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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렌시아와 1군 계약을 맺은 이강인의 모습


이번 칼럼은 다소 논란이 있을 수 있는 주제를 다루고자 한다. 최근 가장 뜨거운 이슈이자, 찬반양론이 끊이질 않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바로 만 17세 이강인의 성인 대표팀 소집 문제이다.


아시안 컵이 끝나고, 기성용과 구자철이 은퇴를 선언했다. 사실상 이제는 대표팀의 세대교체가 기정 사실화 됐다. 3년 뒤 열리는 카타르 월드컵을 준비하는 우리 대표팀으로서는 이제부터 어린 선수들 위주로 대표팀을 구성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이강인의 대표팀 발탁'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강인은 올 시즌 1군으로 부름을 받은 뒤 출전기회를 계속 잡으면서 1부 리그에서도 활약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있다. 이번 시즌 라리가에서 2경기, 스페인 국왕컵에서 6경기를 소화했다. 출전 시간은 경기당 56.9분으로 많지는 않지만, 마르셀리노 감독 밑에서 계속 기회를 얻고 있다. 특히 최근 열린 국왕컵 8강 2차전 헤타페를 상대로 보여준 이강인의 활약은 그저 감탄이 나올 수밖에 없을 정도로 대단했다. 2골 모두 이강인의 발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은 높게 평가할 만하다. 더불어 지난 30일에는 발렌시아와 최대 1000억 원의 바이아웃 조건으로 1군 정식 계약까지 맺었다. 현지에서 이강인의 잠재력과 실력을 높게 평가하면서 미래를 내다본 계약이다.



이강인의 활약은 뛰어나지만, 아직은 A대표팀에 뽑기에는 이르다.


이강인의 활약과 위상이 높아지면서 국내 언론들과 여론은 이강인을 A대표팀으로 부르자는 의견이 많아지고 있다. 이번 아시안컵을 보면 알다시피 현재 대표팀에는 창의적이고 공격을 풀어나가 줄 선수가 부족하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역할을 이강인이 충분히 해줄 수 있다는 뜻으로 보면 되겠다. 이 말은 전적으로 동의한다. 현재 대표팀 선수들에게서 창의성을 찾아보기 어렵다. 반면 이강인은 어릴 적부터 인정받은 탁월한 재능을 기반으로 창의성, 패싱력, 탈압박, 판단력 등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지녀야 할 능력을 두루 갖추고 있다. 이강인이 대표팀에 온다면 공격적인 측면에서 한층 나아질 수 있다. 게다가 이번에 합류한다면 성인 대표팀을 경험할 중요한 기회도 잡을 수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이강인이 A대표팀에 소집되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많은 의문점이 붙는다. 물론 세계적인 스타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만 18세 나이에 대표팀 데뷔하면서 빠르게 대표팀 경험을 쌓아나갔다. 기대를 한껏 모으고 있는 이강인도 A대표팀에 불러서 경험을 쌓게 하고 활약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일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현재 이강인을 부르는 건 이르다고 생각된다. 이강인이 현재 보여주는 모습들은 그동안 우리나라 선수들이 보여주었던 모습과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기대를 모을 만한 일이지만 아직은 시기상조이다. 이강인은 이제 막 1군 무대에 들어서기 시작했다. 아직은 어린 선수이고, 경험이 더 필요하다.


괜히 섣부르게 불렀다가는 선수 개인의 부담감만 증가할 것이고, 실수라도 하면 비난의 화살을 받을 게 뻔하다. 또한, 현재 팀에서 입지를 잘 다져나가고 있는 선수를 무리해서 불렀다가 그동안 쌓아온 신임이 깨지거나, 부상을 당하기라도 하면 선수의 커리어에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더군다나 3월에 있을 평가전의 상대가 베트남이라면 더욱더 소집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된다. 세대교체도 중요하지만, 굳이 이강인까지는 부를 필요가 없다. 국내리그 선수들도 많기 때문에 국내에 있는 젊은 선수들을 위주로 평가전을 치르는 게 낫다.


연령별 대표팀부터 차근차근 올라가는 게 중요하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이강인은 이제 1군 무대에 진입했다. 아직은 경험을 더 쌓아야 한다. 천천히 출전 시간을 늘려가고 다양한 무대에서 선수들을 상대하면서 여러 가지를 경험해 보는 게 중요하다. 우선 소속팀에 집중한 다음, 올해 5월 말에 열리는 U-20 월드컵 그리고 내년에 열리는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 연령별 대표팀을 차근차근 밟은 뒤 추후에 성인 대표팀으로 합류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된다. 병역 문제 해결을 생각하면 더욱더 그렇다. 도쿄 올림픽은 이강인이 병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첫 대회이다. 이 대회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동 나이대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보는 게 가장 중요하다. A대표팀이 아닌 연령별 대표팀에서 말이다.


물론 월드컵 아시아 예선부터 이강인을 기용하고자 한다면 이번 3월에 A대표팀 데뷔를 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조급함은 화를 불러오기 마련이다. 천천히 여유를 갖고 적절한 시기를 기다릴 필요가 있다. 현재 대표팀의 상황은 별로 좋지 않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이강인을 불러들일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된다. 대표팀은 지금이 아니라도 나중에 계속해서 불릴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파울루 벤투 감독이 향후 10년 이상 대한민국 중원을 책임져줄 이강인의 발탁에 대해서만큼은 신중 또 신중을 가했으면 한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발렌시아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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