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날과 이별을 결심한 알렉시스 산체스
이적시장이 불과 6일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아스날의 공격수 산체스와 리버풀의 미드필더 쿠티뉴 이 두 선수의 남은 앞으로의 행보가 이번 프리미어리그 이적시장 최대의 관심사이다. 두 선수 모두 각 클럽을 대표하는 에이스이며 그동안 보여준 활약을 고려한다면 이적 여부에 따라서 팀의 전술이 뒤바뀔 수 있을 정도로 파급력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다른 클럽과 연결이 계속 되고 있으며 선수들도 이적을 강력하게 원하고 있다. 팀에서는 더 붙잡아두고 싶은 마음이지만 이미 선수의 마음이 떠난 상태에서 잡기는 힘들어 보인다. 이적시장 문이 닫히기까지 더 지켜봐야겠지만 두 선수가 이적을 하게 된다면 이번 여름 이적시장은 엄청날 것으로 예상한다.
산체스는 지난 시즌부터 팀 동료와 갈등을 빚으며 이적을 요구했고, 아스날과 재계약을 거부하며 현재 계약 기간이 1년 남아있는 상황이다. 내년이 되면 자유계약 신분으로 팀을 떠날 수 있기 때문에 구단 입장에서는 산체스의 이적료를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팔아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산체스가 팀의 에이스인 만큼 구단 입장에서는 쉽게 팔기도 어려운 입장이다. 산체스는 지난 시즌 리그 전 경기에 출전해 24골을 넣으면서 케인, 루카쿠에 이어 득점 순위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도움 역시 10개를 기록하며 공동 5위에 올랐다. 엄청난 공격포인트를 만들어내면서 아스날을 이끌었다. 스탯에서도 말해주듯 지난 시즌 고군분투하면서 아스날의 공격을 이끌었다. 하지만 아스날은 4위 안에 들지 못했고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지 못하게 되었다.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누비고 싶은 산체스에게 아스날은 더 이상 남을 이유가 없는 팀이 되었다. 더군다나 구단에 빅 네임 영입을 요청했지만 실패하면서 산체스는 지칠 대로 지쳤다. 이제는 정말 아스날과 결별을 선택할 일만 남았다.
쿠티뉴는 바르셀로나에서 이적 제의를 계속하고 있지만, 리버풀은 팀의 핵심전력인 만큼 쉽게 내주지 못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클롭 감독이 쿠티뉴를 팔아서는 안 된다며 잡아달라고 구단에 직접 요청할 정도이다. 하지만 챔피언스리그 로스터 등록을 거부하고 바르셀로나와 개인 협상까지 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거로 봐서는 쿠티뉴는 이적을 생각하고 있다. 클롭 감독이 부임하고 나서부터 공격적으로 변한 리버풀 전술에서 쿠티뉴는 없어서 안 될 존재로 다시 각인되었다. 하지만 리버풀에서 뛰는 동안 우승컵 하나 들어 올리지 못한 쿠티뉴는 우승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마침 네이마르가 파리 생제르망으로 이적하면서 본인을 강력하게 원하는 바르셀로나의 제안을 뿌리칠 수는 없었다. 결국 구단에 이적 요청서까지 제출한 상태이다. 현재 구단끼리 계속해서 말이 오가고는 있지만, 리버풀은 올해 초 재계약을 체결한 쿠티뉴를 쉽게 보내줄 수 없다며 NFS 선언을 했다. 과연 이 두선수의 운명은 어떻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이적 문제로 문제를 앓았던 오스만 뎀벨레, 문제를 안고 있는 킬리안 음바페의 모습
이적이 거부되거나 불발되면서 선수들은 그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기 위해 훈련을 거부하거나 보이콧을 선언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들어 이런 경우가 많이 발생하는데, 이는 빅 클럽을 선호하거나 더 큰 무대에서 뛰고자 하는 젊은 선수들의 욕심히 지나쳐서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 도르트문트에서 바르셀로나로 이적을 한 뎀벨레도 처음에는 구단에서 이적을 완강히 거부했다. 그러자 훈련장에 나타나지 않았으며 구단은 징계를 내리면서 강한 처벌을 했다. 결국 선수의 뜻을 꺾지 못하고 한화 약 1900억 원의 이적료를 받아내며 떠나보냈다.
모나코 소속 음바페도 마찬가지이다. 모나코는 음바페 영입을 시도하는 파리 생제르망, 레알 마드리드의 제의를 거절하고 있다. 잠재력이 풍부하고 팀에서 에이스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되는 선수를 쉽게 내주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파리 생제르망의 경우는 리그 내 라이벌 클럽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이에 음바페는 훈련 중에 동료와 불화설을 일으키는 등 이적이 성사가 안 되면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남은 기간을 더 지켜봐야겠지만 음바페의 이적 가능성은 높아 보이며 이적료도 엄청난 금액이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뿐만 아니라 올해 1월 겨울 이적시장에서 웨스트햄 소속의 파예가 친정팀 마르세유로 이적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문제가 있었다. 마르세유는 향수병으로 고생하는 파예의 마음을 흔들면서 복귀를 제안했다. 파예는 이에 넘어가면서 훈련 거부 및 태업을 선언했고 구단과 마찰을 빚었다. 최종적으로 이적은 성사됐지만, 이적 후 잡음이 끊이질 않았고 팀에게나 선수에게나 좋지 못한 과정이었다. 웨스트햄은 팀의 에이스 파예를 대체할 선수를 구하지 못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원하지 않은 갑작스러운 이적을 맞이해야 했다. 웨스트햄은 파예의 태업 기간이 길어지면서 냉정하게 판단했다. '팀 분위기를 깨는 선수는 결코 필요하지 않다.' 이렇게 웨스트햄은 파예를 떠나보냈다. 프로 선수에게 있어서 프로 의식은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덕목이며 팀 분위기를 해치는 선수는 걸림돌만 될 뿐 붙잡았다가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라면 더욱 아쉽겠지만 과감하게 포기해야 한다. 새로운 선수들을 영입하고 육성하는 것이 낫다. 모든 구단들은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 팀에 도움이 안 되는 선수는 확실하게 배제하고 가야 한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팀 전체가 무너지는 최악의 상황까지 치다를 수 있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 안토니오 콘테 감독과 디에고 코스타
날이 갈수록 이적시장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선수들의 마음도 해야 릴 수가 없게 됐다. 요즘 젊은 선수들은 조금만 기량이 출중해도 빅 클럽들의 구애를 한 몸에 받기 쉽기 때문에 그만큼 욕심도 커지고 심리적으로도 뒤숭숭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구단과 감독의 처지에서 봤을 때 여러 가지 방안을 통해 노력한다면 충분히 선수들의 경기력을 향상하고 붙잡을 수도 있다. 그만큼 구단과 감독의 역량이 중요하다.
선수들은 구단의 내-외부 환경, 운영 체계, 방향성 및 목표 등을 중요시한다. 팀을 새로 옮기게 되면 적응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 부분을 신중하게 생각한다. 특히 새로운 리그에 도전한다고 하면 단순히 구단의 환경, 체계, 방향성 부분을 떠나 도시 혹은 나라까지 바뀌기 때문에 고려해야 할 점이 많다. 결국 이 모든 것들이 선수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구단에서 체계적인 운영을 통한 관리도 필요하다. 이에 요즘 구단들은 선수들이 원하는 문화, 환경 등을 제공하고자 노력한다. 선수들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걸 맞춰주는 형태이다.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선수들의 적응력에 따라 경기력이 변하고 구단에 더 머무르고자 하는 마음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감독들의 선수 관리도 나날이 중요해져 가고 있다. 현대 축구는 감독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단순히 전술 및 엔트리를 구성하고 훈련 지도, 선수단 통솔이 전부가 아니다. 선수마다 일일이 심리적인 부분, 영양적인 부분을 관리해줘야 하고 통계 수치를 분석하여 개선해야 할 점을 알려주어야 한다. 물론 코치진들의 도움도 있고 선수들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최종적인 판단은 감독의 몫이다. 선수들이 최상의 경기력을 내기 위해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심리적으로 편안한 상태가 만들어져야 하는데, 이는 감독의 역량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감독의 판단이 선수들에게는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감독의 잘못된 판단 혹은 실수가 선수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매사에 감독에 신중, 또 신중을 가해야한다.
프리미어리그 이적시장 조기 마감은 다음 달 투표로 결정된다.
선수들의 태업, 불확실한 팀의 계획, 스쿼드의 혼란 등을 이유로 최근에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은 이적 시장 조기 마감을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있다. 이 규정이 새로 통과된다면 다음 시즌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크고 이적 시장 마감일이 2~3주 앞당겨지게 되면서 시즌이 시작된 후에는 선수영입이 불가능해지게 된다. 단, 겨울 이적시장은 해당하지 않으며 피파 이적 규정에 따라 선수 방출은 허용해야 한다. 다른 리그의 클럽과는 계약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이다. 규정은 20개 구단 중 14개 구단 이상이 찬성해야 도입될 수 있다. 하지만 상위 클럽들은 반대하는 입장이 강하다. 아무래도 다른 리그의 이적시장은 계속 유지되는 가운데 프리미어리그 이적시장만 먼저 닫힌다면 경쟁에서 불리하다는 의견이 대다수이다. 유럽대항전에 참가하는 팀들의 경우 더욱 그렇다.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 파리 생제르망 등 유럽대항전 우승 가능성이 높은 팀들은 전력 보강을 더 할 수 있는 반면에 프리미어리그 팀들은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한다는 것은 가혹한 일이다. 가뜩이나 유럽대항전에서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는 프리미어리그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반면 하위 클럽들의 경우는 긍정적인 견해다. 시즌 개막 전에 이적 시장이 마감되면 주축 선수들을 유지한 채 혼란 없이 시즌 계획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또한 프리미어리그가 경쟁의 측면에서 더욱 완결성을 갖춰 나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모든 구단이 겨울 이적 시장 전까지 모두 동일한 스쿼드를 상대한다는 것을 아는 상태에서 시즌이 시작하기 때문이다. 최종적으로 다음 달에 투표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새 규정은 통과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렇게 된다면 내년 여름 이적시장은 이전 여름 이적시장보다 더욱 빠르게 돌아갈 것이며 상위 클럽들은 대책을 마련하기에 시급할 것으로 예상한다. 내년 1월에 열리는 겨울 이적시장도 상당히 중요해질 것이다. 이 계기로 프리미어리그가 발전하게 될지, 아니면 오히려 뒤로 퇴보하게 될지는 앞으로 더 지켜봐야겠으며 선수들의 선택 그리고 판단도 기대가 되는 바이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피드백 환영합니다. 공감 많이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