털링과 필 포덴을 투입한 것. 원래 교체를 투입하기 직전까지도 토트넘의 단단한 수비벽에 가로막혀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문제는 스털링과 포덴이 투입한 이후로도 크게 달라지지 못한 데 있다. 실제 맨시티는 72분부터 슈팅 5번에 그쳤으며 유효슈팅은 1번이 전부였다. 참고로 스털링은 투입 이후 슈팅 한 번밖에 가져가지 못했으며, 그마저도 유효슈팅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포덴의 경우 드리블 돌파 한 번이 전부였다. 오히려 둘은 1번씩 볼 소유를 잃어버리는 우를 범했다.


3. 토트넘의 에이스 손흥민과 케인


역시 이 경기의 영웅은 손흥민과 케인이었다. 둘은 토트넘의 핵심임을 재차 증명하는 활약 속에 팀 승리를 견인했다. 손흥민은 경기 시작 5분 만에 선제골로 팀에 리드를 안겨줬고, 케인은 로 셀소의 골을 어시스트했다. 사실 두 선수는 전반 13분 득점을 합작할 수 있었으나 아쉽게도 이는 오프사이드로 무산됐다. 하지만 이 경기에서 손흥민과 케인은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공수에 걸쳐 최고의 활약상을 펼쳤다.


손흥민은 2번의 슈팅 중 한 번을 유효슈팅으로 연결하며 득점을 뽑아냈고, 드리블 돌파 1회, 볼 경합 싸움 승리 3회, 공중볼 경합 싸움 승리 1회, 피파울 2회 등 고른 활약을 선보였다. 무엇보다도 이날 득점으로 과르디올라 감독이 지휘하는 맨시티를 상대로 공식 대회에서 6골을 득점하게 됐다. 이는 9골을 넣은 제이미 바디 다음으로 많은 득점이다.



케인은 비록 슈팅을 때려내지 못했으나 키패스 1차례를 어시스트로 연결했으며, 이날 출전한 선수들 중 가장 많은 6회의 파울을 얻어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그는 볼경합 싸움 승리 9회, 태클 성공 3회, 걷어내기 1회를 기록했다. 사실 케인이 슈팅을 가져가지 못한 건 최전방으로 높게 올라가기보다는 하프라인을 중심으로 공격의 기점 역할을 담당했기 때문이기에 이날 그의 활약은 만점이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4. 캡틴 요리스의 환상적인 세이브


요리스의 활약상도 빼놓을 수 없다. 요리스는 위기의 순간마다 환상적인 선방을 자랑하며 맨시티의 공격을 틀어막고 무실점을 이끌었다. 먼저 요리스는 경기 시작 1분 만에 페란 토레스의 슈팅을 잡아낸 데 이어 14분경 로드리의 기습적인 헤더를 막아냈고, 26분에는 디아스의 헤더를 펀칭으로 쳐냈다.


후반전에도 그의 활약은 계속됐다. 52분경 마레즈의 슈팅을 안정적으로 잡아냈고, 89분에는 디아스의 헤더를 놀라운 반사신경을 자랑하며 슈퍼세이브를 보여줬다. 이러한 활약 속에 요리스는 선방 5회 중 페널티 박스 안에서 무려 3차례를 막아내는 위력을 과시했다. 


비단 선방뿐만이 아니다. 그는 주장으로서 그리고 최후방 수비수로서 수비라인을 조율하고, 선수 사기를 복 돋아 주는 역할까지 하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드닷컴'에서 괜히 경기 최고 평점과 동시에 MOM을 수여한 게 아니다.



이 밖에도 토트넘은 중원에서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가 36회의 패스를 시도해 34회를 정확하게 동료들에게 연결하면서 94%의 패스 성공률을 자랑할 정도로 안정적인 볼배급을 했고, 볼 소유권 회복 7회, 태클 5회, 걷어내기 2회 등 인상적인 경기력을 펼쳤다. 왼쪽 측면 수비를 책임진 세르히오 레길론은 볼 소유권 회복 10회, 걷어내기 3회, 태클 2회 등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주었다.




이렇듯 토트넘은 무리뉴 감독의 전술적인 선택이 완벽하게 적중하고, 선수들이 전술에 잘 녹아들면서 좋은 활약을 펼쳤기에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 무리뉴 감독의 2년 차 토트넘, 이제는 기대감이 더 커지는 가운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다는 말이 점점 현실로 이루어질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글=강동훈

사진=토트넘 공식 SNS, 스쿼카, 옵타, BR Football, 스탯맨데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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