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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르크메니스탄을 이겼지만, 만족스럽지 못했던 경기력을 보여준 대표팀


어느 순간부터인가 대표팀 경기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게 된 장면이 있다. 공격 전개 시에 상대를 단번에 무너뜨릴 수 있는 패스를 뿌리는 일이다. 그뿐만 아니라 결정적인 패스를 떠나 빌드업 시 전진 패스 빈도마저 계속 낮아지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전진 패스란 바로 앞에 있는 선수에게 건네주는 짧은 패스가 아니라 최소한 5~7m 이상 되는, 공격에 큰 공헌이 되는 패스를 말한다) 벤투 감독 부임 이후 과거와 비교했을 때 백패스가 많이 줄어들고 공을 앞으로 전개하는 형태로 바뀌기는 했으나, 아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공격 전개 시 공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면 그만큼 제대로 된 공격 작업이 이루어지기 어려워진다. 당연히 파이널 패스도 나올 수가 없게 된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는 완전히 내려앉아서 밀집 수비를 하는 팀들을 상대로 더욱더 어려움만 초래할 뿐이다. 결국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두려워하지 말고 끊임없이 전진 패스를 시도하여 변수를 만들어내야 한다.


현대축구에 있어서 전진 패스는 나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 전술에서는 압박이 상당히 중요한데, 압박을 잘하면 빠르게 볼 소유권을 되찾아올 수 있고, 그에 따라 점유율을 늘릴 수 있다. 그리고 경기에서 승리할 확률도 높아진다. 이것이 현대축구의 최근 흐름이자 경기의 양상이다.


압박이 중요해지다 보니 전체적인 라인은 올라가고, 선수들 간의 간격은 더 좁아졌다. 그 때문에 서로가 밀집된 공간 속에서 공격을 전개해 나가며 수비를 뚫어내야 하며, 이러한 밀집된 수비진을 뚫어내거나 혹은 분산시키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윙어들을 좌, 우로 넓게 벌려 상대 수비를 끌어내는 방법, 수비 라인과 미드필더 라인 사이의 공간 활용, 중거리 슛, 수비 뒷공간을 노리는 패스 등이 존재한다.



전진 패스를 좀처럼 시도하지 못하는 대표팀


하지만 앞서 말한 방법들보다 더 중요한 건 무엇보다 ‘전진 패스’다. 물론 선수들의 간격이 좁아지고, 빌드업을 할 수 있는 공간 역시 줄어들면서 과거보다 전진 패스를 시도하기 힘들어졌고, 무리한 전진 패스가 들어갔다가 실패할 경우 곧바로 역습을 허용하면서 위험 상황을 연출할 수도 있게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공격에서 상대와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 건 ‘전진 패스’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대표팀 경기에서 전진 패스를 시도하거나 성공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지난밤 투르크메니스탄과의 월드컵 2차 예선전만 하더라도 전진 패스를 시도하는 장면은 열 손가락 안에 들 정도였다. 대표팀은 전체적으로 과감한 전진 패스 시도보다는 횡패스와 종패스가 빈번했다. 이는 아무리 2-0으로 승리를 거두었다고 해도 좀처럼 축구 팬들을 만족시킬만한 경기력은 아니었고 답답함만 남겼다.


상대가 완전히 내려앉아서 빈 공간이 없었다는 건 마땅한 답으로 인정받기 어렵다. 지난 5일 높은 라인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전술을 들고나왔던 조지아를 상대로도 대표팀의 전진 패스는 찾아볼 수 없었다. 공격에서 답답함이 컸던 이유 중 하나다. 오히려 조지아의 압박에 흔들리고, 조지아의 전진 패스에 휘둘리면서 불안한 경기력만 노출하고 말았다.


공격에서 창의성마저 사라지고 있다.


선수들의 창의성 역시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전진 패스를 시도하지 못하는 것도 안타까운 심정인데, 창의성마저 실종되면서 공격 전개 시에 좌, 우에서 크로스를 올리는 단순한 패턴만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나마 이재성, 권창훈같이 창의성을 더해줄 선수가 있기는 하지만 이들만으로는 대표팀을 꾸려나가기에는 한계가 있다. 축구 팬들이 창의적인 미드필더로 전도유망한 이강인이 빨리 성장해서 대표팀 주전으로 발돋움하길 원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서 나타난다.


물론 손흥민이 2선 그리고 그 밑까지 내려와 이재성, 권창훈과 함께 창의성을 불어 넣어줄 수 있다. 실제 이날 경기에서도 손흥민은 투톱으로 나섰지만, 최전방에 머무르지 않고 계속해서 밑으로 내려와 빌드업에 관여하고 공격을 전개하는 역할을 도맡았다. 대표팀의 답답한 공격 전개를 해결하고자 주장 손흥민이 나선 셈이다. 하지만 손흥민의 이러한 기용은 결국에는 비효율적일 수밖에 없다. 일대일 돌파, 슈팅, 배후침투 등 전방에서의 공격 능력이 극대화되어 있는 선수에게 2선 혹은 그보다 밑에서 공격을 풀어 나오는 역할을 맡기는 건 선수의 장점을 죽이는 것밖에 더 되지 않기 때문이다. 손흥민이 대표팀에만 오면 득점이 사라지면서 동시에 현 대표팀에서 손흥민이 득점을 할 수 있는 루트가 부족한 이유도 여기서 나온다.


대표팀은 벤투 감독 부임 이후 후방 빌드업부터 시작하여 다양한 형태의 공격 전개, 선수들의 움직임 등을 계속해서 발전해나가고는 있지만, 현재로서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 세계 무대에서도 통하기 위해서는 선수들 개개인의 능력을 극대화하고 대표팀에 맞는 전술적 해법을 꾸준하게 찾아 나서는 일이 우선적으로 실시되어야 한다.


공격은 과감성을 바탕으로 적극적이고 다양한 형태를 취할 때 가장 위협적이다. 우리 대표팀이 이제부터는 답답한 모습은 버리고 전진성과 창의성을 모두 살려 날카로운 공격을 바탕으로 아시아 무대에서는 물론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는 공격력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바란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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