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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강등의 수모를 겪었던 제주


지난 시즌 제주 유나이티드는 역대 모든 시즌을 통틀어 놓고 봤을 때 최악이라고 불릴 만큼 참담한 시즌이었다. 시즌 초반부터 저조한 성적의 연속은 물론이고 마케팅, 홍보 등 전반적인 구단 운영 문제, 중간중간 팀 내 잡음에서 비롯된 문제 등이 붉어지면서 좀처럼 팬들의 마음을 돌려놓지 못했다.


기본적으로 성적이 저조하고 강등권에 머물러 있으면 어떻게 해서든 반전이 필요했지만, 감독 교체 이후에도 이렇다 할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한 제주다. 무엇보다 구단 고위 관계자들의 잘못된 판단이 이어졌고, 선수단 내부 소통과 상호 신뢰가 엉망인 가운데 제주는 결국 최하위 탈출에 실패하면서 창단 처음으로 강등 수모를 겪었다.


이런 제주는 기업구단의 강등이라는 측면에서 거센 비판이 이어졌다. 대기업으로부터 상대적으로 넉넉한 후원을 받는 가운데 승강 플레이오프는커녕 무기력한 모습만 내비치면서 다이렉트 강등됐다는 건 냉정하게 봤을 때 그만큼 지난 시즌 제주의 모습은 처참하기 짝이 없었다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제주의 코칭스태프, 남기일 사단


하지만 제주는 모든 부분에 있어서 비판을 수용하고, 지난 시즌의 아쉬움과 잘못된 점을 스스로 인정하며 새 시즌 새롭게 출발한다는 생각으로 팀의 변화를 예고했다. 강등과 동시에 다음 시즌 곧바로 승격을 목표로 삼으면서 개혁의 칼을 뽑아 든 것이다.


제주는 강등에 대한 책임을 묻고자 지난해 5월에 선임된 최윤겸 감독과 1년도 채 안 돼서 작별을 선언했다. 그리고 곧바로 지난 시즌까지 성남을 이끌었던 남기일 감독 선임했다. 추가로 남기일 사단이라 불리는 이정효 수석코치부터 마철준, 조광수, 기우성, 길레미 코치를 전부 데려오면서 코치진 교체 작업도 이루어졌다.


선수단도 기존에 주전으로 뛰어오던 주축 선수들을 대거 떠나보냈다. 김동우, 권순형, 윤빛가람, 김원일, 박진포, 김성주 등을 내보냈고, 외국인 용병 3인방 마그노, 알렉스, 오사구오나와도 계약을 해지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제주는 주장 박진포, 5년을 넘게 동고동락해온 권순형 등을 과감하게 내치는 모습을 통해 정말 말로만 개혁이 아닌 몸소 행동으로 직접 보여주었다.


올겨울 합류한 제주의 이적생


많은 선수를 떠나보낸 제주는 그만큼 많은 선수를 데려왔다. 다만 핵심적인 부분은 단지 스쿼드의 숫자만 채우는 것에 치중하지 않고, 유능한 선수를 영입하면서 팀 리빌딩에 착수했다. 무엇보다 남기일 감독이 직접 지도했던 선수를 중심으로 영입에 나섰다. 광주 시절 인연을 맺었던 정조국, 윤보상, 조성준과 성남 시절 함께했던 박원재, 공민현, 이은범, 에델을 데려왔다. 이외에도 김영욱, 주민규, 임동혁, 발렌티노스 등 K리그에서 실력을 검증받은 선수를 영입해 전력을 보강했다.


남기일 감독은 선수단의 변화가 대폭 일어난 만큼 팀 조직력 측면에서나 전술적인 부분에서나 어려움이 예상됐던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 이러한 선택을 가져갔다. 본인의 전술을 잘 알고 있는 선수들이 합류하여 기존 선수들을 돕고, 이를 통해 좀 더 수월하게 팀에 전술을 녹여내면서 선수단의 조화를 만들겠다는 치밀한 계획인 셈이다.


더불어 단시간에 팀을 만들어 다음 시즌 곧바로 K리그1 승격에 도전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앞서 말했듯 제주는 이번 시즌 곧바로 승격을 목표로 하는 중이다. 그 과정에서 ‘승격전도사’ 남기일 감독을 선임했고, 남기일 감독은 구단의 목표와 비전에 응답하기 위해 빠른 시간 내에 팀을 완성 시켜야 했다. 때문에 호흡을 맞춰본 적이 있다는 점에서 메리트가 더한 선수를 데려오는 선택을 이어나갔다.


다시 시작하는 제주, 2부에서 진가를 보여주어야 한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에 대변화에 이어 제주는 구단 내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사작업도 감행했다. 지난 시즌까지 단장을 겸임했던 안승희 대표이사와 맺어온 오랜 인연에 마침표를 찍고, SK 그룹 내에서 글로벌 성장 전략을 강력하게 추진하는 등 혁신 리더십이 돋보이는 인물로 평가받는 한중길 사업본부장을 새로운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비어있던 단장 자리에도 새로운 인물을 선임했다. 15년이 넘는 시간 동안 K리그 구단들을 오가며 다양한 실무 경험을 쌓으면서 능력을 인정받고, K리그1 최연소 사무국장으로 승진하는 등 실무적으로 뛰어난 김현희 전 울산 현대 사무국장을 단장 자리에 앉혔다. 이 밖에 제주는 푸마와 새로운 스폰서십을 체결하는 등 지난 시즌과 확연하게 달라진 행보를 보여주면서 반등을 일궈내겠다는 다짐을 보여주었다.


이와 같이 제주는 대대적인 개혁이 이루어졌고, 1부 리그 복귀의 꿈을 현실로 조금씩 가까이 가져오게 됐다. 많은 팬들도 제주의 행보를 응원하고 있다.


다만 천천히 개혁에 한 발 한 발 내딛는 제주도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것은 2부 리그를 결코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는 부분이다. 곧바로 승격을 이뤄내겠다고 자신을 내비치다가 오히려 망신만 살 수 있다. 그렇기에 코칭스태프부터 선수단 그리고 구단 책임자까지 새롭게 바뀐 가운데 단단히 마음을 먹고 새 시즌 K리그2에서 본인들의 진가를 보여주어야 한다. 왜 그들이 지난 시즌 실패했고, 이번 시즌 어떻게 새롭게 출발할 것인지 반성과 확실한 마음가짐 말이다.


2020시즌 K리그2에서의 제주를 기대해본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현재 제주가 보여주고 있는 모습들은 상당 부분 긍정적으로 흘러가며, 특히 근래 연습경기 속에서 보여준 부분들에 대한 팬들의 반응도 좋다는 부분이다. 때문에 그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고 잘 이어나가고 있다는 부분에서 2020시즌 제주를 기대해보며, 부디 지금의 다짐이 시즌이 끝날 때까지 계속 유지되는 가운데 다음 시즌 K리그1에서 다시 볼 수 있기를 바라는 바다.


글=강동훈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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