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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격팀 셰필드 유나이티드의 예상치 못한 돌풍이 이어지고 있다.


승격팀이 1부리그에서 살아남기란 쉽지 않다. 새로운 전술을 들고나오고, 수준급의 선수를 영입하면서 새로운 무대에 대비한다고는 하나 1부리그와 2부리그의 격차는 존재하고, 확실히 잔류하는데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 5시즌을 돌이켜 봤을 때 승격팀 중 10위권 안에 든 팀은 지난 시즌 울버햄튼이 유일했다. 대다수 팀이 하위권에 머물렀고, 승격한 시즌에 다시 강등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는 팀은 무려 8팀이나 된다.


하지만 올 시즌 모두의 예상을 깨고 돌풍을 보여주는 승격팀이 있다. 바로 셰필드 유나이티드(이하 셰필드)다. 최근 5경기 동안 무패 행진을 달리며 생각 이상으로 선전하는 셰필드는 12라운드까지 진행된 가운데 순위표 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는 흔히 빅6라 불리는 팀 중 아스날, 맨유, 토트넘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수준이다. 올 시즌 셰필드는 리버풀에 지긴 했지만 아스날을 잡고 첼시, 토트넘과 비기는 등 만만치 않은 경기력을 과시했는데 이를 생각하면 왜 높은 위치에 있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다.


셰필드가 더욱 대단한 건 실점 부문에서 나타나는데, 올 시즌 셰필드는 9골만 허용하며, 레스터 시티에 이어 두 번째로 최소 실점을 기록 중이다.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리버풀보다도 1골을 덜 실점했고, 올 시즌 함께 승격한 노리치 시티(28실점), 아스톤 빌라(20실점)와 비교해보면 확실히 격차가 큰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이런 셰필드의 유로파리그 진출 가능성을 언급하는 목소리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에 다소 섣부른 이야기지만, 결과가 좋다 보니 이 같은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그만큼 승격팀인데도 대단한 기록을 써 내려가는 셰필드의 흐름이 상당히 좋다는 대목이다.



확실한 팀 컬러 속에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주는 셰필드


많은 이들이 올 시즌 셰필드의 활약을 극찬하는 건 셰필드의 성적도 성적이지만, 경기력이 승격팀치고는 강했기 때문이다. 확실히 지난 2016년부터 변화를 꾀한 셰필드의 경기력은 나날이 갈수록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그 이전과는 분명 다르다. 특히 감독의 교체로 팀 컬러부터 전반적인 경기력 자체가 완전히 다른 팀이 된 셰필드다.


셰필드는 불과 3~4시즌 전만 하더라도 클러프 감독과 앳킨스 감독 지휘 아래 직선적이거나 선 굵은 축구, 전형적인 잉글랜드식 축구 속에 별로 특색 있는 팀은 아니었다. 두 줄 수비를 근간으로 한 다음 롱볼을 통해 투톱이 공격을 전개하는 실리적인 전술 속에 사실 공격과 수비 모두 애매했다.


하지만 현재의 셰필드는 그때와는 딴판이다. 지나치게 실리를 추구하는 가운데 지루했던 스타일은 사라지고, 공격은 다소 부진하나 수비에서 완전히 달라지며 안정감을 찾으면서 변화를 꾀했다. 셰필드는 5명의 수비 숫자를 두고 팀 전원이 수비에 가담하는 형태를 취하는데 안정적인 라인 유지와 유기적임 움직임, 특히 맨투맨 수비와 상대 전술에 따른 수비는 갈수록 좋아지면서 효율적인 수비를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전방 압박 역시 상당하다. 실제 셰필드는 앞서 말했듯 최소 실점 2위를 기록 중이다. 수비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전술로, 공중볼 경합 1위, 가로채기 3위에 올라 있기도 하다. 이 밖에 수비 지표 대부분에서 상위권을 기록 중이다.


바샴과 오코넬의 활약은 셰필드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그렇다고 셰필드가 수비만 잘하는 건 또 아니다. 비록 득점 면에서는 저조하지만, 공격 역시 매섭다. 특히 안정적인 수비 라인을 유지하면서 최소 실점에 공을 세운 중앙 수비수들이 공격 쪽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대단하다. 바샴과 오코넬이 대표적이다.


올 시즌 전 경기에 출전한 바샴과 오코넬은 공격이 진행되면 전방 깊숙이 위치하는 양측 윙백 바로 밑에까지 오버래핑을 올라가 윙어에 가깝게 움직이면서 공격을 돕는다. 수비 시에는 철저하게 상대 공격을 막아내고, 공격 시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팀 전술의 핵심으로 자리 잡으면서 시즌 초반 빛을 발하고 있다. 실제 활발한 공격을 전개하는 두 선수의 합산된 공격 스탯은 높게 나타나는데, 드리블 돌파 시도 16회, 크로스 시도 16회, 키 패스 8회 등 확실히 공격 쪽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걸 알 수 있다.


셰필드의 중앙 수비수가 공격적으로 올라가면서 사실상 후방에 한 명 내지 두 명의 선수만 남는데도 수비의 안정화를 더할 수 있었던 건 미드필더의 커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미드필더에서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수비 가담을 보여주고, 밑 선까지 내려와 빈자리를 커버하면서 수비 부담도 그만큼 줄었다. 플렉-노우드-룬스트럼으로 이어지는 허리진이다.


플렉의 활동량과 수비력에 노우드의 연계, 룬스트럼의 돌파력이 결합하면서 이들의 조합이 지금의 상승세를 이끌었다고 봐도 될 정도다. 또 최근에는 긴 패스보다는 짧은 패스를 통한 전개를 더 많이 시도하며 다양한 패턴의 공격을 선보이는 셰필드의 전술 속에 이들의 역할은 더 중요해지고 있다. 바샴과 오코넬의 활약에 플렉, 노우드, 룬스트럼의 활약까지 셰필드의 돌풍은 괜히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3년 만에 팀을 완전히 바꿔놓은 와일더 감독


그리고 이와 같은 셰필드의 변화를 이끈 건 이들을 하나로 끌어모아 낸 와일더 감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2016년 5월부터 셰필드의 지휘봉을 잡기 시작하면서 팀 컬러를 하나하나씩 바꾸어 나가기 시작한 와일더 감독은 비로소 지금의 완벽한 셰필드를 만들어냈다.


6부리그에서부터 3부리그까지 거친 와일더 감독은 안정적인 수비를 기반으로 다소 예측할 수 없는 전술로 부임 3년 만에 뛰어난 지도력으로 팀을 1부리그로 올려놓았고, 올 시즌 셰필드 돌풍을 가능케 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고, 매 시즌 혼전이 거듭되고 치열한 프리미어리그라 셰필드의 돌풍은 언제까지 계속될지 장담할 순 없다. 맨유, 아스날, 토트넘, 울버햄튼 등이 후반기에 경기력을 끌어올리면 다시 순위가 떨어질 수 있다. 최종 결과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승격한 지 첫 시즌 만에 이처럼 빠르게 팀을 안정시키고 계속 성장시킨 건 현재로서도 충분히 평가할 만하다.


과연 셰필드의 돌풍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그들의 최소 실점 기록은 언제까지 이어질지 놓치지 말고 지켜보면 또 하나의 색다른 재미로 프리미어리그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셰필드 UTD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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