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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과 맨시티의 맞대결, 8월에 열린 커뮤니티 실드 당시


승점 6점짜리 경기라는 표현이 있다. 승점 차가 크게 나지 않는 두 팀의 맞대결에서 승리하느냐 패배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크게 엇갈리는 걸 말한다. 이기면 상대에게 승점 3점을 내주지 않고 자신이 승점 3점을 가져갈 수 있지만 패하면 반대로 승점 3점을 가져오지 못하고 경쟁 상대에게 승점 3점을 내준다는 점에서, 빼앗지 못하면 뺏기고 마는 경기인 것이다. 대게 우승을 놓고 치열하게 순위 싸움을 펼치는 1, 2위 간의 경기에서 이런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1위 팀이 승리하면 우승에 있어 더 우세한 위치를 점할 수 있을 것이고, 2위 팀이 승리하면 우승 경쟁은 다시 치열해지며 역전 우승까지 노려볼 수 있을 것이다.


돌아오는 월요일에 펼쳐지는 경기가 그렇다. 치열한 혼전을 거듭 중인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 레이스를 갈라놓을 결정적 경기가 될 수 있다. 부담과 타격이 상당할 수밖에 없는 출혈이 불가피하다.


한국시각으로 월요일 새벽 1시 30분 안필드에서 선두 리버풀과 2위 맨시티 두 팀이 만난다. 30년 만에 리그 우승에 도전하는 리버풀과 3연패에 도전하는 맨시티의 맞대결이다. 최근 2~3년간 프리미어리그에서 두 팀의 위상은 드높아지면서 사실상 양강체제로 굳어지고 있기에 이번 맞대결은 흥미와 관심을 모은다. 향후 리그 우승의 판도를 결정지을 수 있는 매치업이라는 점도 흥미 요소를 더한다.


리버풀은 개막 이후 11경기 무패 행진으로 분위기 좋은 출발을 이어나가고 있는데, 올 시즌만큼은 결코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겠다고 다짐했다. 반면 맨시티는 초반부터 노리치 시티와 울버햄튼에 발목을 잡히면서 벌써 2패를 안고 있다. 하지만 이번 라운드에 승리를 거두면서 역전 우승에 희망을 걸겠다는 맨시티다.



안필드에서 펼쳐지는 리버풀과 맨시티전 예상 라인업


매 시즌 벌어지는 두 팀의 맞대결이지만 올 시즌 리그에서 첫 번째 맞대결을 두고는 유독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두 팀의 현 상황 때문이다. 최근 두 팀의 분위기는 모두 긍정적이다. 리그에서 연승을 비롯하여 어떻게 해서든 승리를 만들어내고 있는 리버풀과 맨시티다.


우선 리버풀은 리그에서 무패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막강하다. 승리를 거둘 때는 확실하게 승점 3점을 챙겨가는 모습은 물론이고, 혹여나 패할 것 같은 상황도 어떻게 해서든 뒤집어내면서 승점을 확보하는 게 올 시즌 리버풀의 강력함이라 할 수 있다. 지난 라운드 아스톤 빌라전이 그랬고, 9라운드 맨유전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이 가운데 리그 최소 실점 2위에 올라있는 것 역시 리버풀의 강력함을 뒷받침해준다.


맨시티는 노리치 시티, 울버햄튼에게 발목을 잡히면서 비록 2패를 떠안고 있지만, 최근 분위기는 좋다. 3연승을 비롯하여 '디펜딩 챔피언'다운 모습을 보여주며 어떻게 해서든 승점을 챙겨가고자 하는 ‘위닝 멘탈리티’를 어김없이 보여주고 있다. 특히나 한 경기에서 최소 2골 이상은 무조건 넣으면서 대승을 일궈내는 부분에 있어 올 시즌 맨시티는 어김없이 강력하다. 실제 맨시티는 리그 최다 득점 1위에 올라있는데, 이는 맨시티의 막강한 화력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나란히 우승이라는 목표를 지향하는 두 팀으로선 이 흐름을 이어 더 치고 올라야 하는 상황 속 중대한 길목에서 두 팀이 마주친 것이다. 최소한 둘 중 한 팀은 연승 행진이 깨질 수(비기면 두 팀 모두 연승 무너짐)밖에 없다. 특히나 두 팀 간 맞대결에서 패하는 건 앞서 말했듯 실질적으로 승점 6점을 놓치는 치명상이 불가피하다. 후폭풍이 상당하기에 두 팀에겐 정말이지 큰 승부다.


두 명장의 맞대결


두 팀의 싸움이 불을 더하는 건 클롭 감독과 과르디올라 감독의 만남 때문이다. 두 감독은 분데스리가 시절 도르트문트와 바이에른 뮌헨을 이끌 당시에도 자주 맞대결을 펼치면서 라이벌 구도를 만들어왔는데, 프리미어리그로 넘어와서도 그 관계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과거 직선적이었다가 최근 들어 변칙적으로 바뀌고 있는 클롭 감독, 애당초 변칙적인 전술을 구사해온 과르디올라 감독, 두 감독의 만남은 전술적으로도 더 많은 흥미를 유발하고, 축구계의 수많은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두 감독의 역대 전적은 17전 8승 2무 7패로 클롭 감독이 우세하다. 분데스리가 시절 4승 4패로 동등한 상대 전적을 유지해왔고, 프리미어리그로 넘어와서도 그 격차는 쉽게 벌어지지 않은 가운데 클롭 감독이 미세하게 앞서있다. 다만 올 시즌 커뮤니티 실드에서의 맞대결은 승부차기 끝에 맨시티가 이기면서 먼저 웃었다. 하지만 팀으로 놓고 보면 사정은 또 달라진다. 리버풀은 맨시티와 91번 싸워 48승 26무 17패로 앞서 있다. 최근 6차례의 맞대결에서도 3승 1무 2패로 앞서 있는 리버풀이다. 하지만 전면적 변화를 꾀하고 있는 그래서 크게 달라진 두 팀의 현재를 감안할 때 이번 승부를 과거의 통계로 재단하는 건 무리하고 큰 의미 없는 일이다.


부상으로 나오지 못하는 다비드 실바


양 팀과 두 감독의 초반 흐름을 갈라놓을 더 나아가서는 시즌 전체의 판세까지도 흔들 수 있는 중대한 승부처에서 리버풀은 모든 준비를 끝마쳤지만, 맨시티는 상황이 녹록지 않아 고민을 크게 하고 있다. 리버풀은 마팁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계속되는 불안함을 보여주는 로브렌이 나서야 하는 점이 조금은 신경 쓰이긴 하지만 반 다이크, 아놀드, 로버트슨과 함께 하는 포백이기에 로브렌의 불안정함은 어느 정도 커버가 된다. 여기에 최근 공식경기 기준 맞대결 성적, 홈의 이점 등 리버풀에 유리하며, 주중 열린 챔피언스리그에서 주전 선수들 일부가 체력적 안배를 가져간 부분도 중대한 매치를 앞두고 다행인 점으로 꼽힌다.


한편 맨시티는 고민이다. 사네와 라포트테는 진작에 큰 부상으로 빠지면서 전력의 막대한 손실을 불러온 건 둘째 치고, 다비드 실바, 에데르송, 로드리, 진첸코가 부상으로 못 나오는 부분은 맨시티로서 부담감이 크게 작용한다. 특히 골문을 지키는 에데르송의 공백은 이루어 말할 수 없다. 주중 챔피언스리그에서 브라보가 어이없는 반칙으로 퇴장을 당한 부분을 생각하면 더하다. 현지에서는 워커를 골키퍼로 내세우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 이는 에데르송의 공백과 브라보의 불안감이 얼마나 막대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중원에서 공수를 담당할 다비드 실바와 로드리의 부재 역시 맨시티로서는 중대한 매치를 앞두고 뼈아플 수밖에 없다. 특히 주장 다비드 실바의 경기 조율 능력과 노련함 등은 빅 매치에서 더 극대화되는 법인데, 출전하지 못하게 되면서 맨시티에겐 아쉬움이 가득하다. 아직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는 멘디의 불안감을 생각하면 진첸코의 공백도 아쉬움이 남는다.


여기에 맨시티는 주중 챔피언스리그에서 주전 선수들이 체력적 휴식을 온전하게 취하지 못하면서 리버풀전을 앞두고 깊은 고민에 빠져있다. 리버풀과 비교했을 때 확실히 선수들의 체력이나 컨디션이 조금은 뒤처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안필드 원정에서 공식경기 1무 4패라는 처참한 성적을 내고 있는 부분도 맨시티의 상황이 확실히 어렵다는 걸 말해준다.


두 감독의 치열한 전술 싸움


이번 주말 리버풀과 맨시티의 만남이 더욱 기대되는 건 양 감독의 전술에 있다. 화려한 라인업, 다양한 변수 등을 지켜보는 재미도 있지만, 이 모든 걸 통제하고 한 데로 묶어내는 두 감독의 전술 대결도 흥미롭다.


양 팀 감독 모두 4-3-3 대형을 기반으로 전술을 꾸려가는 가운데 높은 라인 속에 전방에서부터 강한 전방 압박을 통해 공을 끊어낸 뒤 상대의 골문을 공략하는 공격적인 성향을 띄고 있지만, 조금은 차이를 드러낸다. 먼저 클롭 감독의 리버풀은 상당히 많이 뛰는 축구를 선보인다. 상대가 공을 잡으면 바로 달라붙고, 어떻게 해서든 공을 빼앗기 위해 강하게 압박한다. 상대에게 어떠한 틈도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상대보다 항상 많이 뛰며 경기장 모든 곳을 누비면서 경기 주도권을 가져오는 것이 클롭 감독의 축구다. 이와 같은 클롭 감독의 활동량과 강한 압박 축구는 데이터로도 확인할 수 있다. 클롭 감독의 리버풀은 올 시즌 평균 활동량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여기에 클롭 감독은 공격수를 중앙으로 집중시키는 가운데 공을 오래 소유하기보다는 전방으로 곧바로 달려들어 과감하게 상대 골문을 노리는 축구를 선보인다.


이에 반해 과르디올라 감독의 맨시티는 볼 소유에 상당 부분 공을 들인다. 상대가 공을 소유하는 것조차를 웬만해선 허락하지 않는다. 경기장 안에서 끊임없이 대형을 좁히고 삼각형, 사각형 등의 형태를 만들어 공을 소유하고 연결하는 것이다. 후방 빌드업, 패스 플레이로 상대의 틈을 찾은 뒤 순간 무너뜨리는 것이 과르디올라 감독의 축구다. 이와 같은 과르디올라 감독의 점유와 패스 축구는 데이터로도 확인할 수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맨시티는 올 시즌 평균 점유율에서 61.7%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경기당 패스에 있어서도 648.4개로 최다를 기록 중이다. 확실히 과르디올라 감독의 점유, 주도, 공격, 패싱의 축구는 상대에게 두려움을 심어주는 축구라 볼 수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측면을 넓게 벌리는 가운데 선수들의 유기적인 움직임과 다양한 패턴을 만들어 찬스를 만드는 점에서 클롭 감독의 전술과 차이를 크게 나타내기도 한다. 


한 치의 양보 없는 두 팀의 맞대결


이번 경기에서도 맨시티가 공을 오래 소유하고 패스로 공격을 주도하며 경기를 풀어나갈 공산이 크다. 점유와 패스 숫자에선 맨시티가 리버풀을 앞설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최종 결과를 의미하는 건 결코 아니다. 클롭 감독은 그동안 맨시티를 상대해오면서 점유에 집착하지 않고 강한 압박, 많은 활동량, 빠른 전환으로 빠른 전환으로 맨시티를 끊임없이 공략해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맨시티 소유, 리버풀은 대응의 흐름이다.


따라서 리버풀로선 맨시티의 볼 소유를 얼마만큼 저지하고, 동시에 최다 득점의 맨시티의 공격력을 얼마만큼 효과적으로 대응하며 역공을 펼칠 수 있을지, 맨시티로선 리버풀의 활동량과 강한 압박을 얼마만큼 견뎌내고, 동시에 얼마만큼 효과적으로 볼을 전개하면서 경기를 주도해 나갈 수 있느냐가 이날 승부의 열쇠라 할 수 있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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