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는 국내 선수들만으로 한계가 있는 부분에 있어 외국인 용병들이 그 역할을 톡톡히 해준다는 측면에서 그들의 중요성이 커지면 커졌지, 줄어들지는 않는 추세다. 최근 몇 년간 데얀, 조나탄, 말컹, 제리치, 주니오, 무고사, 타가트 등 대다수 외국인 용병들이 치열한 득점왕 경쟁 속에 엄청난 활약을 보여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외국인 용병 영입의 성공이 구단에 좋은 성적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마찬가지다. 실제 승격 이후 K리그1에서 구단을 2위까지 이끈 말컹, 전북이 3연패를 하는 데 큰 공을 세운 로페즈, 대구의 에이스로서 팀에 상당한 효과를 가져다준 세징야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때문에 시즌이 거듭될수록 K리그 구단들은 외국인 용병 영입에 심혈을 기울인다. 일부 구단을 제외하면 구단 자체적으로 투자액이 크지 않고, 실패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신중함은 더해진다.
K리그 구단들은 이번 겨울에도 신중한 끝에 외국인 용병들을 영입하면서 전력을 한층 보강했다. 지난 시즌 뛰었던 선수들이 그대로 남아있기도 하지만, 새로운 얼굴들도 나타났다. 그래서 이번 주제로 새 시즌 K리그를 빛낼 새로운 외국인 용병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했다. 구단별로 올겨울 새롭게 합류한 외국인 용병들을 소개한다. 총 3편의 글로 나누었으며 차례대로 ① 전북, 울산, 서울, 포항 ② 대구, 강원, 상주, 수원 ③ 성남, 인천, 광주, 부산 순으로 한편씩 연재한다.
대구의 데얀
데얀 다먀노비치 FW, 몬테네그로, 1981년생, 187cm, 81kg / 수원 삼성 → 대구 FC
K리그에 잔뼈가 굵은 정통 공격수로서 대구의 공격을 업그레이드시켜줄 수 있는 선수이지만, 한편으로는 위험요소도 많은 선수다. 데얀은 서울과 수원에서 활약하며 K리그 통산 189호 골의 위엄을 자랑한다. 동물적인 움직임과 탁월한 위치 선정능력은 최고의 장점으로 꼽히며 골 결정력 역시 빼어나다. 상대 수비의 움직임을 미리 예측하는 플레이와 유연성, 볼 키핑 능력, 침착성, 수비 가담까지 두루 갖추고 있어 공격수로서 손색없는 카드다.
압박이 거세거나 지능적인 수비를 만나면 고전하는 부분은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단점으로 꼽히며, 조력자가 있어야지 득점력이 좋아지는 것도 어떻게 보면 단점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만 38세로 신체 능력이 떨어지고, 최근 기량과 자신감이 하락하면서 다시 폼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확실치 않은 부분은 최대 고민거리다. 기회가 왔을 때 잘 살린다면 팀에 도움이 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또다시 실패 카드로 전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원의 헨리
도닐 헨리 DF, 캐나다, 1993년생, 188cm, 88kg / 벤쿠버 화이트캡스 → 수원 삼성
지난 시즌 수비에서 불안함을 나타냈고, 구자룡, 신세계마저 떠난 상황에서 후방을 든든하게 해줄 적임자로 기대를 모으는 선수다. 헨리는 블랙번, 웨스트햄에서 선수 생활을 했고, 캐나다 국가대표로 A매치 31경기를 소화한 만큼 경험이 많다. 피지컬이 탄탄해 상대 공격수와 몸싸움, 공중볼 경합에서 쉽게 밀리지 않고, 인터셉트, 태클 등 수비적인 능력도 준수하다. 상대 움직임을 미리 예측하는 판단과 세트피스에서 위협적인 존재감도 빼놓을 수 없다.
다만 탄탄한 피지컬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부상 이력이 많아 위험부담이 있다. 종종 지나치게 공격적인 움직임, 어이없는 실수 속에 상대에게 위협적인 찬스를 내주는 불안한 모습도 반드시 해결해야 할 단점이다. 여기다 스피드가 떨어져서 발이 빠른 공격수를 막는 데 취약하다. 개막전까지 동료 수비수와의 조직력을 최대로 끌어올리고,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데뷔전 때 보여준 활약을 이어간다면 수원의 뒷문을 한 층 더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을 전망이다.
수원의 크르피치
술레이만 크르피치 FW, 보스니아, 1991년생, 187cm, 83kg / FK 젤레즈니차르 → 수원 삼성
타가트를 제외하고 두 자릿수 이상 득점한 선수가 없는 가운데 수원 공격에 새로운 활로를 열어줄 선수다. 크르피치는 동유럽 출신 공격수 특유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공격수로서 이상적인 피지컬을 소유하고 있는 가운데 상대와 경합 싸움을 즐겨 하고, 세트피스 시에 날카로운 결정력을 보여준다. 빠르고 유연한 움직임을 바탕으로 상대를 무너뜨리는 침투 역시 장점으로 꼽힌다. 공격수로서 지녀야 할 여러 요소를 복합적으로 갖추고 있어 기대를 모은다.
피지컬이 좋지만, 발밑이 부드럽지 않아 생각보다 공을 지켜내거나 동료와의 연계에 있어 2% 아쉽다. 최전방에서 머무르는 데 치중하다 보니 수비 가담이 적은 부분과 골 결정력이 준수하나 종종 찬스를 놓치는 모습도 마찬가지로 아쉬움을 나타낸다. 무엇보다 자국 리그 말고는 여타 할 커리어가 없어 적응력 문제는 최대 취약점이다. 저비용 고효율을 내기 위해선 우선 적응 문제를 해결하고, 단점을 줄이기보단 장점을 극대화해서 기대를 충족시켜야 한다.
참고로 강원의 경우 기존의 외국인 용병이 그대로 가는 가운데 새로운 외국인 합류는 없었다.
글=강동훈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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