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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함이 계속되는 무스타피


아스날 팬들은 왜 그토록 무스타피를 떠나보내야 한다고 주장하며 그에게 등을 돌려버렸는가? 지난 22일 새벽 첼시와 아스날 경기에서 그 이유는 다시 한번 명확하게 증명됐다.


소크라티스가 부상으로 빠지고, 홀딩은 아직 컨디션이 100% 회복되지 않아 아스날로서 이날 선택할 수 있는 수는 단 하나였다. 아르테타 감독은 불안감이 쉽사리 가라앉지 못하고 있는 무스타피를 루이스와 함께 중앙 수비수로 내세웠다.


런던 더비의 자존심이 걸리면서 동시에 상위권 진입의 승부처, 그리고 무엇보다 부진한 팀 분위기의 반전이 절실한 만큼 중대한 경기지만 오히려 이런 상황을 역이용하여 선수에게 믿음을 주고 자신감을 불어 넣어 분위기를 반전시키겠다는 아르테타 감독의 계획이었다.


아르테타 감독의 이러한 선택과 결정은 그동안 기용 받지 못했던 외질에게 꾸준한 기회를 주면서 팀 분위기를 조금씩 끌어올렸고, 자카 역시 믿음을 계속 부여해준 결과 팀에 잔류하면서 이전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무스타피의 치명적인 실수로 퇴장을 감수한 다비드 루이스


하지만 아르테타 감독의 이날 선택은 완전히 실패로 돌아갔다. 무스타피의 치명적인 실수가 너무나도 큰 오점을 남겼기 때문이다.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린 지 25분경 무스타피는 어처구니없는 백패스로 첼시 공격수 아브라함에게 공을 내주는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그리고 이는 결정적으로 아브라함을 막으려고 쫓아가던 루이스가 반칙을 범하면서 퇴장을 당했고, 페널티킥을 내주면서 실점까지 초래했다.


무스타피의 치명적인 실수는 단지 실점을 했다는 문제가 끝이 아니었다. 본인의 실수로 인해 루이스가 ‘퇴장’이라는 희생을 감수하게 되면서 아스날은 남은 65분 동안 스탬포드 브릿지 원정에서 한 명이 없는 채 싸워야 한다는 최악의 상황까지 이어졌다. 그렇지 않아도 주도권을 첼시에 완전히 내준 채 끌려가고 있었는데, 수적 열세 속에 더 어려워진 경기를 풀어나가게 됐다. 무스타피의 발끝에서 나온 실수 한번이 아스날을 최악의 위기로 몰아 내세운 셈이다.


물론 아스날은 생각보다 첼시의 화력을 잘 막아냈고, 수적 열세에도 뒤로 물러나지 않고 끝까지 버텨내며 무승부를 거두었다. 아스날로선 극적이었고, 대단한 승부였다. 박수받을만한 가치가 있었다.


하지만 이런 대단함 속에 패배를 면했다는 위안은 뒤로하고, 무스타피의 치명적인 실수가 계속해서 팀을 망치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그를 떠나보내야 하는 게 맞지 않나 싶은 생각이다. 무스타피의 어이없는 실책성 플레이가 이번만 나온 게 아니었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수비 불안으로 수차례 논란을 일으켰던 무스타피


무스타피는 이미 수차례 실수를 범하면서 논란을 계속 증폭시켜왔다. 특히 결정적인 순간 때마다 범하는 실수는 실점으로 직결될 만큼 위험천만한 상황이 많았다. 아스날 레전드들도 이런 무스타피의 플레이를 보고 입을 모아 비판하고 나선 바 있다. 에마뉘엘 프티는 “무스타피는 실수의 왕이다. 그가 선발로 나서는 게 놀랍다.”라며 무스타피의 출전에 의문을 내던졌고, 솔 캠벨은 “무스타피의 실력은 형편없으며, 방출해야 할 1순위 선수다.”라고 혹평했다. 무스타피 본인마저도 그동안의 실수를 인정했고, 노력하면서 달라지겠다고 다짐하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이 별로 보이지 않은 가운데 실책성 플레이가 재차 나오면서 스스로 다시 무너지고 말았다.


물론 본인 나름대로 고충이 있고 억울한 측면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냉정하게 바라봤을 때 이제는 아스날도 빠르게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 이렇게 계속 떠안고 가다가는 수비의 불안함은 나아질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을 테고, 팀 경쟁력은 물론 팬심마저 더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무스타피가 아스날을 떠나야 하는 이유는 단순히 실책성 플레이 때문만은 아니다. 실수야 둘째치고, 수비수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능력에 대한 의문도 나타난다. 최근 세계 축구에서 수비수들도 빌드업을 중요시하고 있지만 무스타피의 빌드업은 상당히 뒤떨어진다. 더욱이나 아르테타 감독 체제에서 후방 빌드업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는데, 무스타피는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 조금만 압박이 들어와도 스스로 무너지고, 무리한 패스로 상대에게 역습찬스를 내주는 경우가 태반이다.


빌드업 능력만 부족한 게 아니다. 기본적인 스피드도 부족하여 템포가 빠른 프리미어리그에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 자주 연출된다. 빠른 발을 바탕으로 커버를 제때 해야 하는데 무스타피는 이 역할을 제대로 해주지 못한다. 위치선정 역시 아쉽다. 공중볼 경합 능력은 뛰어나나 자리를 제대로 잡지 못하면서 상대 공격수에 어이없게 볼을 내주는 경우도 잦다. 결국 이 모든 걸 고려했을 때 무스타피는 스스로 180도 달라지지 못한다면 아스날은 그를 떠나보내는 게 맞다.


무스타피는 신중한 생각을 바탕으로 스스로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한편으로는 무스타피도 다시 신중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프리미어리그는 결코 호락호락한 무대가 아니다. 세계적으로 정평 받는 무대로서 그 가치가 상당하고, 매 시즌 치열함이 가득하다. 이런 무대에서 실책성 플레이가 잦다는 건 분명 문제가 되며, 본인의 가치가 낮다는 걸 스스로 말해주는 것밖에 더 되지 않는다. 기회를 부여받았으면 본인 스스로 그 기회에 보답해야 하고, 주어진 상황을 허투루 보내서는 안 된다. 지금부터라도 팬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선수, 감독이 신뢰할 수 있는 선수로 달라져야만 한다. 지금까지 응원을 보내준 팀과 팬들을 생각하면 말이다.


앞으로 무스타피가 얼마나 더 기회를 부여받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아마 아스날이 겨울 이적시장에서 추가 영입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비수가 부족한 정황을 고려하면 최소 이번 시즌까지는 함께 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번 시즌이 끝나면 한 가지는 확실하게 하고 가야 한다. 아스날이 달라지거나, 무스타피가 달라지거나 둘 중 하나는 택해야 한다는 것 말이다.


끝으로 아스날 그리고 무스타피가 이 말을 기억했으면 한다. “변화가 없으면, 발전이 없으면 퇴보는 자연스레 따라올 수밖에 없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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