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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머스전에서 멀티 골을 터트린 손흥민


한국 시간으로 12일 새벽에 열린 프리미어리그 30라운드 본머스와 토트넘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멀티 골을 뽑아내면서 양 팀 통틀어 최고의 활약을 선보였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결승 골과 쐐기 골을 바탕으로 4-1 대승을 거두며 리그 4연승을 이어나갔고 3위로 올라서게 되었다.


정말 손흥민의 최근 폼은 누가 쉽게 꺾을 수 없을 만큼 절정에 올라있다. 로치데일과의 FA컵 경기에서 2골 1도움, 29라운드 허더즈필드와의 경기에서 2골,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유벤투스와의 경기에서 1골을 기록하면서 이번 본머스전 골까지 더하면 4경기 동안 7골 1도움이다. 정말 최근에 토트넘에서 가장 핫 한 선수이며 없어서는 절대 안 될 에이스로 거듭났다.


손흥민은 경기가 끝나고 인터뷰에서 "유벤투스전 패배로 많이 아쉬웠는데 다시 승리를 거두며 반등에 성공해서 기쁘고, 동료들이 없었다면은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동료들과 코칭스태프가 나를 많이 도와준다."라고 말하며 기쁨을 표현함과 동시에 겸손함까지 갖춘 언행을 보여주었다.



왼발 발리슛으로 역전 골을 넣은 손흥민


이날 본머스의 하우 감독은 주중에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치러서 체력적으로 부담감을 안고 경기에 임하는 토트넘을 상대로 강한 압박을 지시했다. 특히 팀 내 득점 1, 2위를 달리고 있는 케인과 손흥민을 집중적으로 견제하기 시작했다. 이는 먹혀들어 갔고 첫 골은 본머스 쪽에서 먼저 나왔다. 전반 7분에 스미스의 크로스를 이어받은 스타니슬라스는 침착하게 슛을 때려 골망을 갈랐다.


선제골을 먹힌 토트넘의 포체티노 감독은 초조했고 급해졌다. 순위 싸움이 치열한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위해서 승점을 더 많이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토트넘은 곧바로 반격에 나섰고 이날 좌측 윙 포워드로 나온 손흥민과 최전방 공격수 케인을 주로 활용했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었고 본머스 수비수들은 최근 좋은 폼을 유지하고 있는 손흥민을 막기 바빴다. 특히 우측 풀백으로 나온 프렌시스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본머스의 수비벽을 뚫기는 어려웠고 업친데 덮친 격 전반 34분, 케인이 발목 부상으로 아웃이 되면서 토트넘으로서는 큰 고비를 맞았다. 포체티노 감독은 요렌테 대신 에릭 라멜라를 꺼내 들었다. 이는 좌측 윙 포워드에 있는 손흥민을 최전방 공격수로 올리겠다는 뜻이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원톱, 혹은 케인과 투톱으로 경기에 나서서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준 바 있었기 때문에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을 믿고 기대를 건 셈이었다.


토트넘은 곧바로 알리가 동점 골을 뽑아내면서 추격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그리고 후반전부터 손흥민이 맹활약하게 되면서 '손흥민 원톱' 카드는 적중했다. 후반 17분 손흥민은 좌측에서 알리가 올려준 크로스를 왼발 발리슛으로 마무리했다. 약간 빗맞으면서 정강이 쪽에 맞았지만 이게 오히려 아스미르 베고비치 골키퍼의 타이밍을 뺏으면서 골로 기록됐다. 그리고 후반 42분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패스를 이어받은 손흥민은 상대 수비수가 다 올라온 상황에서 역습 찬스를 맞이했고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베고비치를 제치면서 침착하게 골을 넣었다. 이번 시즌 18호 골, 리그 12호 골이었다. 이후 토트넘은 오리에가 한 골 더 넣으면서 4-1 스코어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날 손흥민의 원톱은 대성공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1994-95시즌 블랙번 로버스의 프리미어리그 우승 멤버이자 1997-98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올랐던 크리스 서튼은 "산체스 대신 손흥민과 함께 하고싶다. 근면 성실하고 다재다능한 손흥민은 올라운드 플레이어로서 어디에서도 활약할 수 있다."라고 말하며 극찬했다. 앙리도 "손흥민이 9번 자리에서 뛸 때가 좋다. 그는 좌, 우, 중앙 가리지 않고 어디서든 제 몫을 해준다. 손흥민은 토트넘에 많은 것을 안겨줄 수 있는 선수이다."라고 말하며 손흥민의 활약을 인정했다.


손흥민은 베고비치를 제치고 시즌 18호 골을 성공시켰다.


손흥민의 가장 큰 장점은 아무래도 양발잡이다. 이번 시즌 손흥민이 넣은 골을 살펴보면 오른발로 8골, 왼발로 8골, 머리로 2골을 터트렸다. 확실히 양발을 잘 쓰다 보니 오른발, 왼발 득점비율이 5:5로 똑같은데, 이는 오른발과 왼발의 결정력이 별 차이가 없다는 뜻이다. 이렇다 보니 어디에서도 골을 넣을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이번 시즌에는 헤딩도 많이 시도하면서 머리로 2골을 뽑아냈다. 갈수록 점점 더 발전하면서 무서운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손흥민은 좌측, 우측, 중앙 가리지 않고 활약이 가능하다. 주로 좌측 윙 포워드로 많이 출전하지만 경기에 들어서면 좌측에만 머무르는 게 아니라 우측, 중앙 가리지 않고 팀원들과 계속 스위칭을 하면서 움직임을 가져간다. 또한, 우측 윙 포워드, 중앙 공격수로 출전해서도 본인의 장점을 잘 살려냈는데 빠른 스피드와 뛰어난 드리블 돌파, 날카로운 슈팅 능력을 갖춘 손흥민은 2선 어디에서 뛰어도 항상 제 몫을 해주었다.


상대 수비수들 입장에서 양발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손흥민을 막는 것은 매번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슈팅을 때릴지 모르기 때문에 손흥민의 움직임을 계속 주시하면서 막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슈팅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패스, 크로스, 돌파도 골고루 잘하기 때문에 손흥민을 막아 내는 것은 더 어렵다. 손흥민도 이점을 잘 활용하여 상대 수비수가 본인에게 붙을 때마다 센스 있는 플레이로 실수를 유도한다. 그렇기에 상대 수비수들은 손흥민을 맞닥트리면 집중력을 최대한 발휘해야 한다.


포체티노 감독도 이제는 이런 손흥민을 좀 더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손흥민에게 자유를 부여해서 본인의 플레이를 끌어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지만, 더 자신 있는 플레이를 가져갈 수 있도록 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위협적인 선수가 될 것이다. 또한, 주전으로 중용하여 더 이상 출전시간에 논란이 없도록 해야 한다. 이 정도의 활약을 보여주었는데도 아직도 출전시간이 적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더 많은 기회를 부여해서 토트넘을 넘어 프리미어리그에서 핵심선수로 자리 잡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이미 지난 시즌 두 차례 이달의 선수상을 받은 손흥민


손흥민은 현재 3월에 열린 프리미어리그 두 경기에서 4골을 뽑아냈다. 지금까지 흐름을 놓고 봤을 때 3월 이달의 선수상이 유력해 보인다. 이번 주말은 FA컵 때문에 다음 주는 A매치 기간이라서 리그 경기가 없고 이달 말에 첼시와 경기를 갖게 된다. 첼시와의 경기에서의 활약이 아마 이달의 선수상을 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 판가름이 날 것으로 보인다. 첼시와의 경기에서도 골을 넣어 가치를 증명하고 이달의 선수를 수상하기를 바란다.


이달의 선수는 팬 투표 10%와 프리미어리그 각 팀의 주장 그리고 패널들의 투표 90%로 이루어진다. 패널에는 시어러, 앙리, 퍼디난드, 캐러거 등이 있다. 이달의 선수를 수상하려면 스탯적인 부분이 가장 중요하지만, 경기 내용적으로 얼마만큼 팀에 영향을 끼쳤는지도 중요하다. 손흥민은 이미 지난 시즌에 두 차례 수상을 한 적이 있다. 지난해 9월과 4월에 수상했는데 당시 기록을 살펴보면 9월에는 3경기에서 4골 1도움, 4월에는 6경기를 소화하면서 5골 1도움을 기록했었다.


현재까지 3월 한 달 동안 4골로 가장 많은 득점을 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다비드 실바와 크리스 우드가 3골로 손흥민 뒤를 잇고 있는데 다비드 실바와 우드가 4골을 넘지 않는 이상 손흥민이 이달의 선수상을 가져갈 확률이 높다. 이외에도 다른 선수들이 4골 이상을 뽑아내지 않는다면 손흥민의 3번째 이달의 선수상을 기대해 볼 만하다. 또한 손흥민은 4골을 넣은 것을 떠나서 두 경기 모두 팀의 승리를 이끄는 결승 골이었고 9점대의 평점과 MOM을 받았기 때문에 충분히 받아 마땅하다.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유벤투스전에서 손흥민은 부폰을 상대로 골을 넣었다.


4경기 동안 무려 7골을 넣은 손흥민은 이번 시즌 18호 골을 기록하면서 20골까지 두 골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시즌 중반에 접어들면서 득점 페이스가 주춤하여 많은 이들이 걱정했지만 벌써 이번 시즌 18골을 넣은 손흥민이다. 여론과 팬들의 걱정을 한 번에 날려버만큼 최근 손흥민의 골 감각은 물이 올랐다. 4경기 동안 7골을 넣으 손흥민은 오른발, 왼발, 머리 가리지 않고 신체를 모두 활용하면서 골망을 갈랐다. 언제 어디서든 득점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손흥민의 골 장면을 보면 드리블 돌파를 통한 골, 침투에 이은 헤딩 골과 발리 골 등 정말 다양한 루트를 통해 골을 만들어냈다. 정말 대단한 모습이다.


당장 이번 주말에 스완지 시티와 FA컵 8강전이 열린다. 현재 케인이 부상으로 못 나오는 상황에서 아마 손흥민이 원톱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 토트넘은 케인이 없을 때 더 좋은 모습이 나왔었다. 케인은 프리미어리그와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공격수로 많은 골을 뽑아내면서 위협적이지만 본인 위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성향이 심하다 보니 팀플레이 부분에서 별로 좋지 않았다. 과르디올라 감독도 "토트넘은 케인의 팀이 아닐 때가 더 낫다"라는 의견을 밝힌 바가 있다. 케인이 없는 상황에서 손흥민은 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고 현재 컨디션도 좋기 때문에 스완지 시티의 수비벽을 충분히 뚫어낼 수 있다. 2선에서 지원만 잘 해준다면 득점을 노려볼 만하다.


토트넘은 앞으로 리그 8경기와 FA컵은 경기결과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많으면 3경기까지 치르게 된다. 아직 경기 수가 충분하기 때문에 손흥민은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도 20골을 바라볼 수 있다. 그리고 지금의 페이스를 계속 유지해 나간다면 지난 시즌 기록했던 본인 최다 골을 다시 한번 넘어 설 수도 있다.


이제는 정말 토트넘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선수로 자리 잡은 손흥민이 앞으로 더 성장해서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고 세계를 대표하는 공격수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바이다. 또한, 이번 연도에 열리는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대한민국 대표 공격수로 좋은 활약을 계속 이어나갔으면 좋겠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토트넘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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