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을 데려온 울산,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구단이 되다 [강동훈의 펄스나인]

지난 시즌 역전 우승을 허용하며 좌절을 경험한 울산

2019시즌 울산은 우승에 대한 포부를 강하게 내비치며 그 어느 때보다 비장한 준비를 마쳤다. 김보경, 윤영선, 주민규, 신진호, 블투이스 등 과감한 투자를 통해 선수단 보강도 착실히 했고, 무엇보다 선수단의 마음가짐부터 달랐다. 14년 만에 우승을 일궈내겠다는 마음 하나로 똘똘 뭉친 울산이었다.

기대는 현실로 이루어졌다. 울산은 전북의 독주를 막아내는 유일한 경쟁자로 시즌을 치러나갔고, 선두에 오르면서 우승에 대한 희망을 계속 이어나갔다. 승점 79점으로 38라운드 체제에서 역대 가장 높은 승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끝내 우승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한을 풀지 못했다. 최종 라운드에서 숙명의 라이벌에 그것도 홈에서 무너지며 역전 우승을 허용한 울산은 그 누구보다 뼈아픈 시즌이었다.

이러한 울산이 우승에 실패하자 “코앞에서 우승을 놓친 울산을 성공한 시즌이라 보기 어렵다.”, “이런 기회를 놓친 울산은 앞으로도 우승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등 냉정한 평가가 이어졌다. 더불어 주축 선수들의 이탈까지 이어졌다. 김보경과 김승규는 다시 J리그로 임대 복귀했고, 믹스 디스커루드, 주민규, 황일수, 강민수 등은 팀을 떠나는 선택을 했다. (김보경의 경우 임대 복귀 후 전북으로 이적했다)

울산의 새로운 이적생, 왼쪽부터 차례대로 비욘 존슨, 정승현, 고명진, 정훈성

준우승, 실패한 시즌, 주축 선수들의 이탈 모든 것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가운데 팬들의 걱정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울산은 포기하지 않았다. 왜 그들이 아직 우승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는지, 지금까지 적잖은 금액의 투자를 비롯하여 안정적이고 점진적으로 구단을 변화시켰는지를 다시 증명하고자 했다.

울산은 지난 시즌 아픔의 설움을 잊고, 모든 것을 새롭게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새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겨울 이적시장 동안 고명진, 정승현, 윤빛가람, 조현우, 비욘 존슨, 정훈성 등을 데려오면서 선수 보강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가져갔고, 새로운 목표 및 다짐과 함께 또 다른 비전을 제시했다.

그리고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정말이지 말로만 우승 도전이 아니라, 말로만 팬들을 위하는 게 아니라 정말 몸소 행동으로 보여주면서 어려운 일을 해냈다. 울산은 과거 K리그에서 엄청난 활약을 바탕으로 국가대표팀에 발탁되고, 이후 프리미어리그와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며 한국 축구의 한 획을 그은 이청용을 영입했다.

이청용을 영입한 울산

사실 과정만 놓고보면 울산의 이청용 영입은 쉽지만은 않았다. 이전에 유럽 진출을 먼저 한 선배들이 커리어 마지막에 K리그 복귀를 고려하다가 결국 포기하고 다른 곳으로 향하거나 은퇴를 결심한 것처럼 이청용에게도 어려운 선택이었고, 더욱이나 최근 기성용의 K리그 복귀 무산으로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실제 이청용의 K리그 복귀 가능성을 그렇게 높게 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울산은 적은 가능성에도 주저하지 않으며 본인들의 비전을 확실하게 제시하면서 이청용을 설득했고, 부단한 노력 끝에 영입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특히 팀 레전드를 넘어 한국 축구계에 레전드로 남을 두 명의 선수를 외면한 모 구단의 행동과는 완전히 상반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자신들은 그들과 다르다는 걸 몸소 보여주었고, 뛰어난 프런트의 능력을 스스로 증명했다.

그리고 이렇게 확실한 투자, 뚜렷한 비전, 발전하는 수행능력을 바탕으로 새 시즌 성공을 일궈내면서 지난 시즌 실패의 아픔을 완전히 잊겠다는 다짐을 선언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단순히 새 시즌 성공을 넘어서 앞으로 더 높은 위치로 한 단계씩 차근차근 올라가겠다고 당당한 포부를 내비쳤다.

이청용 영입으로 여러 부분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울산

그도 그럴 것이 울산의 이청용 영입은 여러 부분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예고하고 있기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고 기대해볼 수 있는 일이었다. 이청용이 아무리 전성기가 지나 스피드와 몸놀림이 예전 같지는 않다고 해도 아직 K리그 무대에서만큼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선수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렇기에 그의 합류는 자연스레 팀의 전력 상승과 동시에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고, 특히 지난 시즌 2% 아쉬웠던 울산의 공격을 한 층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을 전망이다.

여기다 이청용의 경험, 노하우를 팀 동료에 전달해주며 선수들의 기량을 한껏 더 끌어올리면서 나타나는 효과도 존재한다. 이청용은 오랜 시간 유럽 무대에서 활약해오며 선진 축구를 경험했고, 또 생존경쟁을 하면서 자신만의 노하우를 충분히 쌓아왔다. 이런 경험을 팀 동료들, 특히 어린 선수들에게 전수해 준다면 지난 시즌 뒷심 부족으로 아쉽게 우승을 놓친 울산에 큰 힘이 될 수 있고, 향후 더 수준 높은 축구를 선보이며 밝은 미래를 맞이할 수 있다.

마케팅 부분에서도 큰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사실 이청용 영입 발표 첫날부터 300여 장의 유니폼이 판매되면서 특정 선수 유니폼 개시 첫날 최다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마케팅 부분에서는 이미 ‘이청용 효과’를 보고 있다. 하지만 이를 넘어서 앞으로 더 많은 팬들이 이청용을 응원하기 위해 다양한 팬 문화를 조성하고, 경기장으로 발걸음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기대효과를 예고했다.

이청용을 등에 업은 울산, 앞으로가 기대 된다.

이처럼 울산은 이청용 영입 하나로 과거 아픔과 팬들의 실망을 단번에 지워버리고, 다양한 효과를 기대하는 가운데 성공으로 향하는 길의 출발선에 다시 섰다. 물론 이청용의 좋은 활약 그리고 여러 부분에서의 효과들이 긍정적으로 나타날지는 시즌이 개막되고 진행돼봐야지 알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건 그들의 선택이 더 높은 단계로 올라가기 위해 올바른 길을 걸어가고 있다는 것과 노력이 계속되는 한 길 끝에 도달하면 분명 우승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글=강동훈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피드백 환영합니다. 공감 많이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