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전술② 지역 방어의 개념 [강동훈의 펄스나인]

지역 방어(존디펜스)

지역 방어란? 선수 각자가 맡은 지역 안으로 들어오는 상대 선수를 막는 수비 전략을 말한다.

지역 방어는 일명 존디펜스라고도 불리는데, 선수 개인이 맡고 있는 지역을 지키고 그 지역으로 들어오는 상대 선수를 막는 수비 방법이다. 다시 말해 필드를 등분하여 수비 범위를 나누어서 상대 공격을 방어하는 수비 방식이다.

지역 방어는 공을 빼앗을 지역을 미리 정해놓으면 선수들이 해당 지역에서 볼을 뺏는다는 공통된 의식 속에서 플레이를 할 수 있다. 해당 지역에 선수가 전방으로 올라가게 되면 동료 선수와 연계해 그 지역 방어를 넘겨주기도 한다.

지역 방어의 단점으로 꼽히는 지역과 지역의 경계 공간

지역 방어의 경우 수비 범위가 나누어져 있는 만큼 조직적인 수비에 유리하고, 단단한 수비 형태를 취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자신이 맡은 선수를 계속 쫓아 다니고, 그 선수를 놓치면 큰 위기로 이어지는 대인 방어보다 수비에 있어서 안정적인 전술에 속한다.

다만 지역 방어가 치명적인 것은 한 번에 흔들릴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지역과 지역의 경계에 상대가 들어왔을 때나, 또는 한 지역에 여러 명의 상대 공격수가 들어왔을 때 취약하여 수비가 쉽게 무너질 수 있다. 또한 지역에 대한 인계를 제대로 하지 않거나, 지역으로 공이 넘어왔을 때 서로 양보하다 조금이라도 대처가 늦어지면 바로 실점을 허용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 방어를 할 때에는 신속한 판단과 플레이가 요구되며, 동료와 연계를 확실하게 하면서 조직적으로 움직임을 가져가야지만 제 기능을 할 수 있다. 지역 방어라고 해서 굳이 본인이 맡은 지역만 계속 방어하는 게 아니라 유연하게 신속하게 판단을 내려서 인근 지역을 함께 방어해야 되는 것이다.

지역 방어에 적합한 포메이션. 4-4-2 대형(왼쪽), 4-2-3-1 대형(오른쪽)

지역 방어는 필드를 여러 부분으로 쪼개서 상대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내야 하는데, 보통 4-4-2 대형이나 4-2-3-1 대형같이 좌우 폭과 전후 깊이가 있는 포메이션에서 지역 방어를 통해 수비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지역 방어는 최대한 높은 위치에서부터 수비를 하는 것이 이상적이며, 동료와 연계하여 지역을 방어하는 것이 효율적이 전술이다. 따라서 최종 수비 4명의 간격을 적당히 유지한 채 수비 라인을 끌어올리고, 최전방에 위치한 선수들이 맡은 지역을 넓게 잡아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그러므로 수비하는 데 있어서 조직력이 요구되는 포백이 요구되고, 전방에 최전방 공격수와 2선에 위치한 3명의 공격수가 놓인 4-2-3-1 대형이 유리한 셈이다.

특히 선수들이 움직일 때는 뺏을 지역을 미리 정해 선수들이 공통된 의식을 가져야 한다. 예를 들어 공격수가 A로 움직이면 공격형 미드필더가 B로, 좌, 우측면 미드필더는 C로 움직이고, 이에 맞춰서 볼란테는 D로 움직이는 것처럼 말이다. 또한 상황에 따른 상대의 움직임도 바로바로 인지하여 개인 혹은 한 집단으로 움직여 상대의 볼을 차단하는 것도 중요하다.

AT 마드리드의 포메이션 대형

'지역 방어' 단어를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클럽은 AT 마드리드이다. 시메오네 감독이 이끄는 AT 마드리드는 4-4-2 대형 혹은 4-4-1-1 대형을 통해 수비시에 지역 방어를 주로 활용하여 철저하게 지키는 축구를 가져간다. 그 중에서도 낮은 지역 블록에서 특히 중앙 집중형이면서 동시에 굉장히 촘촘한 간격을 유지하는 지역 방어 형태를 나타낸다. 상대팀으로서는 지역 방어를 활용하는 AT 마드리드의 수비 간격이 굉장히 촘촘하기 때문에 결국 이 블록으로 진입할 생각을 하지 않게 되고 자연스레 측면으로 공을 보내게 되고, 공격은 자연스레 무뎌지게 되는 셈이다.

또한, 시메오네 감독은 전방에 위치한 투톱에게도 수비역할을 많이 부여함으로써 최전방에서부터 상대 수비를 압박하면서 1차 저지선을 만들기도 한다. 지역 방어는 높은 위치에서부터 수비하는 것이 이상적인 데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다.

앞서 말했지만, 지역 방어는 팀 동료끼리 연계가 중요하고 조직적으로 움직임을 가져가야 하는 만큼 생각보다 어려운 전술이다. 그렇기에 최근 축구에서는 많이 볼 수 없는 전술이기도 하다. 하지만 시메오네 감독은 AT 마드리드를 무려 8년간 이끌면서 오랜 시간 끝에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승리를 거두는 축구를 완성할 수 있었다.

글=강동훈
사진=라리가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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