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살라
리버풀의 최근 공격력은 생각보다 무디다. 지난 라운드 왓포드를 상대로 5골을 넣긴 했지만, 최근 전체적인 흐름을 놓고 봤을 때 득점력이 생각보다 저조하다. 후반기 들어서면서 선수들의 체력적인 문제도 있지만, 앞선에 위치한 공격에서 파괴력이 떨어졌다는 게 대다수의 의견이다.
그중에서도 지난 시즌 득점왕에 오른 살라의 부진이 특히 그렇다. 좀처럼 득점포가 터지지 못하는 살라는 최근 5경기 동안 1골밖에 넣지 못했다. 물론 만난 상대들이 뮌헨, 맨유, 에버튼 등 쉬운 팀들이 아니지만, 공격포인트조차 하나도 없다는 건 아쉬운 게 사실이다. 더군다나 올 시즌(17골)과 지난 시즌(24골) 29라운드까지 넣은 골을 비교했을 때 7골이나 차이가 날 정도로 득점은 크게 줄어들었다.
결국 리버풀은 그동안 믿어왔던 살라가 부진에 빠지자 팀 전체 공격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승점 3점 획득에 계속 실패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특히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첫 우승에 도전하는 리버풀은 저조한 득점력 탓에 최근 리그 6경기 동안 4번의 무승부를 거두면서 승점 3점을 쌓지 못했고, 결국 맨시티에게 선두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이러한 경기력이라면 최근 상승세인 맨시티를 올라서기는 사실상 어려워 보이는 게 리버풀의 현실이다. 더욱이나 살라의 부진이 계속된다면 우승을 포기해야 될 상황까지 맞딱뜨릴 가능성도 크다. 그렇다면 현재 리버풀의 가장 큰 고민 살라의 부진은 왜 나타난 걸까?
㉮ 과도한 출전 수
올 시즌 체력적으로 한계가 온 살라
살라가 후반기 들어서 급격하게 페이스가 떨어진 건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체력적인 문제를 우선적으로 뽑을 수 있다. 사실 팀 내 어떤 에이스 선수든지 감독에게 중용 받으면서 매 경기 풀타임을 소화하다 보면 체력적으로 지치는 건 어쩔 수 없다. 살라 역시 마찬가지다. 체력에 한계가 온 상태에서 살라의 경기력이 좋지 못한 건 어찌 보면 당연했다.
실제 살라는 올 시즌 29라운드까지 진행된 가운데, 28경기를 뛰었고, 챔피언스리그에서는 7경기를 전부 뛰었다. 사실상 조기 탈락한 리그컵과 FA컵을 제외하면 팀의 모든 경기에 나섰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지난여름 살라는 월드컵을 뛰고왔고, 당시 어깨 부상까지 겪으면서 100%의 몸 상태가 아닌 상태로 시즌에 돌입하면서 체력적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뿐만 아니라 체력적 한계가 오면서 부진해도 공격진에 마땅한 로테이션 자원이 없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살라를 계속 기용한 클롭 감독의 판단도 어찌 보면 살라가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데 한몫했다고 볼 수 있다.
㉯ 전술적인 변화
클롭 감독의 전술적 변화에 따라 공격력이 줄어든 리버풀, 그리고 살라
이번 시즌 리버풀의 전술은 지난 시즌과 많이 달라졌다. 지난 시즌 리버풀이 주구장창 공격에만 몰두했다면 이번 시즌 리버풀은 공, 수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경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아무래도 그동안 수비 부분에서 불안 요소가 많았고, 실점빈도가 증가하면서 클롭 감독이 택한 전술적 변화이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수비에서 안정감을 찾는 데 도움을 주었지만, 공격에서는 오히려 역효과가 났다. 지난 시즌 '닥공 축구'를 보여주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리버풀의 공격이 살아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살라는 팀의 전체적인 공격이 살아나지 못하면서 예전만큼의 화력을 찾지 못했고, 득점력도 줄어들었다. 지난 시즌 공격에만 몰두할 수 있었고, 동료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많은 골을 넣을 수 있었던 반면 올 시즌은 수비 가담이 늘어났고, 예전만큼 동료들의 지원도 떨어졌기에 당연한 결과였다. 물론 아직 맨시티 다음으로 가장 많은 골을 넣고 있고, 살라도 득점 2위에 올라있지만,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팀 득점 순위는 충분히 경쟁 팀들에게 따라잡힐 가능성이 크고, 살라의 득점왕 경쟁도 밀려날 확률이 높다.
결국 클롭 감독이 택한 전술이 시즌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수비가 안정화되면서 빛을 보게 됐지만, 공격에서만큼은 효과를 보지 못한 셈이 되고 말았다. 전술적 변화로 인해 살라의 부진이 시작되었고, 계속 이어지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 집중 견제하는 상대 팀
디뉴와 베르나르드에게 집중 견제당하는 살라의 모습
지난 시즌 화려한 퍼포먼스로 득점왕에 오른 살라가 이번 시즌 집중 견제를 받을 거라는 전망은 사실 어찌 보면 당연했다. 팀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넣으면서 승리 기여도가 높은 살라를 밀착 마크하면서 방해하는 건 리버풀을 만나는 상대 팀이라면 우선적으로 해야 될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상대 팀 감독들은 살라가 뛰는 오른쪽 지역(상대 팀의 입장에서는 왼쪽 라인)을 더욱더 견고하게 대비할 수 있는 전술을 들고나오고 있다.
실제로 오늘 새벽에 열린 머지사이드 더비에서 마르코 실바 감독은 4-4-1-1 대형으로 나오면서 수비를 두텁게 가져갔다. 그리고 왼쪽 풀백으로 나선 디뉴와 왼쪽 윙으로 나온 베르나르드에게 살라를 집중적으로 견제하도록 하고, 왼쪽 중앙 미드필더로 나선 슈나이덜린에게는 측면으로 이동해 살라를 쉼 없이 압박하도록 지시했다. 결국 살라는 세 명의 선수에게 강한 압박과 견제를 당하면서 이날 움직임에 제약을 받았고, 풀타임을 소화한 선수 중 볼 터치가 가장 적은 선수로 기록되고 말았다.
㉱ 앞으로의 반전
남은 9경기 동안 살라는 반전을 일궈내야만 한다.
체력적인 한계, 전술적 변화 그리고 상대 수비의 집중 견제까지 살라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나 분명한 건 살라는 좋은 선수이고, 능력이 있는 선수이기에 충분히 살아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스스로도 계속해서 부진을 극복하려고 노력하고 있기에 조만간 폭발적인 득점력을 장착한 살라로 돌아올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시즌 폭발적인 스피드와 강력한 슈팅을 되찾고, 하루빨리 살라가 활약하는 날이 왔으면 한다. 남은 시즌 살라의 활약을 기대하며 응원해본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리버풀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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