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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첼시, 울버햄튼전 1-2 역전패

▲ 첼시, 2019년 12월 14일 이후 368일 만에 리그 2연패

▲ 첼시, 전체 슈팅 13회였으나 정작 유효슈팅은 3회가 전부

▲ 첼시, 크로스 시도 34회 중 8회 성공(24%)

▲ 첼시, 지예흐 빠지자 왼쪽 측면 공격 비율 53% 편중


첼시가 최근 들어 공격에서 창의성 부재를 드러내고 크로스에만 집착하는 문제를 보여주면서 2연패 늪에 빠졌다. 모든 대회를 포함하면 3경기 연속 승리가 없는 첼시다.


첼시가 16일 울버햄튼에 위치한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울버햄튼과의 2020-21시즌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에서 1-2로 패했다.


이 경기에서 첼시는 4-3-3 대형을 들고 나왔다. 올리비에 지루가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했고, 크리스천 풀리식과 티모 베르너가 좌우 측면에 위치하며 공격 삼각편대를 형성했다. 은골로 캉테를 중심으로 메이슨 마운트와 카이 하베르츠가 역삼각형 형태로 중원을 형성했다. 벤 칠웰과 리스 제임스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으며, 티아고 실바와 커트 주마가 중앙 수비수로 호흡을 맞췄다. 골문은 에두아르 멘디가 지켰다.


첼시는 지난 13일 에버튼 원정을 다녀오고 불과 3일 만에 다시 울버햄튼 원정 경기였던 만큼 체력 안배를 생각해서 로테이션을 가동할 법도 했지만, 라인업에 큰 변화를 가져가지 않았다. 마테오 코바시치만 빠지고 부상에서 복귀한 풀리식이 투입됐다. 하킴 지예흐, 칼럼 허드슨 오도이 등의 부상 문제도 있었으나 프랭크 램파드 감독이 리그에서 베스트 11을 거의 고정하다시피 기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과부터 말하면 이는 악(惡)수로 작용했다. 지난 에버튼전에서 상대 밀집 수비에 갇히면서 0-1로 패했던 첼시 선수들은 이날 역시 울버햄튼을 공략하는 데 고전이 이어졌다. 특히 울버햄튼이 첼시를 상대로 수비수 5명을 배치한 수비 전술을 들고나오자 지루, 베르너, 풀리시치로 이어지는 공격 삼각편대가 제대로 된 득점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이는 기록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첼시는 전반전 동안 58% 점유율을 유지한 가운데 슈팅 6회를 가져갔으나, 정작 유효슈팅은 한 차례도 때려내지 못했다.


무엇보다도 첼시는 공격 시에 창의성 부재가 드러나며 공격을 펼치는 데 있어서 비효율적인 모습만 연출했다. 아무래도 공격에서 플레이메이킹을 해줄 수 있는 선수가 없다 보니 나타난 문제였다. 베르너는 측면에 배치되긴 했으나 본래 중앙 공격수인 만큼 공격 시에 기회를 만드는 역할에 한정적이었다. 하베르츠와 풀리식은 부상에서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기대를 내걸기에는 다소 무리였다. 그나마 마운트가 홀로 찬스를 만들어내고자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이렇다 보니 첼시의 공격은 측면에서 크로스에 집착하면서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다만 크로스 성공률이 높지 않았던 탓에 공격에서 그다지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하지 못했다. 실제 크로스 시도 18번 중 4번밖에 성공시키지 못하면서 22% 성공률을 기록했다. 상당히 저조한 수치이지 않을 수가 없다. 이에 첼시는 답답한 흐름 속에 전반전을 0-0으로 마쳐야 했다.



다행히 첼시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레안데르 덴동커르가 빠지고 오웬 오타소위가 투입되는 과정에서 울버햄튼이 아직 대형을 갖추기 전에 공략에 성공하면서 선제골을 뽑아내며 앞서나갔다. 후반 4분경, 왼쪽 측면에서 베르너의 패스를 오버래핑 올라온 칠웰이 잡자마자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지루가 앞쪽에서 잘라 먹는 형태로 때린 발리슛으로 득점을 성공시킨 것. 이와 함께 지루는 최근 출전한 공식전 5경기에서 6골을 넣는 괴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첼시는 선제골을 넣은 이후 재차 공격에서 어려움이 이어졌다. 울버햄튼이 전열을 가다듬자 전반전과 마찬가지로 공격 시에 밀집 수비를 뚫어내지 못하면서 공격이 빈번히 막혔다. 실제 후반 10분부터 경기가 종료될 때까지 슈팅 5회에 그쳤으며, 유효슈팅은 2번밖에 연결하지 못했다. 그마저도 유효슈팅 한 차례는 코바시치가 때려낸 슈팅이 수비 맞고 굴절되면서 골키퍼에 잡힌 거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얼마 지나지 않아 울버햄튼에 추격을 허용했다. 후반 20분경, 오타소위의 헤더 패스를 받은 다니엘 포덴세가 박스 안에서 침착하게 상대 수비 2명을 따돌리고 때려낸 슈팅이 굴절되면서 득점으로 연결된 것.


이에 프랭크 램파드 감독은 5분 뒤에 지루와 이날 경기 내내 부진했던 하베르츠를 빼고 태미 에이브러햄과 코바시치를 투입하면서 공격에 변화를 가져갔다. 그러나 이는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첼시는 볼 소유권을 늘려갔음에도 전방에서 기회를 잡는데 어려움이 이어졌다. 에이브러햄이 20분을 뛰는 동안 슈팅 단 한 차례도 가져가지 못한 게 이를 대변한다.


오히려 울버햄튼이 단단한 수비를 바탕으로 첼시 공격을 틀어막은 후 역습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정규 시간이 다 지나고 추가시간에 로맹 사이스가 걷어낸 걸 비티냐가 잡자마자 전방으로 연결했다. 이를 걷네 받은 파울루 네투가 재빠른 돌파를 통해 박스 안까지 들어간 후 먼 포스트를 겨냥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고, 그대로 경기는 울버햄튼의 2-1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렇듯 첼시는 공격에서 창의성이 부재하고, 크로스만 집착한 가운데 상대 밀집 수비를 공략하지 못하는 비효율적인 공격만 계속되면서 지난 에버튼전에 이어 울버햄튼전마저도 패했다. 2라운드 리버풀전 0-2 패배 이후 리그 9경기 무패를 달려오면서 선두권 싸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위기에 놓이게 됐다. 특히 팀 내에서 가장 창의적인 플레이를 펼쳤던 지예흐가 빠지자 크게 흔들리고 있다. 올여름 새롭게 합류한 지예흐는 잠그는 팀을 상대로 중거리 슈팅 한 방이나 창의적이면서도 세밀한 패스를 통해 해답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으로 7라운드 번리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데 이어 3번째 골을 어시스트하며 팀의 3-0 승리를 견인한 바 있다. 그가 있을 때 첼시의 공격은 순조롭게 잘 이루어지면서 상당한 화력을 뽐낼 수 있었다.


하지만 지예흐가 지난 리즈전에서 부상으로 빠지자 첼시는 답답한 공격 흐름에서 벗어날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었고, 기존의 선수들 역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그가 있을 때와 없을 때 선수들의 평균 위치를 비교해보면 좌측으로 지나치게 편중되어있는 걸 볼 수 있다. 실제 이 경기에서 첼시의 공격 비율은 좌측이 53%로 가장 높았고, 오른쪽이 26%, 중앙이 21%로 그 뒤를 이었다. 하베르츠의 경우도 지예흐가 결장하는 시점부터 부진을 면치 못하는 실정이다. 지난 2경기에서 하베르츠는 도합 슈팅과 키패스 각각 1회가 전부였다. 코로나19 확진 여파가 있긴 했으나 확연하게 존재감이 사라졌다.


토트넘전 첼시 평균 위치(왼쪽), 울버햄튼전 첼시 평균 위치


이런 점을 고려하면 첼시가 정상적으로 공격을 풀어나가면서 폭발력을 갖추기 위해선 지예흐의 복귀가 절실하다. 여기에 더해 하베르츠, 마운트 등도 더 분발하면서 공격을 풀어줄 수 있어야 한다. 하루빨리 공격에서 창의성을 되찾지 못한다면 첼시는 수비적으로 나서는 팀을 상대로는 항상 고전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발목을 잡히는 일도 나타날 것이다.



글=강동훈

사진=BR Football, 스쿼카, LDNFootball, SofaSc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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