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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축구계를 강타한 코로나바이러스 악몽


코로나바이러스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유럽을 강타하면서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이탈리아는 이미 사망자만 1천 명이 넘어섰고, 스페인은 120명을 넘겼다. 이외에도 잉글랜드, 독일, 프랑스, 포르투갈 등 전역에 걸쳐 확진자가 하루가 다르게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유럽 축구계에도 어마어마한 악영향을 끼치면서 무관중 경기와 일정 연기를 넘어 리그 중단의 위기까지 놓이게 되었다. 얼마 전 유벤투스의 루가니가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세리에A는 무관중 경기를 치르기로 했던 조치를 리그 중단으로 격상했고, 레알 마드리드 선수단이 격리되면서 스페인 라리가도 최소 2주간 리그를 중단키로 했다. 프랑스 리그앙 역시 내달 중순까지 모든 일정 중단을 결정했다.


그리고 바로 어제 아스날의 아르테타 감독과 첼시의 허드슨-오도이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도 빨간불이 들어왔고, ‘중단은 없다’던 사무국은 긴급회의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한 끝에 리그 경기를 4월까지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분데스리가도 결국 리그 중단을 택했다.


세리에A, 라리가, 리그앙, 프리미어리그까지 차례대로 리그 중단을 선언한 가운데, 확진 선수가 나왔음에도 경기를 감행하려고 했던 독일 분데스리가마저 끝내 리그 중단을 선언했다. 결국 유럽 5대 리그가 코로나바이러스 악몽 때문에 전부 리그를 중단하게 되었고, 비단 각국의 리그만이 아니라 UEFA에서 주최하는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도 연기를 결정했다. 아직 일정에 대한 UEFA의 구체적인 발표는 없지만, 현 상황을 봤을 때 이번 달 안에는 추진이 어려워 보인다.


아울러 각국의 연맹 및 사무국은 리그 중단 이외에도 선수와 팬들의 만남, 훈련장 방문, 구단 행사 등의 활동마저 전부 제한했고, 팬들 역시 단체로 모이는 행동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하면서 사실상 축구와 관련돼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악몽 때문에 앞날을 알 수 없는 유럽축구계다.


리그 연기를 할 경우 6월 둘째 주에 개막하는 유로 2020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유럽축구계가 앞날이 더욱더 불투명한 건 당장 선수와 팬 보호 차원에서 리그를 중단하긴 했지만, 그 이후의 문제 때문이다. 평균적으로 리그마다 남아 있는 경기 수는 11경기 내외다. 4월까지 경기가 미뤄지게 됐으니 원래 예정됐던 시즌 마감일에서 최소 보름, 최대 한 달까지 밀리게 된다. 6월 중순 이후에나 시즌이 마감된다는 뜻이다. 최악의 상황까지 가지 않는 이상 아마 각국의 연맹과 사무국들은 어떻게 해서든 시즌을 마무리해야 하기에 뒤늦게라도 모든 일정을 감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여기서 걸림돌은 6월 둘째 주에 개막하는 유로 2020이다. 국제축구연맹 FIFA의 권고에 따라 유로 2020이 예정대로 개막하려면 모든 유럽 리그는 2주 전인 5월 말에는 시즌을 종료해야 한다. 물론 유로 2020 대회를 연기하면 되지만, 그렇게 되면 문제는 다음 시즌 개막을 연기해야 할 확률이 높다. 일정 연기는 또 다른 일정 연기를 낳고, 악순환의 반복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악순환을 막고자 각국의 리그는 리그 일정을 축소하는 방향을 선택하려는 방안도 내놓고 있다. 팀들끼리 합의해 우승권,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강등권에 있는 주요 팀들만 모아 최소 경기를 치르도록 하거나, 플레이오프 방식을 통해 순위를 가리는 거다. 또는 우승팀과 강등팀 없이 리그를 종료하는 대신, 다음 시즌 22개 팀으로 리그를 운영하겠다는 방침 혹은 이번 시즌 자체 전면 무효화도 고려하고 있다. 사실 이러한 방법들이 올바르지는 않으나 최악의 상황을 면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30년 만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앞둔 리버풀에게 리그 취소 및 무효화는 치명적이다.


하지만 여기서도 문제가 발생한다. 우선 리그 일정을 줄이게 되면 구단부터 시작해서 중계 방송사, 타이틀 스폰서, 각 구단 스폰서 등 수익적으로 엄청난 손해가 발생한다. 선수와 팬들의 건강과 안전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건 맞지만, 손해를 최소화하고 높은 수익을 내야 하는 그들의 관점에서 봤을 땐 또 다르다.


큰 타격을 입는 건 우승에 근접한 팀들 역시 마찬가지다. 라리가, 분데스리가, 세리에A의 경우는 아직 우승권 싸움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으나 프리미어리그와 리그앙의 경우는 각각 리버풀과 파리 생제르망이 우승을 코앞에 두고 있다. 일정이 줄어드는 건 크게 상관이 없겠지만, 혹여나 시즌이 취소되거나 전면 무효화 된다면 그들 입장에선 억울하고,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30년 만의 숙원이었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앞둔 리버풀의 경우 더하다.


뿐만 아니라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의 일정에도 문제가 존재한다. 각국의 리그는 문제가 나타나도 일정을 줄일 수 있지만, 토너먼트가 진행되고 있는 유럽대항전은 일정 축소나 다른 방식이 애초에 불가능하기 때문에 더 큰 문제다. 중립 지역에서 단판 토너먼트로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오고는 있는데 안전한 중립 지역을 찾는 것도 불가능하고, 어쨌거나 8강부터 결승까지 최소한 13경기는 치러야 한다. 결과적으로 놓고 봤을 때 무작정 일정을 줄일 수 없고, 적절한 방안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우승팀 없이 리그를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악몽 때문에 무관중에 이어 결국 중단 된 유럽 5대 리그 및 유럽대항전


유럽축구계는 5대 리그부터 해서 유럽대항전까지 잠정 중단되면서 코로나바이러스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축구 팬들 역시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심각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상황 속에서 주말에 축구 경기를 보며 즐길 수도 없게 되었다. 안타까운 상황의 연속인 가운데 하루빨리 현 상황이 진정되고, 모든 이들이 안전하게 돌아와 유럽 축구계가 다시 밝은 날을 맞이하기를 바란다.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유럽 5대리그 및 유럽대항전 일정 변경 팩트체크 (한국시각 3/26일 기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4월 30일까지 잠정 중단

스페인 라리가 3월 12일부터 무기한 중단

독일 분데스리가 4월 30일까지 잠정 중단

이탈리아 세리에A 5월 1일까지 잠정 중단

프랑스 리그앙 확정된 일정 없이 잠정 중단

UEFA 유럽대항전 다음주 예정된 모든 경기부터 연기

UEFA 유로 2020 다음 년도로 연기


글=강동훈

사진=UEFA 공식 홈페이지, 분데스리가 공식 홈페이지, 리버풀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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