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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출전기회를 잡지 못한 이강인과 백승호


선수들의 선발을 결정하는 건 최종적으로 감독의 권한이다. 전술적인 변화와 교체 카드 역시 감독의 권한이다. 그 사이에 코치들의 견해가 들어갈 수는 있지만, 전적으로 최종권한은 감독에게 있다. 우리는 이런 감독의 선택을 존중하고 이해한다.


3월 두 차례의 A매치 평가전에서 한국은 모두 승리를 거두면서 지난 아시안 컵 탈락의 좌절을 완벽히 씻어냈고,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전술적 변화를 일궈낸 벤투 감독이 있었다. 우리 대표팀은 2경기에서 그동안 보여주지 않은 색다른 전술을 통해 승리했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움을 토하고 싶은 건 벤투 감독의 선수기용적인 측면이다. 물론 선수기용을 두고 많은 논란이 있어 이야기하는 게 사실 조심스럽고, 절대적으로 뭐가 정답이고 아니고는 단정 짓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하지만 이번 3월 평가전에서만큼은 더 많은 선수에게 기회를 주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두 차례의 평가전을 승리하면서 대표팀이 다시 활기를 찾아서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지 못한 아쉬움이 가득하다.


 

볼리비아전 당시 벤치에서 출발한 이강인의 모습


두 차례의 평가전 중 먼저 이야기하고자 하는 건 지난 금요일에 열렸던 볼리비아전이다. 당시 우리 대표팀은 4장의 교체 카드를 사용했었다. 62분경 지동원과 나상호가 빠지면서 황의조와 이승우가 투입됐고, 69분 황인범 대신 이청용, 87분 권창훈 대신 이진현이 투입됐다.


교체카드로만 놓고 봤을 때 사실 벤투 감독의 선택은 최상의 선택이었다고 볼 수 있다. 당시 대표팀은 경기 주도권을 계속 갖고 있었지만, 몇 차례의 결정적 찬스를 날리면서 좀처럼 골로 연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공격 위주로 변화를 주면서 득점을 노리는 건 탁월한 선택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교체 투입된 이청용이 결승골을 넣으면서 팀을 승리로 이끌기까지 했다.


하지만 경기 주도권을 계속 지니고 있는 상황에서 과감한 교체를 통해 어린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주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왜 젊은 선수들에게 출전 시간을 주지 않았냐고 따지고자 하는 건 아니다. 소집된 27명의 선수 전부가 뛸 수 없다는 걸 알기에 더더욱 그렇다. 또한, 벤투 감독 입장에서는 득점이 없었기 때문에 안정적인 선택을 한 부분에 대해선 존중한다.


하지만 평가전이고, 상대가 우리보다 약체로 꼽히는 만큼 모험적인 승부수를 한 번 시도해 봐도 좋지 않았나 싶다. 더욱이나 친선전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교체카드는 6장인데도 불구하고 4장밖에 쓰지 않았기 때문에 아쉬움은 더하다대표팀에 뽑혀 기대감을 안고 합류한 젊은 선수들에게 친선전인만큼 조금이라도 기회를 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다.


벤투 감독의 선택과 비교가 됐던 케이로스 감독의 선택


어제 열린 콜롬비아전에서도 아쉬움은 남는다. 물론 냉정하게 당시 상황을 놓고 봤을 때 젊은 선수들이 기회를 잡지 못한 건 어찌 보면 당연했다. 전반전에 골을 넣으면서 앞서갔지만 후반 시작한지 3분 만에 실점을 허용한 상황에서 벤투 감독으로서는 주도권을 되찾음과 동시에 역전을 통해 승리를 거두고 싶은 마음이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벤투 감독은 보수적인 감독으로서 주전 라인업을 잘 바꾸지 않고, 교체 카드도 거의 항상 똑같은 감독이기에 더욱더 그렇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 비교를 통해 아쉬움을 토하고 싶은 건, 콜롬비아 대표팀 케이로스 감독의 선택이다. 케이로스 감독은 일본전을 치르고 나서 주전들에게 휴식을 주었고, 우리 대표팀을 상대로는 사실상 1.5군의 스쿼드를 내보냈다. 그동안 케이로스 감독이 여우 같은 행동을 자주 보여왔기 때문에 사실 어제와 같은 행동이 익숙하긴 하지만, 어떻게 보면 치사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케이로스 감독의 선택이 이해가 가고, 부러움도 따른다. 평가전이고 친선경기인데 무리해서 주전 선수들을 기용하는 것보다는 발탁한 자원들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실험을 택했기 때문이다. 물론 승리도 중요하다. 하지만 중요한 대회가 아닌 상황에서 굳이 승리만이 답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차라리 최대한 많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부여하면서 여러 가지 전술적인 실험을 통해 시행착오를 겪어나가는 게 더 낫지 않나 싶다. 실제 독일의 전성기를 이끌어내면서 월드컵 우승을 달성한 뢰브 감독도 친선경기에서만큼은 다양한 실험을 선보였었고, 라인업에 대거 변화를 주면서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은 모두 활용했었다.


그러한 점에서 이번 만큼은 벤투 감독이 새롭게 발탁한 젊은 선수들과 이외 뛰지 못한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부여하면서 경험을 쌓게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또한, 그동안 대표팀에 불려와 거의 매 경기를 풀타임을 뛴 손흥민에게도 휴식을 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손흥민이 오랜만에 대표팀에서 골을 신고했다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다시 런던으로 돌아가 남은 시즌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체력적인 안배를 해줬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매번 같은 전술을 사용해온 벤투 감독이 전술에 변화를 주면서 승리를 일궈냈지만, 라인업의 변화와 교체 카드 사용에 있어서는 아직까지 쉽게 변화를 주지 못하는데 이역시 앞으로 달라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벤투 감독의 과감한 승부수를 기대해본다.


이강인이 6월에는 A매치 데뷔전을 가졌으면 한다.


3월 A매치가 끝이났다. 이번 A매치에서 새로운 전술을 통해 새로운 조합을 찾아냈고, 승리라는 결과물까지 얻어냈기에 긍정적인 평가전이었다. 무엇보다 아시안컵에서의 실패를 극복해냈기에 더욱더 값졌다. 다만, 앞서서 계속 말했지만 새로 발탁된 선수들에게 기회가 없었던 건 여전히 미련이 남는다.


이 아쉬움과 미련이 대표팀이 다시 소집되는 6월에 사라졌으면 한다. 이강인과 백승호 그리고 이외 A매치를 경험하지 못한 젊은 선수들이 6월 A매치를 시작으로 앞으로 출전 기회를 잡아나갔으면 한다.


2022년 월드컵을 목표로 두고 있는 우리 대표팀은 현재도 중요하지만, 미래를 내다봤을 때 젊은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부여하면서 앞으로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물론 경험이 많은 배테랑 선수들도 필요하지만, '3년 뒤'라는 시간을 고려했을 때, 과거의 실패를 놓고 봤을 때 같은 사태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시야를 멀리 내다보고 젊은 선수들을 키워내면서 차근차근 올라가는 게 중요하지 않나 싶다. 앞으로 새로운 변화를 통해 젊어지고, 활기가 넘치는 대표팀을 기대하며 응원한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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