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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대승을 거둔 브라질


지난 19일 브라질과의 맞대결에서 우리 대표팀은 4-4-2(혹은 상황에 따라 4-2-3-1) 대형을 선보였다. 이는 그간 강팀을 만나면 수비를 두텁게 가져가기 위한 대표팀의 플랜 A 전술이었다. 투톱이 전방에서 상대의 빌드업을 제한하고, 미드필더 4명과 백포 라인이 두 줄 수비를 바탕으로 상대의 공격을 막아내는 형태다.


하지만 이번 브라질전에선 우리 대표팀은 이러한 전술체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완전히 무너져내리면서 3골이나 내주었다. 브라질이 우리 대표팀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완벽하게 파고든 공격 전술을 가지고 나왔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이날 4-3-3 대형을 들고나왔지만, 사실상 경기에 들어서면 비대칭 대형으로 움직임을 가져가면서 3-4-3에 가깝게 전술을 운용했다. 그동안 우리 대표팀 풀백의 불안한 수비력을 공략하고, 중원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원활한 공격을 전개하기 위함이었다.



브라질 공격 전개 시 움직임


브라질이 먼저 공략한 것은 측면이었다. 브라질은 왼쪽 풀백으로 나선 로지를 측면으로 넓게 벌려 윙 포워드에 가깝게 기용하고, 쿠티뉴와 아르투르가 로지를 도와 왼쪽에서 공격을 주도하게끔 하면서 한국의 수비 뒷공간을 공략했다. 특히 오른쪽에서 윙어 황희찬의 부족한 수비 가담과 풀백 김문환의 불안함을 역이용하는 모습을 자주 연출했다. 그리고 그 결과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한 로지는 측면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가져갔고, 선제골의 기점이 되는 크로스를 성공시킬 수 있었다.


그렇다고 브라질의 공격 전개가 왼쪽 측면에서만 활발했던 건 또 아니다. 브라질은 오른쪽에 위치한 제주스가 측면으로 넓게 벌리면서 한국 수비를 끊임없이 흔들었고, 원톱으로 나선 히샬리송도 측면으로 빠지면서 제주스를 도왔다. 여기에 다닐루가 간간이 오버래핑을 시도하면서 오른쪽 측면에서도 활발하게 공격을 진행했다. 실제 브라질은 좌, 우측면 공격 전개 비율에서 비슷한 수치를 보였고, 세 번째 득점 역시 오른쪽에서 뛰어 들어오던 다닐루의 발에서 나왔다.


측면에서 흔들어 놓은 브라질의 다음 공략은 중원 싸움이었다. 브라질은 아르투르-파케타로 구성된 미드필더 라인이 개인 기량으로 한국을 압도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효율적인 움직임을 바탕으로 우위를 점하면서 한국을 흔들었다.


이날 브라질 전술의 핵심이었던 파케타


일차적으로 브라질은 쿠티뉴가 중앙으로 좁혀 들어올 때 이를 막기 위해 주세종이 달라붙게 되자 아르투르가 좀 더 자유로운 상황 속에서 전반적인 빌드업을 주도하며 공격을 전개했다. 황희찬이 압박하려 했지만 일대일 구도에서 아르투르는 쉽게 벗어났다. 결과적으로 아르투르는 이날 자유로움 속에 수시로 전방으로 패스를 공급했고, 또한 직접 볼을 몰고 나가 수비를 흔들면서 팀 승리의 숨은 공신이 됐다.


아르투르가 빌드업을 주도했다면, 또 다른 중앙 미드필더 파케타는 좀 더 공격적으로 올라가면서 공격을 이끌어나갔다. 파케타는 정우영의 맨투맨 마크에서 벗어나 높은 위치까지 전진한 다음 히샬리송과 서로 호흡하며 공간을 만들어주고, 상대 수비를 끌어내 상대 뒷공간을 공략했다. 파케타가 침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며 수비를 끌어내리고, 히샬리송이 뒷공간 루트를 열어주는 셈이다. 여기에 파케타는 하프 스페이스 공간에서 움직임을 가져가면서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공격을 전개했고, 특히 히샬리송, 제주스와 삼각편대를 구축하는 중심점이 되어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결과적으로 선수들 간의 수준 차이가 분명히 있었고, 브라질의 기세가 상당하긴 했으나 그보다는 브라질이 한국의 약점으로 꼽힌 측면 수비 조직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중앙에서 효율적인 움직임 속에 공격을 전개하며 대승을 일궈낼 수 있었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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