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와 3년 계약을 맺은 램파드
첼시의 팀 레전드가 돌고 돌아 다시 왔다.
지난 4일 첼시는 더비 카운티 감독직을 수행하던 램파드 감독과 정식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2022년까지로 3년 계약이다. 더비 카운티에서 동고동락했던 모리스 코치와 존스 코치도 램파드 감독과 함께 첼시로 합류했다.
램파드 감독의 첼시 복귀는 무려 5년 만이다. 램파드 감독은 지난 2014년 여름 13년을 함께 동행해온 첼시를 떠나 뉴욕시티, 맨시티를 거쳐 선수 생활을 은퇴한 뒤, 작년부터 더비 카운티 감독직을 수행해왔다. 그리고 이번 여름 첼시가 램파드 감독의 복귀를 원하면서 5년 만에 선수가 아닌 감독으로 첼시로 돌아왔다. 램파드 감독은 “감독으로서 첼시에 돌아와 자랑스럽다. 첼시의 모든 구성원들이 구단과 내가 공유한 사랑과 역사를 잘 알고 있다. 나는 감독으로서 새 시즌을 준비하는 데 집중할 것이다. 첼시의 더 큰 성공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첼시가 램파드 감독을 선임한 이유는 분명하다. 지난 시즌 사리 감독체제에서 팀 기강이 흔들리는 모습이 자주 연출됐고, 성적 또한 만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그동안 감독이 자주 바뀌어온 탓에 팀 컬러 또한 점점 잃어가는 것도 한몫했다. 이에 첼시는 팀의 역사와 팀이 추구하는 방향, 팀컬러 등을 잘 알고 있는 램파드를 선임하여 팀 기강을 바로잡고, 새롭게 출발선에 서서 다시 정상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어린 선수들을 최대한 활용해야 하는 램파드
하지만 이는 명목상인 이유이고, 사실상 영입 금지 징계를 안고있는 상황 속에서 명성있는 감독을 데려오기는 어렵고 차라리 유소년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팀을 리빌딩하겠다는 목표에서 램파드 감독을 선임했다고 보는 게 더 맞아 보인다. 실제 현지 언론에서도 팀의 에이스 아자르가 떠나고 영입도 못 하는 상황 속에서 첼시가 새로운 감독을 데려오는 데는 어려움이 많았고, 결국 차선책으로 램파드 감독을 데려오는 위험한 도박을 택하는 수밖에 없다고 표현할 정도였다.
감독들은 대게 새롭게 부임하면 선수단을 먼저 개편하고, 본인의 전술에 맞는 선수들을 데려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램파드 감독은 본인이 원하는 선수를 영입할 수 없고, 기존의 있는 스쿼드로만 팀을 꾸려나가야 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팀을 이끌며 성적을 내야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물론 첼시가 리그 내에서 봤을 때 결코 경쟁력이 뒤처지는 스쿼드는 아니다. 하지만 다음 시즌부터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는 상황 속에서 놓고 봤을 때 막강한 선수들을 끌어모으는 여러 클럽들에 비하면 약한 건 사실이다.
램파드 감독은 이런 악조건 속에서 어쩔 수 없이 기량이 뛰어난 유소년들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동시에 기존 주축 선수들과 함께 신, 구 조화를 만들어내 가능한 한 좋은 성적을 만들어내면서 리빌딩까지 성공해내야 한다. 어려움과 부담감이 많이 따르겠지만 만약 목표를 이뤄낸다면 그걸로 충분히 칭찬받고 좋은 평가를 받아 마땅하다.
첼시는 램파드 감독을 믿고 기다려야만 한다.
다만 한 가지 걱정되는 부분은 혹여나 램파드 감독도 계약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떠날까 하는 부분이다. 더욱이나 램파드 감독이 팀 레전드인 걸 고려하면 더욱더 걱정된다. 아무래도 팀 레전드가 쉽게 내쳐진다면 구단의 이미지는 밑바닥까지 떨어질 것이고 팬들 역시 마음을 돌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첼시는 2003년 로만 아브라히모비치 구단주가 구단을 인수한 이후 무려 12번의 감독교체가 있었다. 그동안 선임된 감독들 모두 3년을 채우지 못하고 중도 사임하거나 해임당했다. 그리고 이번에 선임 된 램파드 감독이라고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기 때문에 걱정이 앞서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첼시는 현재 영입도 할 수 없고, 팀 상태가 별로 좋지 못한 상태에서 선임했다면 적어도 시간을 주고 기다려주는 게 기본적으로 올바른 선택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더 이상 성적에 눈이 멀어 감독 교체를 행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특히 첼시는 매번 잦은 감독 교체로 인해 감독과 선수단 사이에 갈등이 빈번하고, 팀의 방향성 즉, 팀컬러가 사라지는 걸 생각하면 더욱더 그렇다.
램파드 감독을 선임한 이유는 앞서 말했지만, 팀 컬러를 회복하고 본인들이 추구하고자 하는 축구를 다시 만들고자 해서이다. 첼시는 램파드 감독을 믿고 한 번 기다려줄 필요가 있다. 믿고 기다림에는 반드시 좋은 결과물이 따라올 것이니깐 말이다.
글=강동훈
사진=첼시 공식 홈페이지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피드백 환영합니다. 공감 많이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