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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유, 번리전 1-0 승

▲ 맨유, 리그 11경기 무패(9승 2무) 속 선두 탈환 성공

▲ 맨유, 17라운드 기준 단독 선두 등극 2950일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번리를 꺾고 승점 3점을 추가하면서 선두에 등극하는 데 성공했다. 맨유가 단독 선두에 등극한 건 2017년 9월 17일 이후 1220일 만이자, 정규리그 17경기를 치른 상태를 기준으로 하면 2012년 12월 15일 이후 무려 2950일 만이다.


맨유가 13일(한국시간) 영국 번리에 위치한 터프 무어에서 열린 번리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라운드 순연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이와 함께 맨유는 승점 36점으로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맨유가 어떤 클럽인가?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구단이자 세계적인 명문 구단 중 하나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녔으며, 여러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면서 축구를 이야기할 때 빼놓지 않고 등장해왔다. 먼 과거까지 회상하지 않더라도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를 기준으로 했을 때 리그 최다 우승(13회) 기록을 보유 중이고, 1998-99시즌에는 잉글랜드 구단 최초로 트레블(프리미어리그-FA컵-챔피언스리그 3관왕)을 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맨유는 2012-13시즌 리그 우승을 끝으로 점점 흔들리더니 명성이 금이 가기 시작했다. 무엇보다도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 장기 집권 체제에서 벗어난 이후 데이비드 모예스, 루이 판 할, 라이언 긱스(임시 대행), 조세 무리뉴까지 4명의 감독이 거쳐 가는 동안 성적을 내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은 물론 잦은 감독 교체 속에 팀의 정체성마저 잃어갔다. 그나마 무리뉴 감독 시절 리그 2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리고,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위안 삼을 수 있었다.


이에 맨유는 퍼거슨 감독이 팀을 이끌었을 당시 선수로 뛰던 올레 군나르 솔샤르를 감독으로 선임하면서 DNA를 찾고자 했다. 솔샤르 감독의 선임 효과는 나쁘지 않았다. 맨유는 솔샤르 감독과 함께 팀 개편에 조금씩 성공하면서 반등하기 시작했고, 지난 시즌에는 3위로 시즌을 마쳤다. 그러나 예상과는 다르게 올 시즌은 초반부터 주춤하더니 위기에 직면하기 이르렀다. 홈 개막전에서 크리스탈 팰리스에 1-3으로 패한 데 이어 토트넘에 1-6으로 대패하면서 14위까지 추락한 것. 아스날전 패배로 솔샤르 감독의 경질설까지 제기됐다.


부위정경(扶危定傾), 위기 뒤에는 기회가 찾아온다고 했던가? 필사적으로 경기에 임하면서 에버튼전 승리로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기 시작한 맨유는 리그 10경기 무패행진을 달리면서 단숨에 상위권으로 올라섰다. 그리고 오늘 번리와의 순연 경기에서 승점 3점을 챙기면서 비로소 1위로 등극했다.


그렇다면 맨유가 시즌 초반 위기에서 벗어나 오랜 시간 끝에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던 원동력은 어디에 있을까? 크게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1. 에이스 브루노의 꾸준한 맹활약


맨유의 상승세를 이야기할 때 브루노를 빼놓고 이야기한다면 앙꼬 없는 찐빵과도 마찬가지다. 그만큼 맨유의 공격은 브루노로 시작해 브루노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지난 시즌 전반기까지만 하더라도 맨유는 제대로 된 플레이메이커가 없어 답답한 공격이 계속됐다. 공격을 풀어줄 선수의 부재로 창의성이 떨어졌고, 결국 크로스에 의존하는 공격으로만 진행됐던 것. 후안 마타는 노쇠화로 기량이 떨어졌으며, 제시 린가드와 안드레아 페레이라는 전혀 맨유에서 뛸만한 실력이 아니었다. 폴 포그바도 레알 마드리드와 이적설이 나오고, 잦은 부상으로 문제가 끊이질 않았다. 자연스레 맨유는 승점 획득에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지난해 1월 브루노를 데려온 이후로 맨유의 공격은 눈에 띄게 달라졌다. 브루노는 입단과 동시에 공격에 창의성을 심어주면서 핵심으로 자리 잡았고,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해내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괜히 브루노가 합류한 이래로 맨유가 리그 14경기 무패(9승 5무)를 달리면서 3위로 시즌을 마칠 수 있었던 게 아니다. 참고로 이 과정에서 브루노는 8골 7도움을 기록하며 역대 맨유 입단 이래 단기간 최다 공격포인트 기록을 경신했다.


이번 시즌 역시 브루노의 활약은 계속되고 있다. 그는 결정적인 순간마다 해결사로 나서면서 팀에 승점을 안겨다 줬다. 실제 그는 17경기에 출전해 11골 7도움을 기록했다. 이는 프리미어리그 전체 공격포인트 2위에 해당한다. 출전 시간 대비 공격포인트로 따지면 77분당 1개로 해리 케인(68분당 1개)에 이어 기본 출전 시간(전체 경기 시간의 절반 이상을 출전한 선수들로 17라운드 기준 765분 이상 출전 선수)을 충족시킨 선수들 중 2위에 해당한다.


단순히 공격포인트만이 아니다. 그는 키패스 53회로 이 부분 리그 전체 2위에 올라 있고, 슈팅 횟수는 55회로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지난 웨스트햄전에서 45분만을 소화했음에도 프리미어리그 한 경기 최다 키패스(8회)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1년이라는 시간 동안 브루노의 꾸준한 맹활약은 맨유 공격에 파괴력은 물론 다양성까지 더해주면서 상승세를 이끌었다고 볼 수 있다.



2. 프레드-포그바-맥토미니, 확연하게 달라진 중원의 무게감


브루노가 공격에서 활력을 불어넣으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면, 프레드, 포그바, 스콧 맥토미니는 중원에 무게감을 더하면서 함께 공헌했다. 사실 이들은 브루노가 합류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기대 이하의 모습만 보여줬는데, 브루노가 합류하자 함께 살아나기 시작했다.


먼저 프레드는 2018년 여름 5400만 파운드(약 744억 원) 이적료를 기록하며 맨유에 입성했지만, 기복이 심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소위 '먹튀', 최악의 영입으로 뽑혔다. 그러던 그는 브루노의 합류를 기점으로 제 위치를 찾기 시작하더니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중원에서 살림꾼 역할을 도맡으면서 팀 승리에 이바지하고 있다.


이는 기록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프레드는 올 시즌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태클(32회)과 가로채기(19회)를 성공시켰으며, 볼 경합 싸움 승리는 63회로 마커스 래시포드와 아론 완 비사카 다음으로 많았다. 참고로 태클과 가로채기는 수비수 포지션을 제외하고 봤을 때 최다이다. 그의 수비적인 헌신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다음으로는 포그바다. 포그바는 2016년 여름 클럽 레코드를 달성한 가운데 기대를 모으며 맨유로 돌아왔으나, 무리뉴 감독과 불화설로 팀의 분위기를 흩트렸고, 잦은 부상으로 출전하는 모습을 보기 힘들었다. 당연히 경기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져 갔다. 하지만 그는 브루노와 함께 더블 플레이메이커로 공격의 중심을 잡아주면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브루노가 본인에게 치중됐던 역할을 함께 짊어져 주면서 자유성을 부여받자 제 플레이를 찾기 시작한 것.


실제 포그바는 올 시즌 드리블 돌파 성공 19회(3위), 경합 싸움 승리 87회(3위), 키패스 11회(5위)를 기록하며 팀 내 여러 부문에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에 더해 롱 패스 76회를 시도해 50회(성공률 65.79%)를 동료에게 연결한 데에 더해 태클 18회, 가로채기 10회를 성공시키면서 수비적으로도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맥토미니는 1군 데뷔 당시 향후 맨유 중원을 책임질 적임자로 등극하기도 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더딘 성장세 속에 그를 향한 기대감은 조금씩 실망감으로 바뀌었다. 이러한 가운데 그는 브루노가 합류하면서 프레드, 포그바가 살아나자 자연스레 달라졌다. 맥토미니는 적극적인 움직임 속에 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 뭐하나 빠지지 않으면서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올 시즌 리그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한 데에 이어 태클 23회(4위), 가로채기 18회(4위), 키패스 11회(5위), 경합 싸움 69회(5위) 등 팀 내에서 각 분야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3. 카바니-텔레스-반 더 비크, 신입생들의 활약


이번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선수들의 활약상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맨유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에딘손 카바니, 알렉스 텔레스, 도니 반 더 비크를 영입했다. 사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이들의 활약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카바니와 텔레스는 부상 여파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반 더 비크는 적응 문제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던 것.


하지만 솔샤르 감독은 위기에 빠지자 변화가 필요했고, 영입생들을 투입하기 시작하면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카바니는 앙토니 마샬이 부진에 빠지자 특급 조커로 나서면서 골 가뭄을 해결해줬고, 텔레스는 루크 쇼가 공격에서 2% 아쉬웠던 부분을 채워줬다. 반 더 비크는 중원에서 변화가 필요할 때마다 식스맨 역할을 도맡으면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해냈다. 리그 기준 카바니 3골 2도움, 텔레스 1도움, 반 더 비크 1골을 기록 중이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맨유의 이적시장을 살펴봤을 때 실패로 이어졌던 적이 더 많았지만, 카바니, 텔레스, 반 더 비크는 팀을 위해서 헌신적으로 뛰는 것은 물론 이적료 대비 효율성을 극대화하면서 성공적인 영입으로 자리 잡았다. 이제 더이상 맨유가 이적시장에서 실패하지 않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었다.



4. 솔샤르 감독의 전술 유연성


이렇듯 브루노가 맹활약을 펼치고, 프레드와 포그바, 맥토미니가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맨유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게다가 솔샤르 감독이 전술적으로 한 층 더 유연해지면서 이들의 시너지 효과가 더 극대화됐고, 경기력도 살아났다.


솔샤르 감독은 부임 초반만 하더라도 전술적으로 아쉬움이 많이 남았었다. 과거 퍼거슨 전 감독이 추구하던 역습 축구를 실현하고자 했으나 생각보다 잘 이뤄지지 않으면서 선수들에 맞는 옷을 찾아주지 못하는 경향이 짙었다.


하지만 4-2-3-1 대형으로 경기력에 일관성이 생긴 데에 이어 3-5-2, 4-3-1-2, 다이아 4-4-2 등 다양한 대형을 선수들에 맞게, 상황에 맞게, 상대에 맞게 적재적소에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좋은 성적을 내면서 줄곧 상승세를 이어올 수 있었다. 치열한 순위 싸움과 빡빡한 일정, 지략 대결의 연속인 프리미어리그에서 필수적인 전술의 유연성을 장착했기에 상승세로 이어질 수 있었다.



이 밖에 주장 해리 매과이어와 다비드 데 헤아가 후방에서 중심을 확실하게 잡아주면서 든든하게 지켜내고, 래시포드와 마샬은 점점 살아나면서 파괴력을 장착함으로써 좋은 분위기로 이어질 수 있었다. 네마냐 마티치, 완 비사카, 빅토르 린델로프 등도 출전할 때마다 본인의 임무를 잘 수행해내는 점도 마찬가지다. 팀 전체적으로 분위기를 타면서 기세를 이어가는 맨유라고 볼 수 있다.


이제 맨유의 다음 상대는 디펜딩 챔피언이자 2위에 올라있는 리버풀이다. 공교롭게도 맨유는 리그 3연승을 이어가고 있는 반면에 리버풀은 3경기 연속 승리를 챙기지 못하면서 부진에 빠졌다. 다만 맨유는 리버풀과 최근 리그 5차례 맞대결에서 한 번밖에 이기지 못했다. 승점 6점짜리 경기인 만큼 부담감도 상당하다. 따라서 맨유는 8년 만에 리그 우승을 현실화시키려면 지금의 기세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는 게 중요하겠다.



글=강동훈

사진=맨유 공식 SNS, 옵타, BR Football, 스탯맨데이브, Oddschanger, ManUtdInPidg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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