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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전술적 역량으로 승리를 만들어낸 투헬 감독


투헬 감독에게는 이날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이 다소 힘든 경기가 될 수 있었다. 공격의 핵심으로 꼽히는 네이마르, 음바페, 카바니가 각각 징계와 부상으로 인해 경기에 나설 수 없는 만큼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하는 데 어려움이 따랐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첫 경기부터 레알 마드리드와 만나는 게 별로 내키지 않았을 거다.


하지만 생각과는 달리, 언론의 예측과는 달리 파리 생제르망은 홈에서 치러진 조별리그 1차전을 손쉽게 승리를 가져가며 레알 마드리드보다 먼저 1승을 올렸다. 그리고 그 승리의 중심에는 인상적인 활약을 바탕으로 팀을 승리로 이끈 선수들이 있었지만, 무엇보다 그동안 팀을 이끌어오며 다져온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동시에 레알 마드리드를 철저하게 분석한 끝에 대응책을 갖고 나온 투헬 감독이 버티고 있었다.



㉮ 마르퀴뇨스 시프트


빌드업, 수비 시에 만점 활약을 선보인 마르퀴뇨스


투헬 감독은 이날도 어김없이 4-3-3 포메이션을 들고나와 레알 마드리드전을 준비했다. 하지만 그동안 리그에서 대게 사용해온 4-3-3 대형은 사실상 공격형 미드필더가 존재하는 4-2-3-1 포메이션에 가까웠다. 반면 이날은 수비형 미드필더 한 명을 배치한 4-3-3 대형을 택했고, 안정적인 운용을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투헬 감독이 꺼내든 전술적 시프트, 마르퀴뇨스가 존재했다.


투헬 감독은 하메스의 발을 묶으면서 동시에 측면공격을 활성화하기 위해 마르퀴뇨스를 수비형 미드필더에 배치했다. 다시 말해, 마르퀴뇨스를 통해 하메스를 대인방어 하면서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 전개를 막고, 마르퀴뇨스를 스리백에 가깝게 내리면서 측면 풀백의 적극적인 오버래핑을 끌어내기 위해서였다.


실제 이날 하메스는 집중 견제 속에 후반 25분 교체되기 전까지 37번의 패스밖에 성공하지 못했고, 결정적인 패스는 단 한 차례도 성공하지 못했다. 전반 20분경 슈팅을 한 번 시도하긴 했으나, 이마저도 유효슈팅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한편 파리 생제르망의 풀백들은 적극적인 오버래핑을 통해 공격에 가담했고, 뫼니에는 1골을 포함하여 2번의 크로스를 올렸고 베르나트는 2개의 도움을 포함하여 3번의 드리블 돌파에 성공했다. 


㉯ 삼각라인 구축


삼각형 라인을 유지한 파리 생제르망


마르퀴뇨스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배치한 이유는 완벽한 삼각형을 구축하여 공간 활용을 효율적으로 가져가기 위함도 있었다.


1차적으로 파리 생제르망은 마르퀴뇨스를 기점으로 삼각형을 만들어 원활한 패스 길을 만들어 빌드업을 진행했다. 마르퀴뇨스는 수시로 밑으로 내려가 빌드업의 시발점 역할을 도맡았다. 실제 이날 마르퀴뇨스는 후반 25분 교체되기 전까지 볼 터치 69회, 패스 59회를 기록했다. 이는 후반 25분을 기점으로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수치였는데, 마르퀴뇨스가 빌드업 시에 중점이 되었다는 것을 해준다. 마르퀴뇨스 뿐만 아니라 파리 생제르망 선수들은 꾸준하게 삼각형을 유지하면서 패스의 선택지를 늘리고 움직임 역시 다양하게 가져가면서 공격 전개에서보다 효율성을 띄었다.


삼각형 대형을 유지하며 압박을 가한 파리 생제르망


파리 생제르망의 삼각형 구축은 수비 시에 압박의 효율성도 극대화했다. 기본적으로 파리 생제르망 선수들은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공을 잡으면 곧바로 삼각형 라인을 좁혀 압박을 진행했다. 기본적으로 압박 시에 삼각형을 구축하면서 달려들면 패스 루트와 드리블 루트 모두 차단이 가능하고, 동시에 상대에게 심리적인 부담감까지 더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이날 파리 생제르망이 보여준 압박 수비는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진을 묶어놓기에 적합했다.


㉰ 중앙 집중형 윙어


디 마리아 평균 위치(왼쪽), 사라비아 평균 위치(오른쪽)


투헬 감독은 중앙에 3명의 미드필더를 배치하면서 중앙을 두텁게 가져갔는데, 측면 윙어 역시 중앙 쪽으로 움직이게 하면서 중앙 집중적인 공격 형태를 펼쳐 보였다.


위의 파리 생제르망과 레알 마드리드의 경기를 토대로 한 디 마리아와 사라비아의 히트맵을 보면 두 선수가 측면에서 넓게 움직이면서 공격을 진행하지 않고, 중앙에서 더 많이 머무르면서 공격을 진행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두 선수는 하프라인 혹은 그 밑까지 내려와 중원 싸움에도 가담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그리고 그 결과 디 마리아는 측면이 아닌 중앙에서 기회를 잡아 2골을 터트리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고, 파리 생제르망은 미드 서드와 파이널 서드에서 레알 마드리드보다 더 많은 패스 횟수를 가져가면서 중원을 장악해나갔다. 수적 우위를 점하고, 선수들에게 끊임없이 위치를 조정한 투헬 감독의 선택이 주효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지단 감독의 전술적 준비가 부족했고 레알 마드리드의 경기력이 저조한 부분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투헬 감독이 상대의 맞춤 대응 전략을 잘 준비해 나왔기에 승리를 가져갈 수 있었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UEFA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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