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월간지 베스트일레븐에서 추최하는 축구기자 오디션 'DREAM F WRITER SEASON 3' 4라운드에서 탈락하면서 제 도전은 아쉽지만 여기서 멈추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처음 500명이 넘는 지원자 속에서 오래 살아남지 못할 거라 생각했지만, 22명까지 뽑힌 것에 만족하며, 이번 도전을 통해 여러가지 배울 수 있어서뜻깊은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 제 도전에 응원과 축하의 말씀해주신 이웃블로거분들 다시 한번 감사하고, 제 블로그에 방문해주시는 분들에게도 감사합니다.
아래는 제가 그동안 미션했던 글을 첨부했습니다. 혹시라도 관심있는 분은 읽어보세요 :)
[미션 주제] 벤투호의 카타르 가는길
벤투호, 카타르 월드컵까지 순항하기 위해선 유연성이 필요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취임한 지 어느덧 1년하고도 6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그의 부임 이후 대표팀은 많은 변화를 일궈냈다. 우루과이,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등 남미 강호를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뽐내며 승리를 거머쥐었고, 동아시안컵 우승 쾌거도 이뤄냈다. 이런 벤투호가 2년도 채 안 된 시간 동안 긍정적인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건 기반을 확고히 다졌기에 가능했다. 벤투 감독은 뚜렷한 철학을 바탕으로 대표팀의 틀을 만들었고, 그 틀을 더욱 단단하게 유지해 나갔다.
하지만 팀을 운용하는 데 있어 지나치게 고착화적인 부분은 성공으로 나타나기도 했으나 실패로도 크게 다가왔다. 아시안컵 8강 탈락이 대표적이었고, 현재 월드컵 2차 예선에서 고전하고 있는 부분 역시 마찬가지다. 대표팀 특성상 소집 기간이 짧고, 단기간에 그의 철학과 신념을 녹여내기 위해서라는 변명을 내세울 수 있다 하더라도 분명 문제라면 문제였다.
특히 최근 다양한 전술적 개념이 등장하면서 하루가 다르게 트렌드가 바뀌고, 경기 흐름에 따라 수시로 전술이 변동하는 현대 축구를 떠올려보면 유연성이 뒤떨어지는 부분은 벤투호의 커다란 문제로 이어졌다. 본래 처음 대표팀 감독을 선임할 당시 이런 부분을 어느 정도 고려했었지만, 현시점에서 벤투 감독을 보면 사실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예로 경기장 내외적인 환경이나 대표팀 상황 등 변수가 발생해도 별다른 변화가 없는 점. 최근 폼이 좋지 못하거나 대표팀에만 오면 기량을 100%로 보여주지 못하는 선수가 있어도 라인업에 변화를 주지 않는 점 등이 그렇다.
뿐만 아니라 아시아 팀 파훼법을 찾지 못한 가운데 빌드업 축구만을 내세우며 의미 없는 볼 점유율 속에 승리를 거두지 못하는 축구 역시 마찬가지다. 상대가 완전히 내려앉아서 수비만 하는 상황에서 사실상 볼 점유율 자체는 크게 의미가 없는데도 벤투 감독은 빌드업을 강조했다. 득점으로 연결하면서 승리를 거두고자 했더라면 밀집 수비를 흔들 수 있는 색다른 전술이나 카드를 들고나오는 게 더 효율적이었지만 벤투 감독은 그러지 못했다. 결국 이는 아시안컵 졸전 이후 8강 탈락, 월드컵 2차 예선 레바논전 무승부로 이어지는 불상사를 초래하고 말았다.
물론 최근 본인의 스타일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발탁하지 않았던 김신욱을 뽑는 등 조금은 대표팀을 유연하게 이끌어가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전술과 선수 구성 측면에 있어 변화가 많이 부족한 건 부정할 수 없다. 벤투 감독이 전술 변화를 꾀하지 않으면서 아시아 팀들이 우리 대표팀의 전술을 쉽게 분석 및 예측하고 있고, 철저하게 대책을 준비해올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더욱더 그렇다.
때문에 전술적 선택은 벤투 감독 고유의 권한이고, 이를 건드려서는 안 되겠지만 매번 똑같은 패턴을 들고나와 실패로 이어지는 마당에 더는 이러한 부분을 간과해선 안 되며, 달라질 필요가 있다. 아무리 감독 개인의 성향에 따라 선호하는 전술에 좀 더 무게를 싣거나 특정 선수들의 플레이에 초점을 맞출 수는 있겠지만, 결국 상대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대응하지 않는 자기 고집과 자기만족의 축구는 성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자신의 축구관에 대한 강한 애착과 믿음으로 일종의 자기 독단에 빠지거나 변화 자체를 주지 못하는 축구는 상대성에 대처하지 못하면서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러한 점에서 놓고 봤을 때 벤투 감독도 이제는 본인이 그동안 택했던 판단과 결정을 신중하게 되돌아볼 필요가 있으며, 상대가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의외성 혹은 융통성을 갖고, 상황에 맞게, 선수들에 맞게 전술의 유연성을 찾을 필요가 있다. 월드컵 2차 예선을 순조롭게 통과하고, 2년 뒤 열리는 카타르 월드컵에서 인상 깊은 모습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결과물을 얻기 위해서 말이다.
글=강동훈
[미션 주제] 가상 시나리오 - 2020 K리그1 결산
2020시즌 K리그를 집어삼킨 외국인 선수 TOP5
최근 몇 년간 K리그는 외국인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가져다준다는 측면에서 중요성이 커졌다. 올 시즌 역시 각 팀들은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을 기대했고, 그 가운데 지난 시즌 위력을 보여준 선수들과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은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그중에서도 엄청난 퍼포먼스를 바탕으로 올 시즌 인상 깊은 모습을 선보인 5명의 외국인 선수들을 소개한다.
# 세징야 FW, 대구 FC, 24경기 12득점 10도움 : 지난해 대구 돌풍의 주역 세징야는 올 시즌도 만점 활약을 펼쳤다. 세징야가 없으면 대구의 공격이 쉽게 풀리지 않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의 출전 여부에 따라 대구 공격의 날은 확실히 달랐다. 빠른 스피드, 현란한 드리블 그리고 날카로운 킥까지 왜 모두가 그를 주목하는지를 스스로 입증해냈다. 세징야는 시즌 초반 5경기 동안 2골을 넣으면서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고, 이후 12라운드부터 14라운드까지는 4경기 연속 득점에도 성공했다. 비록 MVP는 놓쳤지만, 최고의 외국인 선수를 뽑는다면 세징야가 압도적일 정도로 올 시즌도 그의 퍼포먼스는 대단했다.
# 라스 벨트비크 FW, 전북 현대, 24경기 14득점 3도움 :김신욱이 떠난 이후 2% 아쉬웠던 전북의 최전방을 책임져줄 특급 소방수로 등장한 벨트비크는 이적 당시 모았던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초반 적응에 애를 먹으면서 부진을 탈피하지 못하는 듯했으나, 6라운드부터 득점포를 가동하기 시작하더니 진가를 드러냈다. 이후 압도적인 피지컬을 앞세운 벨트비크는 9라운드부터 14라운드까지 6경기 연속 득점은 물론이고, 9라운드와 11라운드에서는 멀티골로 전북의 닥공축구에 마침표를 찍기도 했다. 이후 꾸준히 득점을 기록하며 리그 최고의 골잡이로 올라선 그는 중요한 순간 골을 넣으며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 데이브 불투이스 DF, 울산 현대, 24경기 2득점 :올 시즌을 앞두고 정승현, 김기희가 새롭게 팀에 합류하면서 주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불투이스는 여전히 팀 내 핵심 수비수로 맹활약을 이어나갔다. 김도훈 감독이 포백과 스리백을 번갈아 가며 활용하는 동안에도 불투이스는 수비라인의 중심을 잡으면서 상대 공격수를 틀어막았다. 특히 벨트비크, 펠리페, 빈치씽코 등과 같이 처음 맞닥뜨리는 피지컬이 우수한 공격수들을 상대로도 쉽게 밀리지 않았다. 여기다 세트피스 공격상황에서도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하더니 2골을 만들어내면서 올 시즌 최고의 수비수로서 자신의 가치를 또 증명해냈다.
# 브랜던 오닐 MF, 포항 스틸러스, 26경기 3득점 8도움 : 올해 첫선을 보인 오닐은 일명 ‘언성히어로’라는 타이틀이 붙을 정도로 자신이 맡은 일은 물론이고 팀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 속에 포항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정재용, 이진현, 이수빈이 떠나면서 생긴 중원 공백을 완벽하게 채웠고, 무엇보다 3선에서 왕성한 활동량, 폭넓은 수비, 날카로운 패스를 바탕으로 상대와의 치열한 중원 싸움에 앞장섰다. 이런 오닐은 당연히 김기동 감독으로부터 확고한 신임을 얻었고, 10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는 등 매 경기에 선발 출전하며 눈부신 활약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다음 시즌 역시 포항 팬들을 기대하게 했다.
# 아담 타가트 FW, 수원 삼성, 25경기 16득점 2도움 :지난 시즌 득점왕 타가트는 올 시즌도 K리그 무대를 평정하더니 2년 연속 득점왕을 차지하면서 데얀 이후 최초로 연속 득점왕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크르피치와 김건희가 새롭게 공격진에 가세하면서 득점이 양분될 수도 있을 거라는 우려를 낳았으나 타가트는 오히려 수원의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3라운드부터 첫 득점을 시작으로 계속 공격포인트를 쌓아나갔고, 10라운드에서는 해트트릭까지 선보이면서 정점을 찍었다. 비록 수원은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팬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지만, 타카트의 활약만큼은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글=강동훈
[미션 주제] 사랑을 주제로 한 인터뷰
'영등포 사랑꾼' 강동훈의 母 "사랑이란, 내가 나이기를 미루며 상대를 배려해주는 것"
누군가와 사랑을 이야기한다는 건 사실 쉽지 않은 일이다. 사랑을 경험해본 사람 중에서 아픔을 겪은 사람, 행복을 겪은 사람 등 각양각색인 만큼 사람마다 생각하는 바가 다 다르기 때문이다. 아울러 20대에 경험한 사랑, 30대에 경험한 사랑, 그리고 더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경험한 사랑에서도 천차만별의 의견이 나타난다는 점 역시 그 이유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점에서 놓고 봤을 때 자라온 환경이 다르며, 세대 및 이념적인 부분에서 큰 차이가 존재하는 부모님과 사랑을 주제로 대화를 이어나간다는 분명 어려운 일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편으론 부모님이 생각하는 사랑과 그 이야기를 들어보면서 동시에 자식에 대한 사랑, 자식이 추구했으면 하는 사랑 등 여러 이야기로 뻗어 나가면서 이야기를 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많은 걸 느낄 수 있는 경험이 될 수 있다. 내가 몰랐던 부모님의 속마음을 다시 헤아려볼 수 있다는 긍정적인 부분도 빼놓을 수 없을 거다.
기대를 모으며, 어쩌면 조금의 걱정을 안고 어머니와 사랑에 대해 인터뷰를 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 사랑에 대해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어머니와의 만남은 조금은 어색함이 감돌았다. 가장 먼저 어머니에게 사랑이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묻자 "내가 나이기를 미루며 상대를 배려해주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서 "사랑을 시작하면 내 시간을 내가 온전히 누릴 수 없지만, 사랑하기에 그것을 감수할 수 있는 거고 그렇게 서로가 맞춰나가는 게 비로소 사랑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어떤 사랑이든지 간에 한계가 있기 마련이고, 한편으론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감정을 잘 표현하는 일도 중요하다. 이에 대해 어머니는 "사랑에 한계가 있지만, 적당한 거리를 두고 사랑을 이어나간다면 조금은 그 한계점에 늦게 도달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서로 간의 믿음 속에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주고받는다면 한계를 극복할 수도 있다고도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어머니는 어느덧 5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적지 않은 인생을 살아오셨다. 때문에 다양한 경험을 해보셨고, 사랑에 대해서도 느껴온 감정들이 다르다. 이에 어머니는 "10대, 20대, 30대 그리고 지금 느끼는 사랑은 다 다르다. 다만 한 가정의 행복을 위해 사랑을 이어나간다는 점에서 공통점도 있는 거 같다."라고 전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랑이 다르게 느껴지듯, 사랑의 대상도 각기 다르기 마련이다. 남녀 간의 사랑을 제외한다면 대표적으로 부모와 자식 간에도 사랑을 들 수 있다. 부모와 자식 간에 어떤 사랑이 이루어져야 하는지, 지금 자식과의 사랑은 어떠한지에 대해 묻자 어머니는 "10대까지는 부모가 자식에게 필요한 사랑을 주어야 하고, 이후에는 약간의 거리를 두고 바라봐주는 사랑이 필요하다고 봅니다."라고 말한 다음 "내가 아들, 딸에게 주는 사랑의 점수는 120점이지만, 아들, 딸이 저한테 주는 사랑은 90점 정도로 평가하는데 부모는 자식에게 무한정으로 사랑을 주지만, 자식은 부모에게 무한정 사랑을 줄 수가 없어서 그렇게 생각한다."라며 자녀와의 사랑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끝으로 자녀들이 앞으로 어떤 사랑을 했으면 좋겠는지에 대해서 어머니는 "연인한테 무조건 잘해주지는 않았으면 좋겠고, 상대방의 생각이 틀리다고 생각하기보단 다르다고 이해해주는 건강한 사랑을 했으면 좋겠다."라고 대답했다. 이어서 "아들이 이제는 여자친구도 만나면서 아름다운 사랑을 좀 했으면 좋을 것 같다."라고 작은 소망을 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Q. 사람마다 사랑을 다르게 생각하기 마련인데, 평소에 사랑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셨나요.
A. 내가 나이기를 미루며 상대를 온전하게 배려해주고 존중해주는 거죠. 사실 누구나 사랑을 시작하면 내 시간을 내가 온전히 누릴 수 없고, 내 생활패턴이 송두리째 바뀔 수밖에 없어요. 허나 사랑하기에 그것을 감수할 수 있는 거고, 감수하는 와중에 상대는 그런 내 힘듦을 느끼지 않도록 스스로 인내하죠. 한편으론 상대를 최대한 존중해주기도 하고요. 그렇게 서로가 맞춰나가는 게 비로소 사랑이 아닐까 생각해요.
Q. 그렇다면 이런 사랑에 있어서도 어느 정도는 한계가 존재하지 않을까 싶어요.
A. 아무리 서로가 맞춰나간다고 해도 사랑에 한계는 있기 마련이에요. 어느 정도 사랑이 진행된 후에는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사랑이라고 해서 모든 걸 다 간섭하기 시작한다면 분명 한계점에 도달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다만 앞서 말했듯 서로 간의 존중을 우선시하고, 특히 남녀가 됐든 부모와 자식 간이 됐든 뭐든지 적당한 거리를 두고 사랑을 이어나간다면 그래도 조금은 그 한계점에 늦게 도달하지 않을까 싶어요.
Q. 서로가 존중해주는 것 말고도, 어떻게 하면 사랑이란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요.
A. 어려운 질문이네요. 기본적으로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해야지 표현이 되지 않을까요?(웃음) 사랑한다는 말이 생각보다 어려운데, 서로 간의 믿음 속에 이런 말들을 자주 주고받았을 때 진정한 사랑이라고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Q. 그러면 본격적으로 어머니의 사랑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은데, 과거 10대부터 지금 50대에 이르기까지 사랑을 경험하면서 어떤 차이점이 있었나요.
A. 10대에는 부모로부터 받은 사랑이 있었던 것 같아요. 20대에는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남녀 간의 사랑으로 커졌고요. 그리고 30대부터는 자녀를 낳고, 아들과 딸에 대한 사랑으로 이어졌어요. 다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상황에 따라 사랑을 경험하면서 느낀 건 한 가정의 행복을 유지하려고 사랑을 계속 이어나가는 공통점이 존재하는 거 같아요.
Q. 가장 궁금한 건 20대 때 아버지와의 사랑 이야기가 아닐 수 없어요. 처음 아버지를 만난 후 어떻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됐나요.
A. 사실 처음 만나 대화를 나눴을 때부터 이 남자면 같이 살아갈 수 있겠다는 믿음이 생겼어요. 그리고 그 믿음이 점점 사랑이란 감정으로 변했던 것 같아요. 그러고 결혼을 하기로 결심했죠.
Q. 그럼 지금까지도 그 사랑의 감정은 계속 유지되어왔나요.
A. 현재도 처음의 마음은 변함이 없는 것 같아요. 살아가는 현실 속에서 작은 다툼이라든가 의견 차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생기면서 조금은 감정의 기복이 있었지만, 포옹과 배려, 이해하는 삶을 살아가다 보니 지금까지도 잘 유지해온 거 같아요.
Q. 이건 조금 다른 유형의 질문인데, 언제 본인이 가장 사랑받는다는 감정을 느끼나요.
A. 어렸을 때는 아버지로부터 이쁨을 받았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지금은 자식들이 부모에 대한 사랑을 많이 깨달으면서 저를 챙겨주고 사랑해주는 것에서 느끼는 거 같아요. 예전에는 제가 자식들에게 사랑을 주려고 애썼는데, 이제는 그 반대가 되니 오묘하면서도 사랑받는 기분이 느껴져요. 사랑은 주는 만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Q.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을 이야기하셨는데.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이 어때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A. 태어나서 10대까지는 부모가 자식에게 필요한 사랑을 주어야 한다고 봐요. 이후 자식이 성장해서 독립한 후에는 약간의 거리를 두고 바라봐주고, 응원해주는 그런 사랑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요즘 보면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이 많이 줄어드는 데 아쉽기도 하죠.
Q. 그렇다면 현재 자녀와의 사랑에 대한 만족도를 점수로 평가한다면요.
A. 엄마의 입장에서는, 아들과 딸에게 너무 많은 사랑을 주고 싶은 마음이 강해서 100점 만점에 120점을 주고 싶어요.(웃음) 아들과 딸이 저한테 주는 사랑은 90점 정도라고 생각해요.
Q. 아들과 딸이 주는 사랑의 점수에서 90점밖에 주지 않은 이유가 있을까요.
A. 아들과 딸이 저를 많이 챙겨주고 사랑한다는 표현을 자주 하지만, 아직은 부모가 자식을 대하는 사랑과 자식이 부모를 대하는 사랑은 차이가 있다고 봐요. 부모는 자식에게 무한정으로 사랑을 주지만, 자식은 부모에게 무한정 사랑을 줄 수가 없다고 생각해요.
Q. 끝으로 자녀들이 어떤 사랑을 했으면 좋겠는지, 조언해준다면.
A. 사랑이라고 해서 무조건 잘해주는 것이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알맞은 조언과 그 사람의 생각을 이해해주는 건강한 사랑이라고 할까요? 그런 사랑의 감정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상대방의 생각이 틀리다고 생각하지 않고, 다르다고 이해해주는 것도 중요하고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아들이 이제는 여자친구도 만나면서 아름다운 사랑을 좀 했으면 좋겠어요.
글=강동훈
[미션 주제] 자유 주제
우리는 더는 유능한 지도자를 잃고 싶지 않다
스포츠 감독이란 직책은 정신적으로 상당한 스트레스가 따르며 하루하루가 전쟁터에서 싸우는 것처럼 고통스럽다. 특히 축구, 야구, 농구 등과 같이 여러 명의 선수를 이끌어야 하는 종목은 유독 더 심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스트레스를 받아도, 압박을 받아도 함부로 표현할 수 없고, 화가 나고 힘들어도 선수들 앞에서 그걸 숨기고 팀을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하는 것 또한 감독의 역할이다.
K리그 내 적잖은 감독들은 혈압약 혹은 위장약을 상비하고 다닌다고 한다. 그만큼 고통 속에서 견뎌내야 하는 일들이 많다는 의미다. 실제 감독은 치열한 승부의 세계에 산다는 이유로 매 경기 수천, 수만 관중 앞에서 심판을 받는다. 이기면 칭찬과 박수를 받지만 패하면 질타와 손가락질을 받는다. 뿐만 아니라 팀의 위기가 계속되면 구단 보드진의 압박에 시달려야 한다. 일부 여론에서는 그게 감독의 운명이라고 하지만 그들이 받는 고통은 쉽게 말할 수 없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 축구계는 지난 4년 사이 2명의 소중한 젊은 인재를 잃었다. 지난 2016년에는 故이광종 감독이 급성 백혈병 판정을 받고 병마와 싸우다 세상을 떠났고, 1년 뒤에는 故조진호 감독이 급성 심장마비로 팬들 곁에 잠들었다. 여기다 지난해에는 유상철 감독이 췌장암 4기 판정을 직접 밝히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세 감독 모두 큰 대회를 앞두면서 부담감을 떠안거나, 성적에 따른 스트레스를 받은 게 어느 정도 악영향을 끼쳤다. 그만큼 감독들의 압박감, 스트레스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며, 그로 인해 지도자들의 상처는 날이 갈수록 깊게 파고들고 있다는 뜻이다. 성적과 자신의 거취가 마냥 자유롭지 못하기에 일어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실제 K리그 지도자들은 입을 모아 "감독은 승부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만, 스트레스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할 때 다시 그 안에 있다. 돌아버릴 지경도 된다. 스트레스는 최대한 빨리 풀어야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또한 "감독은 1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이 정말 힘들다. 감독은 5년 계약을 해도 1개월 만에 잘릴 수 있는 직업이다. 성적에 자존심도 걸려있다.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모른다."라고 말하면서 감독의 고충을 토로했다.
이런 점들을 생각했을 때 우리는 지도자들의 건강을 우선시하며 책임질 수 있는 제도적인 시스템 도입이 절실하다. 기본적으로 감독을 향한 비난이나 압박을 주는 행동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단 스포츠 심리상담, 정기적인 건강검진 등 현실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걸 먼저 선보일 필요가 있다.
스포츠 심리상담은 최근 들어 발전이 거듭되고 있는데, 보통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과 심리 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도자들의 스트레스 예방에 관한 심리상담은 아직 미비하다. 선수보다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만, 그들의 정신과 심리 상태는 존중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정기적인 건강검진도 마찬가지다. 선수들이야 경기를 뛰기 위해서 항시 몸 상태를 관리해야 하기에 당연하나 지도자들의 건강에는 무관심하고 관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그들도 똑같은 사람이고, 건강한 삶을 살 권리가 있기에 우리는 관심을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특히 연맹과 구단들이 발 벗고 나서줘야 한다. 리그의 흥행, 좋은 결과물도 중요하지만, 사람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지도자들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갖춰 나가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또다시 비극을 맞이하지 않을 거라고 장담할 수 없다.
더 나아가 팬들도 앞으로는 감독에 대한 존중을 보이고, 그들의 판단과 선택을 믿고 응원해줄 필요가 있다. 지나친 비난과 야유는 감독들에게 있어서 하나하나가 상처가 되고, 그 상처는 큰 화를 낳는다. 우리는 감독들의 내면을 잘 알지 못하고, 무대 뒤에서 그들이 받는 고통은 더더욱 알지 못한다. 섣부른 판단 속에 지나친 비난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
아직도 우리는 ‘축구’라는 스포츠에서 감독의 중요성에 대해서 자각하지 못하는 부분이 크다. 대게 선수들의 활약과 쇼맨십 등에 관심을 기울이지, 감독은 뒷전이다. 하지만 감독의 역할은 현대 축구에 있어서 상당히 중요하다. 그들로 인해 축구는 나날이 발전하기에 더 그렇다. 지금부터라도 감독들을 위한 제도를 마련하는 등 많은 관심을 갖는 가운데, 비난과 질타보다는 그들을 지지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끝으로 우리는 더는 유능하고 책임 있는 지도자를 잃고 싶지 않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