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스날, 던독전 4-2 승
▲ 아스날, 구단 역사상 최초 유럽 대항전 조별리그 6전 전승
▲ 던독 수비 지역에서의 점유율 40%, 반면 아스날 수비 지역에서의 점유율 17%
▲ 페페, 팀 내 최다 태클(3회) & 최다 가로채기(2회)
아스날이 90분 내내 라인을 높게 끌어올린 데 이어 효율적으로 전방 압박을 가하는 경기 운영 속에 던독을 제압하고 6전 전승으로 유로파리그 32강 진출에 성공했다.
아스날이 11일 더블린에 위치한 아비바 스타디움에서 열린 던독과의 2020-21시즌 UEFA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6차전에서 4-2로 승리했다.
이 경기에서 아스날은 3-4-3 대형을 들고 나왔다. 에디 은케티아가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했고, 에밀 스미스 로우와 니콜라 페페가 좌우 측면에 위치하며 공격 삼각편대를 형성했다. 에이슬리 메이틀랜드 나일스와 세드릭 소아레스가 좌우 측면을 책임졌으며, 모하메드 엘네니와 조 윌록이 중원을 형성했다. 슈코드란 무스타피를 중심으로 파블로 마리와 칼럼 체임버스가 스리백으로 나섰고, 골문은 루나르 루나르손이 지켰다.
아스날은 이미 앞선 5경기를 모두 승리하며 조 1위로 32강 진출을 확정 지은 상태였기에 그동안 기회를 부여받지 못한 선수들을 위주로 라인업을 꾸리며 대거 로테이션을 감행했다. 피에르 에미릭-오바메양, 그라니트 자카, 키어런 티어니, 가브리엘 마갈량이스 등 주축 선수들은 애당초 아일랜드 원정에서 제외하며 체력 안배에 나섰다. 이에 따라 벤치에도 폴라린 발로건, 벤 코트렐, 미구엘 애지즈, 카를 제이콥 헤인 등 어린 선수들이 대거 앉았다.
하지만 아스날은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지며 로테이션을 감행했음에도 초반부터 공세를 펼치며 경기를 주도했다. 특히 원정 경기였음에도 라인을 높게 끌어 올리며 강한 전방 압박을 통해 효율적으로 던독을 공략해나갔다. 실제 양 팀 선수들의 평균적으로 뛴 위치를 비교해보면 아스날은 스리백으로 나선 챔버스, 무스타피, 마리를 제외하곤 모든 필드 플레이어가 하프라인 윗선에서 움직임을 가져간 걸 확인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날 전체적인 볼 점유가 이루어진 곳을 살펴봐도 발독 진영이 40%였다. 반면에 아스날 진영은 17%에 그쳤다.
이 과정에서 아스날은 이른 시간 은케티아의 골로 앞서나갔다. 11분경, 메이틀랜드 나일스의 패스를 상대 수비수가 걷어내려는 찰나에 은케티아가 재빠르게 발을 집어넣으면서 볼을 탈취했고, 각도를 좁히고 나오는 골키퍼를 가볍게 넘기며 선제골을 넣은 것.
기세를 탄 아스날은 곧바로 6분 뒤에 추가골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왔다. 17분경, 왼쪽 측면에 있던 스미스 로우가 안쪽으로 접고 들어오다가 볼을 내줬고, 이를 엘네니가 잡자마자 때린 슈팅이 오른쪽 골문 상단 구석에 꽂히며 득점을 성공시킨 것.
다만 아스날은 로테이션을 감행한 탓에 선수들끼리 호흡적인 측면에서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이를 던독이 정확하게 노리면서 추격골로 불씨를 지폈다. 21분경, 오른쪽 측면에서 션 호어의 패스를 조던 플로레스가 받아내서 마이클 더피와 원투패스로 아스날의 수비를 무너뜨린 이후 때려낸 슈팅이 골망을 갈랐다. 이에 아스날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전열을 재정비한 후 재차 강한 압박을 가하기 시작하면서 던독을 몰아붙인 데 이어 62분경 은케티아와 엘네니를 대신해 발로건과 다니 세바요스를 투입하며 전방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이는 주효했다. 아스날은 변화와 동시에 득점포를 재가동하며 격차를 벌려 나갔다. 먼저 66분경, 상대 스로인 과정에서 압박을 가하며 패스미스를 유도했고, 소아레스가 헤더로 연결한 걸 페널티 박스 안에 있던 발로건이 가슴 트래핑으로 잡아낸 후에 윌록에게 연결했다. 이에 상대 수비수가 각을 좁히며 막아서려 했지만, 윌록이 한 차례 접는 동작으로 수비를 따돌리고 반박자 빠른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이어서 80분에는 페페가 중앙에서 상대 수비를 제치고 공을 몰고 가다가 내줬고, 이를 발로건이 재빠르게 쇄도하면서 논스톱 슈팅으로 4번째 득점을 뽑아냈다. 아스날은 84분경, 프리킥 상황에서 호어에게 헤더 실점을 허용했지만, 남은 시간 2점 차 리드를 안정적으로 지켜내며 6전 전승으로 조별리그를 마무리하는 데 성공했다.
Six games. Six wins.
— Arsenal (@Arsenal) December 10, 2020
Onto the knockout stages ✊#UEL
아스날은 이번 시즌 전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실제 아스날은 프리미어리그 팀들 중 경기당 슈팅 횟수가 9.6회로 최소 슈팅 5위였고, 팀 득점은 10골로 최소 득점 4위였다. 미켈 아르테타 감독은 공격에서의 부진을 해결하기 위해 3-4-3 포메이션에서 4-3-3 혹은 4-2-3-1 대형으로 전환했으나 전술 변화 효과를 전혀 보지 못하면서 리그 4경기 무패에 빠지는 등 최대 위기에 봉착하기에 이르렀다.
무엇보다도 지난 주말 북런던 더비 토트넘전에서 높은 위치에서부터 공격을 주도했음에도 무득점에 그칠 정도였다. 이 경기에서 아스날은 센터백 두 명을 제외한 필드 플레이어 전원이 하프라인 윗선에서 평균 움직임을 가져갈 정도였으며, 점유율은 70대30으로 압도했다. 슈팅 숫자에서도 11대5로 2배 이상 더 많았다. 그러나 정작 득점을 터뜨리지 못했고, 결국 리그 10호 골을 터뜨린 손흥민과 비교되면서 15위로 추락했다. 비효율적인 공격만 지속되면서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아스날이었다.
이에 아르테타 감독은 이번에는 전술적으로 라인을 높게 유지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선수들에게 유기적이면서도 강한 전방 압박을 주문했다. 개인보다는 팀 단위의 압박을 강조했고, 좌우 측면 공격수들로 하여금 측면에만 머무르지 않고 중앙으로 자주 좁혀들어오는 형태의 압박을 요구했다. 이는 기록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아스날은 전방 스리톱으로 나선 스미스 로우가 가로채기 2회, 은케티아가 태클 1회, 페페가 가로채기 2회와 태클 3회를 기록했다. 특히 선제골과 세 번째 득점 당시 전방 압박이 성공적으로 이어지면서 득점을 만들어냈고, 결과적으로 아스날은 던독에 4-2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물론 이 경기는 유로파리그에 불과하고 상대도 약체로 꼽히는 던독이다. 프리미어리그랑 경쟁력을 놓고 비교했을 때 떨어지는 건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전술적으로 계속 변화를 가져가면서 조금씩 긍정적인 부분으로 이어지는 걸 생각하면 아스날의 반등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만 내놓을 순 없어 보인다.
Only one team has a 100% record in UEFA club competitions this season.
— Squawka Football (@Squawka) December 10, 2020
It's Arsenal. 💯 pic.twitter.com/E52g7c1Pc6
글=강동훈
사진=UEFA 공식 SNS, 아스날 공식 SNS, 스쿼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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