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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까지 K리그는 국내 공격수들이 대거 활약하면서 득점왕을 차지했지만, 1999년 그리고 2000년대 들어서 득점왕의 몫은 외국인 선수에게 많이 돌아갔다. 샤샤를 비롯하여 모따, 데얀, 조나탄, 말컹, 타가트 등 무려 21시즌 동안 14번이나 외국인 선수들이 득점왕을 차지했다. 이는 대다수 구단은 거액의 이적료를 들여 외국인 공격수를 영입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이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자리를 잡아나가면서 자연스레 나타나는 현상이었다.


그러나 국내 공격수들은 외국인 공격수들이 엄청난 활약을 바탕으로 득점왕을 차지하고, K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로 우뚝 올라서는 동안 가만히 지켜만 보고 있지는 않았다. 국내 공격수들도 본인들의 역량을 드러내면서 외국인 공격수들의 활약을 저지했고, 득점왕에 오르면서 자존심을 지켜냈다.


그렇다면 2000년대 접어들면서 득점왕에 오른 국내 공격수는 누가 있을까? 총 2편으로 연재했으며, 시즌별로 차례대로 살펴본다.



유병수


유병수 (2010년 인천 UTD 28경기 22득점)


2009년 이동국에 이어서 바로 다음 시즌 국내 선수 득점왕 계보를 이어준 선수이자, K리그 역사상 최연소 국내 선수 득점왕의 주인공, 바로 유병수다. 전형적인 골게터로 알려진 유병수는 탁월한 위치선정을 비롯하여 몸싸움, 드리블 돌파, 스피드, 결정력 모두 뛰어난 재능을 보인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양발잡이에다가 프리킥 능력은 덤이다.


2009년 데뷔 시즌 14득점을 기록하며 혜성같이 등장을 알렸고, 그다음 시즌 곧바로 리그에서 22득점으로 득점왕에 올랐다. 무엇보다 당시 오르티고사(17득점), 에닝요(16득점), 데얀(13득점), 루시오(13득점)까지 쟁쟁한 외국인 선수들을 제치고 득점왕을 차지하면서 국내 공격수의 자존심을 지켜줬다. 그러나 불운하게도 팀 성적이 저조해 MVP, 베스트11과는 거리가 멀었고, 여타 안 좋은 소문이 번지면서 아쉽게도 계속해서 내리막을 걸었다.


김신욱


김신욱 (2015년 울산 현대 38경기 18득점)


유병수 이후 4시즌 동안 외국인 공격수들이 득점왕을 차지해오던 가운데 오랜만에 국내 공격수 득점왕을 알린 김신욱은 K리그 내 독보적인 스트라이커로 이름을 알렸다. 198cm의 가공할만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상대 수비수를 무력화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준수한 스피드 및 연계플레이, 생각 외로 부드러운 발밑으로 최전방에서 좋은 활약을 연이어서 보여주었다.


이런 능력을 바탕으로 김신욱은 2012년(13득점), 2013년(19득점)에 이어 2015년에도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고, 데뷔 7시즌 만에 득점왕을 차지하면서 과거 이름을 떨쳤던 국내 공격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당시 윤정환 감독 지휘 아래 양동현과 투톱으로 나서면서 득점이 양산됐음에도 18득점을 올리는 놀라운 득점력을 보여주었다. 이후 울산을 떠나 전북에서 득점력을 여전히 자랑했고, 현재는 상하이에서 중국 무대를 휘젓는 중이다.


정조국


정조국 (2016년 광주 FC 31경기 20득점)


한참 득점 경쟁이 치열했던 시즌이었지만, 그들을 모두 따돌리고 득점왕에 오른 공격수는 정조국이다. 피지컬이 좋지만, 순전히 피지컬로 승부를 보는 스타일이 아닌 지능이 좋은 공격수다. 상대 타이밍을 빼앗는 슈팅이나 교묘한 라인 침투에 능하고, 골문 앞에서의 침착함과 동료와의 연계플레이가 장점이다. 적극적인 수비 가담도 그의 능력에 플러스 요인이다. 


사실 정조국은 꾸준함으로 유명했지만, 2012년 유럽 무대를 청산하고 K리그로 다시 돌아온 이후로 서울에서 생각보다 잘 풀리지 않았다. 이후 새로운 도전을 택했고, 광주에서 20득점 기록, 득점왕에 올라 그 빛을 보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케이스다. 그리고 당시 팀 성적이 좋지 못했음에도 독보적인 활약으로 MVP, 베스트11까지 3관왕을 차지하면서 커리어 역사상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이후 강원을 거쳐 현재는 제주에서 뛰는 중이다.


글=강동훈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 현대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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