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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새벽 해임 된 포체티노 감독


다소 충격적이고 전격적인 소식이다. 조금은 예상했을 수도 있으나 너무 갑작스러운 발표다.


토트넘이 지난 새벽 포체티노 감독을 해임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토트넘은 포체티노 감독과 함께해온 페레스, 디아고스티노, 히메네스 코치진과도 계약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포체티노 감독과 그와 함께한 코치진은 5년여 만에 토트넘을 떠나게 됐다.


토트넘의 레비 회장은 이번 해임 소식을 전하며 “포체티노 감독 해임은 이번 시즌 성적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어려운 결정이었다. 새로운 경기장 건설 등 어려운 시기 팀을 이끌어준 포체티노 감독과 코치진에게 감사와 존경을 보낸다. 그들은 우리 구단의 역사로 남을 것이다.”라고 입장을 전했다.


레비 회장이 발표한 입장과 현재 토트넘의 분위기를 살펴보면 결과적으로 성적 부진이 직접적인 칼날이 됐다는 걸 알 수 있다. 토트넘은 올 시즌 불안한 출발을 좀처럼 극복하지 못하면서 12라운드까지 진행된 가운데 3승밖에 거두지 못하면서 14위(3승 5무 4패)에 올라있고, 리그컵에서 4부 팀에 덜미를 잡혀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에서 바이에른 뮌헨에 치욕적인 대패를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단순히 성적 부진의 이유만으로 포체티노 감독의 해임 결정은 다소 충격적이지 않을 수가 없다. 아무리 시즌 초반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지만, 부임 이후 중위권에 머물렀던 토트넘을 꾸준히 챔피언스리그에 진출시킨 걸 생각하면 너무 성급했던 결정이지 않나 싶다. 지난 시즌 구단 역사상 최초로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까지 끌어올렸던 걸 생각한다면 더욱더 그렇다.



모든 책임을 포체티노 감독에게만 물을 수는 없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에서 토트넘의 부진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포체티노 감독에게만 물을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이다. 제대로 선수를 보강해주지 않았던 구단, 재계약과 이적 관련하여 마음이 이미 떠난 선수, 좀처럼 분위기를 끌어 올리지 못하는 선수단 등을 짚으면 포체티노 감독에게만 토트넘의 침체 책임을 물을 순 없다는 거다.


물론 선수단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한 데로 모으지 못한 부분에서 포체티노 감독도 책임이 있고, 비난받을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책임을 포체티노 감독에게 돌려 해임하는 건 분명 지나치고, 문제가 있다. 포체티노 감독은 지난 5년 동안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버텨내며 토트넘을 지금의 자리에 올려놓았다. 팀을 젊은 선수들로 채워나가면서 미래를 내다보기까지 했고, 잉글랜드 내에서만이 아니라 유럽 전체에서도 경쟁력 있는 클럽으로 만들어 놓는 대단한 지도력을 보였다.


그리고 이러한 지도력을 인정받으며 지난 시즌이 끝난 이후 포체티노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 맨유, 파리 생제르망 등 빅 클럽들에게 꾸준한 관심을 받기까지 했다. 하지만 포체티노 감독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잔류하면서 팀에 대한 애정을 쏟아부었는데도 돌아오는 건 결국 '해임'이라는 씁쓸한 결과였다. 토트넘 입장에서도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고 다른 생각이 있었겠지만, 이와 같은 판단은 분명 토트넘 구단에도 문제가 있고, 그들도 책임을 져야 한다. 아직 시즌 절반이 채 지나기도 전인데 감독에게 좀 더 힘을 실어주지 못한 점과 A매치 휴식기 중에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을 생각하면 더 그렇다.


지난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더 오랜 시간 함께할 줄 알았던 포체티노 감독과 레비 회장


영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레비 회장은 성적 부진의 책임을 물어 포체티노 감독에게 사임을 권했지만, 포체티노 감독은 이를 거부했고 결국 해임으로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이를 해석하면 포체티노 감독으로서는 결코 팀을 떠날 생각이 없었고 어떻게 해서든 지금의 위기를 극복해내겠다는,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준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런 감독의 의사와 생각은 제대로 이해하거나 듣지도 않고 해임을 했다는 건 절대적으로 포체티노 감독에게만 책임을 돌릴 수 없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되는 바이다.


사람마다 잘못과 부족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팀에 애정을 갖고 큰 공헌을 해온 감독을 하루아침에 갑작스럽게 해임하는 사태는 분명 정상이라고 할 수 없지 않을까 싶다. 구단 수뇌부 중 누구 하나는 분명 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입장을 표명해야 할 것이다. 모두들 뒷짐만 지고 구경하는 듯한 무책임한 모습들은 결코 올바른 행동이 아니다. 그래선 개혁과 반전을 이뤄내긴 쉽지 않다.


또한 포체티노 감독을 경질한 토트넘 보드진에게 전하고 싶다. "포체티노 감독 이전에 본인들의 위치는 어디였고, 성적은 어땠는지를 다시 생각해봤으면 좋겠다."라고 말이다. 그들이 정말 지금의 자리에 올라서는데 포체티노 감독의 헌신을 이렇게 쉽사리 무시해도 좋은지,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중하위권에서 머물던 팀이 최근 몇 년 사이에 상위권으로 발돋움했다고, 지금 잠깐 부진에 대해서 이런 결정을 내려도 되는 게 맞는지 말이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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