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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페즈와 김보경, 전북과 울산의 맞대결


승점 6점짜리 경기라는 표현이 있다. 순위(승점) 차가 크게 나지 않는 두 팀의 맞대결에서 승리하느냐 패배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크게 엇갈리는 걸 말한다. 특히 우승을 놓고 치열하게 순위싸움을 펼치는 1, 2위 간의 경기에서 이런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쉽게 풀어 말하자면, 1위 팀이 승리하면 우승에 쐐기를 박을 수 있는 것이고, 2위 팀이 승리하면 우승 경쟁은 다시 치열해질 것이고, 역전 우승까지 노려볼 수 있는 셈이다.


이번 경기가 딱 그렇다. 아마도 오늘 저녁 펼쳐지는 전북과 울산의 경기가 올 시즌 리그 우승팀을 좌우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올 시즌 울산은 14년 만에 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자 한다. 그리고 현재 승점 55점으로 1위에 올라있어 리그 우승 타이틀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기도 하다. 반면 전북은 3시즌 연속 리그 우승 타이틀에 도전한다. 선두 울산과 승점 차는 2점. 얼마 나지 않은 상황 속에서 이번 라운드에서 승리를 통해 순위 뒤바꾸기에 도전한다.



전북 - 울산 예상 포메이션


전북 vs 울산 예상 베스트 XI


# 외국인 용병들의 부진과 부상

우승 타이틀을 두고 중대한 승부인데 양 팀이 나란히 고민을 안고 있다. 후반기 들어서 힘을 더 써줘야 하는 외국인 용병들의 부상 및 부진에 따른 전력 누수다. 특히 정도가 심한 건 울산이다.


울산은 최근 결과만 놓고 보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최근 5경기 동안 3승 2무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었고, 10라운드 포항전 패배 이후 15경기 동안 무패 행진을 계속 써 내려가고 있다. 문제는 외인들의 부상과 부진이다. 먼저 울산 수비의 핵심으로 불렸던 불투이스는 7월 9일 경남전에서 허벅지 부상으로 아웃된 이후 지금까지 복귀하지 못했다. 아마 이번 라운드에도 복귀는 어려울 전망이다. 울산 중원의 지휘자 믹스 역시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 믹스는 지난 라운드 대구전에서 벤치에 앉았지만, 몸 상태가 좋지 못해 끝내 결장했다. 이번 라운드 역시 나서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팀 득점 1위 주니오 역시 최근 부진하다. 골은 간간이 넣어주고는 있지만, 몸 상태가 별로이다. 실제 주니오는 지난 3일 제주전에 이어 11일 대구전에서 교체 멤버로 출발했다.


물론 불투이스가 빠진 자리는 강민수가 잘 채워주고 있고, 믹스가 빠진 자리는 박용우가 그 역할을 잘해주고는 있다. 주니오의 자리도 주민규가 나서면서 공격을 이끌어주고 있다. 하지만 김도훈 감독은 크게 성에 차지 않는 모습이다. 아무래도 국내 선수들의 활약도 중요하고 믿지만, 외국인 용병들에게 한 방을 기대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불투이스 대신 잘해주고 있는 강민수를 한 번 더 믿어보고, 믹스와 주니오가 몸 상태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게 최선이다.


전북의 고민은 최전방 공격수로 데려온 호사이다. 호사는 이번 여름에 팀에 합류하여 지난 강원전에서 2골을 뽑아내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아직은 애매하다. 전방에서 움직임, 동료와의 연계가 매끄럽지 못하고, 아직 리그에 적응하지도 못했다. 여기에 이비니 역시 제 몫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차라리 국내 선수들을 더 믿는 게 낫다.’라는 말이 나을 정도로 이비니의 활약은 저조하다. 다행히 로페즈는 꾸준하게 활약해주고 있고, 이비니와 호사를 대신할 국내 자원이 탄탄하기에 전북의 전력 누수는 크지 않다. 울산의 고민이 확실히 크다.


# 2선 라인의 맞대결(feat. 3선 라인)

양 팀 모두 올 시즌 강점은 2선 라인에 있다. 전북은 로페즈, 문선민, 이승기, 임선영, 손준호, 한승규, 정혁 등 탄탄한 라인업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올 시즌 5골 6도움을 기록 중인 로페즈와 8골 6도움을 기록 중인 문선민으로 구성된 좌, 우측면 미드필더가 강점이다. 여기에 여름에 합류한 김승대 역시 측면에서 뛸 수 있어 파괴력을 더할 수 있다. 위협적인 측면을 자랑하는 전북은 이번 라운드 역시 측면에서 만들어내야 한다. 물론 2선 중앙에 위치한 선수들의 활약도 중요하겠다.


울산 역시 2선이 위협적이다. 김보경, 김인성, 이도경, 황일수, 이상헌 등 좋은 선수들이 포진해있다. 울산 역시 전북과 마찬가지로 측면이 강하다. 김인성, 이동경, 황일수같이 돌파력이 좋고 스피드 있는 측면자원의 활약이 뛰어나다. 그리고 울산 2선의 키 포인트이자, 전북과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건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김보경이다. 김보경은 올 시즌 리그에서 10골 6도움으로 공격포인트 1위에 올라있다. 아마 전북전 승패를 가를 울산의 핵심 열쇠는 김보경이 될 가능성이 크다.


추가로 3선 라인의 맞대결도 관심이 간다. ‘신형민 vs 신진호, 박용우(or 믹스)’ 싸움이다. 2선의 공격력도 중요하지만, 3선의 선수들이 얼마나 잘 버텨주면서 허리를 지탱해주고, 공·수 연결 고리 역할을 잘 해내느냐 역시 중요한 키 포인트가 되겠다.


# 키 플레이어 & 조커 싸움

양 팀의 키 플레이어를 꼽자면 앞서 말했지만, 전북은 로페즈와 문선민이 되겠고, 울산은 주민규와 김보경이다. 울산의 탄탄한 측면 수비를 개인 돌파로 파괴할 수 있는 문선민과 울산을 상대로 통산 3골 3도움을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로페즈의 조합은 전북의 핵심 무기다.


울산 공격의 피니셔가 될 최근 폼이 오를 대로 오른 주민규와 리그 공격 포인트 1위에 올라있는 ‘에이스’ 김보경 역시 울산의 전북전 맞춤 무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어쩌면 이날 승부는 조커 싸움에서 갈릴 수 있다. 그만큼 양 팀 예상 스타팅 라인업을 비교했을 때 전력 차가 크게 나지 않아 치열하며, 후반 투입할 날카로운 비수를 품고 있는 셈이다. 전북은 김승대가 대표적이다. 김승대는 포항에서 핵심선수로 뛰어온 만큼 선발로 나서도 무색할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기에 그의 존재는 분명 상대에게는 큰 부담이다. 여기에 최근 골 맛을 본 한승규 역시 울산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에 친정팀을 상대로 비수를 꽂을 수 있다.


울산의 조커 승부수는 주니오와 이근호이다. 주니오는 최근 부진하면서 선발 기회를 못 잡고 있지만, 현재 리그 득점 2위에 올라있으며 교체로 투입될 때마다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 19라운드 인천전과 24라운드 제주전에서 교체로 출전해 득점을 올렸다. 이근호 역시 주전 경쟁에서는 밀렸지만, 노련미와 팀이 어려울 때 해결해주는 능력을 갖추고 있기에 전북에게는 까다로운 선수이다.


# 변수 및 승자 예측

최대 변수는 울산 김도훈 감독의 징계로 인한 출장 정지다. 지난 라운드 대구전에서 심판에게 격한 항의로 5경기 징계를 받은 김도훈 감독은 이번 라운드부터 벤치에 앉지 못한다. 이는 승부처에서 크게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아무래도 팀 전술을 구상하고, 현장에서 선수단을 진두지휘하는 감독이 없는 부분은 팀 분위기로 보나 전략적으로 보나 마이너스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북의 홈이라는 것 역시 변수이다. 아무래도 올 시즌 전북은 홈에서 강한 면모를 자주 보여주었고, 전북 홈팬들의 응원을 생각하면 전북의 경우 12명이 뛰는 것과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이를 종합해봤을 때 홈 팀 전북이 승리할 것 같다. 물론 올 시즌 2차례 맞대결에서 전북이 1무 1패로 열세이고 역대 상대 전적에서도 뒤처지지만, 홈과 원정, 주력의 전력 제외, 백업 멤버 등 상황과 조건을 따지면 부담과 타격은 울산이 더하다.


결론적으로 이 경기는 전북이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글=강동훈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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