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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주장 손흥민


한국 시각으로 10일 저녁 8시 화성 종합타운 주경기장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조별예선 스리랑카전이 펼쳐진다. 대표팀은 이날 최약체로 평가받는 스리랑카를 상대로 대승을 일궈내 분위기를 끌어올리면서 동시에 조 선두 자리까지 노린다.


벤투 감독은 피파랭킹 202위 스리랑카를 상대로 진지함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특히 기자회견을 통해 손흥민을 출전시키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하면서 총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피파랭킹 100위권 밖의 팀과의 승부이지만 절대 방심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본인 계획에 있는 대로 팀을 하나로 만들어나가겠다는 의도이다.


하지만 오늘 여기서 말하고 싶은 건 “스리랑카를 상대로 굳이 손흥민까지 꺼낼 필요가 있나?”이다. 손흥민이 대표팀의 주장이고 벤투 감독 전술상 핵심적인 선수는 맞지만, 굳이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쓸 필요가 있나 싶다. 아무리 방심하지 않으면서 승리를 거두겠다고는 하지만 ‘최고 에이스’ 손흥민까지 선발로 내세우면서 총 전력을 쏟아붓는 건 다소 과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벤투 감독 부임 이후 많은 경기를 뛰어온 손흥민


손흥민은 벤투 감독 부임 이후 지금까지 치러진 A매치 경기에서 단 5경기를 제외하고 모든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5경기마저도 소속팀 토트넘이 차출을 거부하면서 어쩔 수 없이 제외한 경기이다. 게다가 선발로 나선 모든 경기에서 단 2경기 만을 제외하고 풀타임을 소화하기까지 했다. 대표팀에만 오면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소화해야 했던 손흥민인 것이다.


손흥민 본인은 매번 대표팀에 합류할 때마다 “대표팀 일원으로서, 감독님이 기용해주시는 만큼 최선을 다할 뿐이다.”라고 말하며 애써 긍정적인 의견을 내뱉지만, 체력적인 부담감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아무리 손흥민이 ‘철인’으로 불리며 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가면서 좋은 활약을 이어나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도 결국에는 사람이다. 겉으로 표현하지 않아서 그렇지 체력적으로 지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대표팀 주장으로서, 팀의 에이스로서 팬들이 거는 기대감 역시 상당한 만큼 심리적인 부담감도 크다. 대표팀을 승리로 이끌어야 하는 사명감, 소속팀에서 보여준 활약을 대표팀에서도 꾸준하게 보여줘야 하는 책임감 등이 그렇다. 혹여나 조금이라도 대표팀의 경기력이 좋지 못하거나, 본인 역시 부진하면 비난받기 일쑤다. 다시 말해, 손흥민에게는 여러모로 대표팀에서 신경 써야 할 부분들이 많고, 그만큼 어려움과 힘든 상황들의 연속이다. 


그렇기에 벤투 감독이 이런 손흥민을 이해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번 스리랑카전만큼은 그동안 부담감을 안고 대표팀 경기를 뛰어온 손흥민에게 조금의 휴식을 부여하고, 마음을 조금 내려놓을 수 있는 시간을 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손흥민과 남태희


이번 A매치에 소집된 선수들 중 손흥민을 제외하고 공격수와 2선 라인 선수들을 살펴보면 김신욱, 황의조, 황희찬, 권창훈, 남태희, 이재성, 나상호, 이동경, 이강인 등 다양하다. 여기에 황인범과 백승호 역시 전진해서 활용할 수 있는 카드다. 손흥민이 한 경기 나서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빈 자리를 채워낼 수 있는 대표팀이다.


벤투 감독은 최근 4-1-3-2 대형을 자주 활용해 왔는데, 손흥민은 주로 황의조와 투톱으로 나서면서 자유로운 움직임 속에 경기를 뛰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벤투 감독이 손흥민 대신 황의조-황희찬 투톱 혹은 김신욱-황희찬 투톱 등으로 변화를 주고 손흥민을 빼면 어떨까 한다. 특히 최근 소속팀에서 투톱으로 자주 나서면서 주가를 꾸준히 올리고 있는 황희찬을 톱으로 올려 실험해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투톱이 아니라면 원톱을 활용하는 가운데 다양한 2선 자원들을 폭넓게 활용하는 4-1-4-1 혹은 4-2-3-1 대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우리 대표팀 2선 자원들은 개개인이 모두 다른 유형의 스타일을 지니고 있다. 특히 벤투 감독에게 총애를 받아왔다가 부상 이후 1년 만에 다시 합류한 남태희의 플레이 스타일은 또 다른 기대를 모은다. 그만큼 공격 시에 다양한 패턴을 통해 상대를 공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대표팀 2선이다고 보면 되겠다. 그리고 이번에야말로 스리랑카를 상대로 2선 자원들의 활약에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고 생각된다.


결과적으로 손흥민을 기용하고, 안 하고의 문제 벤투 감독의 최종 선택에 달려있다. 감독의 권한을 건드려서는 안 되고, 이래라저래라 간섭해서도 안 되는 게 맞다. 우리는 그저 감독의 선수 선발을 존중하고, 믿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다만 그동안 대표팀 경기를 많이 뛰어온 가운데, 상대도 최약체인 만큼 ‘에이스’ 손흥민을 빼고 경기를 치러나갔으면 하는 개인적인 견해이다. 언제까지 손흥민에게만 기댈 수는 없는 걸 생각하면 더욱더 그렇다. 손흥민이 없어도 대표팀이 승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하고, 객관적인 전략상 아래에 있는 팀들을 상대로는 반드시 그럴 필요가 있다. 지나친 의존은 언젠간 결국 탈이 날 수밖에 없을거다.


내일 밤 대표팀은 스리랑카를 상대로 대승을 노린다. 반드시 좋은 경기력 속에 그동안 부진했던 모습을 씻어내고, 승리를 추가했으면 한다. 다음 주에 있을 북한 원정에서도 긍정적인 흐름을 계속 이어나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가운데 손흥민이 없더라도 승리할 수 있는 대표팀의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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