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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과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나가기 위해서 조광래 단장은 간섭을 최소화해야한다.


올 시즌 K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팀은 누가 뭐라 해도 대구이다. 대구는 이번 시즌을 시작하기에 앞서 새롭게 개장한 DGB 파크로 홈구장을 이전한 뒤, 매 경기마다 만석 혹은 만석에 가까운 관중으로 가득 차고 있다. 경기력 역시 어느 시즌보다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면서 팬들의 유입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대구는 현재 5위에 올라있다)


축구의 열기를 다시 되찾으면서 K리그 참가 이후 그 어느 때보다 대단한 인기를 실감하고 있는 대구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조광래 단장이 있다. 조광래 단장은 2014년 9월 단장으로 취임한 뒤, 대구를 완전히 바꿔나갔다. 선수단 구성, 구단 조직체계, 마케팅 등 여러 분야를 개혁하기 시작했고, 대구는 2년 만에 승격을 비롯하여 이전보다 더 많은 팬덤을 구성하며 승승장구 속에 인기구단으로 거듭났다.


하지만 오늘 여기서 이야기하고 싶은 건 대구의 인기, 조광래 단장이 그동안 행한 업적이 아니다. K리그를 좋아하는 팬으로써, 올 시즌 잘나가는 대구를 응원하는 팬으로써 조광래 단장의 지나친 간섭으로 인해 대구가 팀의 불화만 초래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대해서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과거 감독시절을 생각하여 경기에 지나친 간섭은 삼가해야 한다.


지난 주말 대구와 상주의 경기가 열리던 날, 대구는 최근 부진한 흐름이 계속이어지면서 저조한 경기력을 보여주었고 실제 상주에게 밀리면서 0-2로 패배했다. 대구는 이날 패배로 최근 5경기 동안 1승 2무 2패로 부진의 늪에서도 벗어나지도 못했다. 그리고 이날 경기에서 조광래 단장은 경기를 지켜보던 중 답답한 마음이었을까, 팀에 대한 애착이 강해서였을까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벌어졌다.


조광래 단장은 이날 대구 벤치 뒤쪽에 앉아서 경기를 관전했는데, 초반부터 대구의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불만을 내뿜기 시작했다. 그리고 전반 22분 대구는 김태한의 파울로 상주에 페널티킥을 내주었고, 이때 조광래 단장은 페널티킥이 분명하지 않다며 대구 벤치 쪽에 VAR 판정 요구를 하라며 소리쳤다. 안드레 감독도 아쉽지만, 반칙을 인정하고 넘어가는 상황 속에서 단장이 화를 내며 경기에 직접적으로 간섭을 한 것이다. 아무리 단장이고, 팀의 승리를 위했다고는 하지만 지나친 의사 표현이었고, 납득할 수 없는 장면이었다.


조광래 단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대구 선수가 공격을 진행하는 과정속에서 충돌로 인해 넘어졌지만, 심판이 파울을 선언하지 않자 심판을 향해 차마 입에 담기 힘든 말을 퍼붓거나, 보기 좋지 않은 행동들을 계속해서 보여주었다. 바로 뒤편 관중석에 앉아있는 팬들이 충분히 보고 들을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조광래 단장은 이를 무시한 채 본인의 의사만 표출했다. 이는 결코 K리그를 보기 위해 찾아오는 팬들에게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었고, 심판과 상대팀에 대한 예의에도 어긋나는 행동밖에 더 되지 않았다.


선수를 격려하는 건 좋지만, 그 이상으로 간섭은 팀의 불화만 초래한다.


더 이해하기 힘든 일은 하프타임에 벌어졌다. 전반전 동안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최악의 경기력만 남긴 대구는 라커룸에서 안드레 감독 주도하에 팀 미팅 및 전술에 대한 수정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이후였다. 안드레 감독의 미팅이 끝나자 밖에서 기다리던 조광래 단장이 라커룸 안으로 들어갔다. 조광래 단장이 단장 겸 기술고문 업무를 동시에 맡고 있는 건 맞지만 하프타임 미팅에 들어가서 선수들에게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건 다소 지나친 행동으로밖에 볼 수 없다. 프런트와 감독 및 선수단의 관계가 좋고 축구 철학을 공유하며 서로를 잘 이해한다고는 하지만,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발생한 것이다.


이는 단장이 감독의 능력을 믿지 못하여 본인이 직접 나서는 행동으로밖에 보이지 않을뿐더러, 선수단에게는 감독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트리고 팀의 불화를 불러와 위험한 상황까지 이어질 수 있는 행동이기도 하다.


아무리 팀이 최근 부진하고 있고,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다고는 하나 기본적으로 팀을 이끌고 전술을 구상하는 건 엄연히 감독의 권한이다. 이러한 감독을 존중하지 못하면 그 팀은 무너지면 더 무너졌지, 결코 부진에서 탈출하기는 어려워진다. 조광래 단장이 구단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이날 같은 행동은 두 번 다시는 나와서 안 된다. 단장은 단장으로서 역할에 충실하고, 현장은 감독과 선수단을 믿고 구단을 운영해나가야 한다. 그것이 가장 올바르고 아름다운 축구 문화이다.


글=강동훈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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