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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의 선발 투입에 대해서 뜨거운 논쟁이 오가고 있다.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이 앞으로 3주도 안 남은 가운데, 영국 현지뿐만 아니라 유럽 전 지역은 토트넘과 리버풀의 맞대결에 모든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지난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맨시티와의 경기에서 발목 부상으로 아웃되었다가 최근 부상에서 복귀한 케인의 선발 여부를 놓고 뜨거운 찬반논쟁이 계속 오가는 중이다.


복귀한 지 얼마 안 된 케인의 경기 감각은 많이 떨어졌고, 챔피언스리그 결승전같이 중요한 무대에서 선발 투입은 오히려 화를 불러올 수 있기에 후반 교체투입으로 승부수를 보는 게 낫다며 선발을 반대하는 의견 하나. 현재 토트넘의 공격력은 저조하고, 이 상태로는 리버풀을 뚫을 수 없다며 케인을 애초에 선발로 투입해야 한다며 선발을 찬성하는 의견 하나.


이 두 가지의 상반되는 의견이 서로 오가면서 토트넘과 포체티노 감독은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물론 어찌 됐건 간에 두 의견 모두 케인이 돌아오면서 토트넘에는 옵션이 하나 더 추가된 것이고, 전력에 도움이 된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문제는 선발이냐, 교체냐의 문제이다. 그렇다면 부상에서 복귀한 케인의 투입, 과연 어떻게 봐야 하는 걸까?



2014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당시 부상이 재발하여 전반 9분 만에 아웃되는 코스타


우선적으로 의견을 꺼내놓자면 현 시점에서 케인의 선발 투입은 도박적인 수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선발보다는 교체로 투입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선발 라인업을 정하고 전술을 구상하는 일은 절대적으로 감독의 몫이고 권한이다. 그 권한을 건들고자 하는 건 아니다. 여기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부상에서 복귀한지 얼마 안 된 선수가 자칫 잘못하면 팀을 더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는 개인적인 견해이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지니고 있는 임팩트는 그 어떤 대회 결승전과 놓고 비교해도 압도적일만큼 대단하다. 결승전에서 승리하는 팀은 엄청난 영광을 누릴 것이며, 패배하는 팀은 그와 반대로 심각한 타격과 슬픔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의 결과는 양 팀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혹여나 이런 무대에서 선발 투입된 선수가 부상으로 빠지게 된다면 팀으로서는 상당한 전력 손실이면서 동시에 교체 카드까지 쓰게 되는 부담감까지 생기게 된다.


실제 지난 2014년에 열린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무대를 보면 알 수 있다. 당시 햄스트링 부상을 입은 코스타는 사실상 출전을 할 수 없는 상태였고, 언론에서도 결장을 예상했다. 하지만 코스타는 예상을 깨고 결승전에 선발로 나섰다. 어떻게 해서든 꿈에 그리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무대를 밟겠다는 코스타의 강한 의지였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왔다. 코스타는 전반 9분 만에 부상 부위 통증을 호소하면서 결국 아웃되었고, AT 마드리드는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피 같은 교체 카드를 사용해야 했다. 시메오네 감독 역시 급하게 전술 수정에 들어갔다. 결국 이른 시간부터 사용한 교체 카드는 팀의 사기를 떨어뜨렸고, 전술에서도 변수가 생기면서 패배로 이어졌다. 특히 당시 결승전은 연장전 승부까지 갔는데, 전반 9분 만에 사용된 교체 카드 한 장은 AT 마드리드의 패배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케인 역시 코스타의 경우와 별다르지 않다. 케인은 부상에서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몸 상태는 물론이고 경기 감각 역시 떨어져 있다. 이 상태에서 무리하여 선발로 나선다는 건 팀에게 큰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물론 개인 스스로에게는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를 밟는다는 건 얼마나 큰 기쁨인 줄 안다. 하지만 팀을 먼저 생각한다면 개인의 욕심을 버릴줄 알아야 한다. 케인, 본인 스스로 부상 부위 통증이 재발 안하고, 이른 시간에 교체로 아웃되지 않는다는 생각도 가져서는 안 된다. 위험부담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신중 또 신중을 가해야 한다. 그리고 되도록 선발 출전보다는 교체로 나서는 게 나아 보인다.


케인이 없을 때 더 강했던 토트넘


이번 시즌 케인의 부상은 생각보다 길었고, 잦았다. 하지만 토트넘은 케인이 없어도 잘 버텨왔고, 오히려 더 좋은 성적을 만들어냈다. 실제 지난 1월 케인이 부상으로 아웃됐을 당시의 상황을 되짚어 보면, 토트넘은 케인이 부상으로 아웃되면서 순위싸움에서 뒤처질 줄 알았지만, 리그 4경기 모두 승리를 거두었고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도르트문트를 3-0으로 대파하는 환상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포체티노 감독의 뛰어난 전술적 역량도 컸지만, 케인에게만 의존되는 공격이 사라지고 선수들끼리 환상적인 팀워크를 바탕으로 다양한 공격패턴을 만들어나가는 게 주요했다.


하지만 토트넘은 케인이 부상에서 복귀한 이후 거짓말같이 연패에 빠지더니, 성적이 좋지 못했다. 리그에서는 5경기 동안 1무 4패를 기록했고,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1-0 승리를 거둔 게 전부였다. 물론 케인의 복귀 하나만 가지고 토트넘이 부진했다고는 단정 지을 수만은 없다. 하지만 케인이 돌아오면서 토트넘은 그동안 보여준 다양한 공격패턴이 사라졌고, 또다시 케인에게만 집중되는 단순한 패턴들만 나타나면서 공격에서 좀처럼 풀지 못한 건 사실이다. 추가로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케인이 부상으로 다시 아웃된 상황 속에서 손흥민의 결승골이 나오면서 승리했고 2차전은 비록 패배하긴 했지만, 맨시티를 상대로 3골이나 넣을 만큼 공격에서 날카로움의 연속을 보여주었. 4강전 역시 모우라의 헤트트릭이 나오면서 역전승을 거둘 만큼 토트넘의 공격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고, 오히려 더 강한 면모를 비췄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케인의 투입이 오히려 전술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공격을 단순화하고, 선수들 개개인의 능력을 떨어뜨린다고 볼 수 있다. 토트넘은 케인이 없을 때 선수들의 시너지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고, 선수들 역시 본인들의 기량을 더 자유롭게 마음껏 뽐냈다. 결국 토트넘은 결승전에서 케인의 선발보다는 최근 좋은 활약을 계속해서 보여주는 모우라와 손흥민을 믿어보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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