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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치히에 처참하게 무너지면서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탈락한 토트넘


토트넘이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독일 원정에서 라이프치히에 0-3으로 처참하게 무너졌다. 1, 2차전 합계 스코어로 따지면 0-4 패배, 16강 탈락이다. 지난 시즌 챔스 준우승팀이 16강에 처음 오른 팀에게 탈락의 쓴맛을 본 것이다.


경기 내용을 살펴보면 토트넘의 경기력은 심각, 그 자체였다. 제대로 된 공격을 찾아볼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수비에서도 최악의 모습만 내비쳤다. 특히 스리백으로 나서면서 원정 경기에서 안정감을 찾겠다는 의도를 보여주고자 했으나 탕강가, 다이어, 알더베이럴트로 구성된 스리백은 좀처럼 견고함을 유지하지 못했다. 여기다 좌우 윙백 세세뇽과 오리에의 잦은 실수는 챔스에서 뛸 수 있을 정도인가 할 정도의 의문을 드러냈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 시즌 리그에서 8위에 올라있는 토트넘은 사실상 4위 안에 들기 힘든데다가 16강에서마저 탈락하면서 다음 시즌 챔스에서 볼 수 없게 됐다. 다음 시즌 리그에서 4위 진입을 노리며 2년 뒤에나 챔스 진출을 꿈꿔야 한다. 무리뉴 감독부터 선수단, 팬들까지 모두가 실망한 밤이었다.



떨어질 때까지 떨어진 토트넘의 팀 분위기


그렇다면 무엇이 이렇게까지 토트넘의 추락을 만들었을까? 가장 큰 이유는 전체적으로 무너진 팀 분위기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 챔스 준우승 직후 지금까지 1년 가까이 되는 시간 동안 내홍을 겪었다. 재계약 및 주급 문제로 팀 내 일부 선수들의 불만이 시작됐고, 이는 결국 재계약 거부, 팀을 떠나는 상황까지 초래됐다. 더불어 레비 회장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 포체티노 감독의 해임 등 좋지 못한 모습이 이어지며 좀처럼 팀 분위기를 수습하지 못했다.


레비 회장은 이런 상황을 반전시키고자 ‘스페셜원’ 무리뉴 감독을 선임했지만, 부임 직후 초반 좋았던 몇 경기를 제외하면 그 뒤로는 오히려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 특히 엎친 데 덮친 격 시즌 초반부터 번갈아 부상을 당하던 팀 스쿼드는, 1월 이후엔 아예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줄줄이 이탈하며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에 놓이게 됐다.


상황은 이러한데 더 비극적인 건 최근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레비 회장의 입장이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토트넘의 레비 회장은 올 시즌 팀이 리그 4위 진입에 실패해 유럽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내지 못한다면, 이적 예산을 더 축소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거액의 이적료를 투입하여 선수단을 보강해도 모자랄 판에 이적 예산을 더 줄이고, 투자를 멈춰 상황을 더 최악으로 몰아넣겠다는 레비 회장의 행동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것만은 분명하다.


구단 운영에 있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은 레비 회장


현대 축구의 흐름을 놓고 보면 과거와는 달리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팀의 발전은 물론이고 좋은 성적을 받아들일 수 없다. 과거에는 환경이 열악해도 어떻게 해서든 자체적으로 선수를 키워내며 팀의 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하나, 시간이 지난 지금은 선수들의 기량이 어느 정도 일정한 가운데 좀 더 특출난 선수들이 많아야지 더 좋은 성적을 내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다시 말해 투자를 통해 특출난 선수들을 하나둘씩 영입해야 하고, 잠재력이 있는 선수들을 확실하게 지켜내야 한다는 뜻이다. 비단 선수 영입뿐만 아니라 구단의 시설발전, 예를 들면 훈련시설, 유소년시설, 스카우트시스템, 분석시스템 등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보여준 토트넘의 행보는 사실 냉정하게 말해 현대 축구의 흐름과는 많이 동떨어져 있다. 물론 최근 클럽 레코드를 갱신하면서 은돔벨레를 영입한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그들도 나름 달라지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뿐이었지 실상 내막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말 좋은 성적을 내려는 생각이 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우승을 놓고 다투는 라이벌 클럽들과 경쟁하기 위해서 쟁쟁한 선수들을 영입해야 하는 데 오히려 주축 선수들을 다 떠나보내고, 단순히 구단의 수익적인 부분에서 이익을 내기 위한 행동만 이어졌다. 게다가 이렇게 상황이 흘러가는 가운데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은 결국 구단 경영진이 아닌 감독 한 사람에게 돌아갔고, 팀의 분위기를 더욱더 최악으로 만들고 말았다.


이제는 달라지기 위해 변화가 필요하다.


토트넘은 지난 5년간 보여준 모습을 토대로 한다면 더 이상 중위권에서 머물던 팀, 선수들을 키워내 빅 클럽으로 떠나보내면서 수익을 내는 팀이 아니다. 이제는 리그 우승을 놓고 충분히 싸워볼 수 있는 입지로 올라섰고, 더는 선수들을 팔아서도 안 되며 투자가 없어서도 안 된다. 경쟁 클럽들은 모두 선수 영입을 통해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혈안인데, 본인들만 가만히 있는 건 바보 같은 짓밖에 더 되지 않는다. 구단의 능력, 규모, 가능성은 계속해서 커지고 있는데, 운영 방식과 투자 방식이 예전과 똑같다면 이는 절대적으로 잘못된 일이라는 거다.


그렇기에 이미 한 차례 무너짐을 경험했으니 이제라도 제대로 된 투자를 통해 확실하게 팀을 만들어서 다시 우승에 도전해야 한다. 계속 미루다가는 이도 저도 안 되는 상황만 반복될 게 분명하다.


팬들은 투자, 변화를 원한다.


끝으로 팬들의 마음도 헤아려주었으면 한다. 투자가 없는, 발전이 없는 구단을 좋아하고 싶은 사람들이 어디 있을까? 말로는 “경기 보러 오세요. 멋지고 화려한 축구를 보여 드리겠습니다.”라고 하지만 그것을 지키지 않는 구단을 응원하고 싶은 팬들이 어디 있을까? 투자가 이뤄져야 경기장에서 멋지고 화려한 축구도 실현할 수 있는 것이다. 아무런 투자 없이 멋지고 화려한 축구를 보여주겠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성적이 좋지 않다고 투자를 줄여버리면 다음 시즌에는 더 좋지 않은 성적을 받게 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현대 축구는 맨땅에 열심히 헤딩한다고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던 과거와는 전혀 다르다. 투자가 없으면 팀의 미래도 사라지고 만다. 팬들이 떠나게 되는 것 또한 시간문제다. 밝은 미래를 맞이할 것인가, 어두운 미래를 맞이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구단의 자세에 달려있다. 조금씩 밝아지기 시작한 토트넘의 미래를 스스로 걷어 차버리는 일만은 없길 바란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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