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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전술 트렌드를 만든 두 감독, 왼쪽이 셰필드 유나이티드의 크리스 와일더 감독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현대 축구의 흐름 속에서 전술의 다양성은 꾸준하게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몇 년만 놓고 봐도 풀백을 중원에 기용하는 맨시티의 2-3-5 대형 전술, 예상과는 전혀 다른 전개로 이어지는 셰필드 유나이티드의 공격적인 스리백, 이제는 모든 팀들이 공략하는 하프 스페이스 공간 전술 등이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이렇게 감독 및 전술 분석가들은 끊임없이 연구하고 개발하며, 각양각색의 전술들을 등장시키면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왔다. 아울러 과거에 사용됐던 전술이 다시 현대에 들어서 재해석되면서 한 층 더 발전한 형태로 활용되기도 했고, 새로운 전술에 따라 새로운 해법이 등장하면서 현대 축구의 전술적인 발전은 계속 진행되어왔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는 여러 전술을 지켜보면서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고, 동시에 또 다른 무언가를 기대하며 관심 속에 축구를 지켜봐 왔다. 이번 시즌에는 또 어떤 새로운 전술이 경기를 흥미롭게 만들어줄까, 어떤 팀이 새로운 전술을 바탕으로 반전을 보여주며 돌풍을 일으킬까 하는 관심사처럼 말이다.



챔피언스리그 16강전 AT 마드리드와 리버풀의 경기 이후 안티 풋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근래 들어 새로운 전술을 기대, 칭찬하기보다는 오히려 일부 전술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비 위주의 축구 전술을 비판하는 축구 용어, 안티 풋볼(Anti-football)이 다시 수면 위로 떠 올랐다. 얼마 전 챔피언스리그에서 리버풀을 잡아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최근 라리가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헤타페 등을 비판하면서 주로 사용되고 있다.


일부 여론은 그들의 축구가 지나치게 수비적이라 박진감, 흥미로움, 긴장감은 물론이고, 감동도 주지 못하는 데 왜 계속하려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지금이라도 당장 중단해야 한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여기다 그들의 축구가 승리를 거두었다고 해서 전술적으로 뛰어난 것이 절대 아니라는 견해도 빗발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정말 이들의 전술이 비판을 받아야 하는 걸까? 사실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본다면 그렇지 않다. 그들의 전술도 인정받을 필요가 있고, 지나친 비판은 중단되어야 마땅하다. 전술적인 부분의 발전을 위해서, 그들의 전술도 충분히 가치를 지녔다는 측면에서, 그리고 무엇보다 어느 전술이든지 간에 존중받아 마땅하다는 점에서 그렇다.


헤타페와 보르달라스 감독의 축구는 존중받아 마땅하다.


오랜 역사를 지닌 축구가 끊임없이 발전하며 새로움이 추가될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히 공격축구만이 이어져 와서는 결코 아니었다. 공격축구가 유행하면 이를 막고자 수비축구가 탄생하고, 또다시 공격축구가 그 수비축구를 이기기 위해 다른 형태의 공격축구로 발전하고 서로가 상호보완적인 가운데 발전하는 관계가 유지되면서 축구 역사가 발전해온 것이다.


때문에 축구를 하는 데 있어서 옳은 방식이 존재하느냐를 생각해본다면 그건 절대 아니다. 축구에 방식은 다양하고 정답은 없으며, 공격축구든 수비축구든 축구사를 발전시켜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온 만큼 두 종류의 축구를 모두 존중하고 응원해줄 필요가 있다. 단지 재미없고, 지루하다는 이유에서 수비축구를 비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물론 팬들도 개인적인 주장을 내놓을 수 있기에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떤 전술이든 간에 감독과 팀의 노력이 더해져 만들어진 전술인 만큼 상징성을 지닌다. 그렇기에 지나친 비판, 무시하는 행동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 특히 최근 비난 여론이 거세지는 헤타페의 경우 자금 및 팀 전력이 뒤떨어지는 클럽으로서 구단 운영에 한계가 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서든지 결과를 내야 하는 입장이다. 그렇기에 그들 나름대로 고충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에 대해 지나친 비판은 멈춰서야 한다.


열정적인 수비도 충분히 희열을 느낄 수 있는 멋진 퍼포먼스의 일부


전술이 다 똑같으면 재미있겠는가를 생각해봐도 마찬가지다. 오로지 공격 중심의 축구만 존재한다고 해서 과연 축구가 재미있을까? 물론 골이 많이 들어가고, 다양한 퍼포먼스를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즐거울 수는 있다. 일부 팬들은 축구가 일종의 엔터테인먼트이자 서비스업의 일종이기 때문에 멋진 퍼포먼스 제공, 즐거움 전달을 통해 팬들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측면에서 수비축구를 지양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한다.


사실 돈을 내고 보는 팬의 입장을 생각해본다면 그들의 주장이 틀렸다는 걸 말할 수는 없을 거다. 하지만 반대로 언제까지나 한 가지만 추구해왔을 때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고, 자연스레 즐거움도 반감될 수밖에 없다는 걸 생각해본다면 또 다르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두 종류의 축구를 모두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팬들이 느끼는 멋진 퍼포먼스, 기쁜 감정은 언제까지나 주관적이다. 누구나 공격축구를 보면서 희열을 느낀다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수비축구, 열정적인 수비를 보면서도 희열을 느낄 수 있고, 멋진 퍼포먼스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단순히 수비축구만 한다고 해서 그것을 안 좋게 보고, 비판이 이어지지 않았으면 한다.


안티 풋볼로 몰아가며 비판은 멈춰서야 한다.


수비축구도 어찌 됐든 승리를 거두고 있는 전술 중 하나이고, 다양한 승리 방식의 일부라는 점에서 비판은 멈춰 섰으면 한다. 수비축구를 가지고 안티 풋볼로 몰아가는 건 잘못된 판단이고, 패배에 대한 투정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안티 풋볼이 싫다면 해결방법은 간단하다. 그 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면서 증명하면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앞서 말한 수비축구보다는 침대 축구, 시간을 끌거나 지나치게 과격한 행위, 비신사적인 행동을 안티 풋볼로 보는 게 더 맞지 않을까 싶다.


최근 라리가의 판도를 흔드는 4-4-2 전술 시스템을 소개하면서 돌풍을 일으키며 좋은 성적을 이어나가고 색다른 인상을 준 보르달라스 감독의 축구를 소개한 적이 있는데, 아래 하단의 링크에 들어가면 전술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https://false-nine.tistory.com/entry/펄스나인-라리가의-판도를-흔들어-놓은-442-전술-시스템-③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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