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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새로운 사령탑에 선임된 파울루 벤투 감독 


지난 17일 대한민국 대표팀 신임 감독으로 파울루 벤투 감독이 선임되었다.


벤투 감독은 월드컵은 물론 유로 대회도 경험했으며 프리메이라리가에서 좋은 성적을 낸 감독이다. 또한 중국 슈퍼리그를 경험해 아시아 축구도 잘 이해하고 있다. 김판곤 국가대표 감독선임위원장이 밝힌 조건에 부합하는 감독이기 때문에 벤투 감독이 한국 축구에 어떤 전술을 도입할지, 한국 축구가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기대가 된다.


앞으로 4년 6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의 앞날을 응원 속에서 지켜보자.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파울루 벤투 감독과 박지성의 모습


포르투갈 출신의 벤투 감독은 현역시절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다. A매치도 35경기를 소화할 만큼 선수로서 성공한 케이스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에는 한국과 같은 조에 속하면서 인연도 있다. 다만 벤투 감독은 늦은 나이에 실력이 만개하면서 같은 시대에 활약한 루이스 피구, 후이 코스타, 주앙 핀투 등에 비해 뒤늦게 주목을 받았으며 주로 국내 무대에서만 활약하면서 세계적으로 명성도 높지 않았다. 그렇지만 포르투갈 내에서는 나름 유명 스타였다.


선수 생활을 은퇴한 후에는 곧바로 스포르팅 CP 유소년 감독으로 지도자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때 유스팀을 우승시키면서 지도력을 두각 시켰고 주제 페세이루 감독이 경질되면서 감독대행으로 스포르팅 CP 지휘봉을 잡았다. 첫 시즌 벤투 감독은 2위를 기록하면서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따냈다. 하지만 이후에도 3시즌 동안 2위에만 머물면서 중도에 사임했다. 그래도 벤투 감독은 스포르팅 CP를 이끌고 포르투갈 컵과 포르투갈 슈퍼컵에서 2년 연속 우승을 달성했으며 챔피언스리그 16강도 한 차례 경험했다.


이 계기로 지도력을 인정받은 벤투 감독은 케이로스 감독이 물러나면서 공석이 된 포르투갈 대표팀을 맡게 되었다. 이전까지 쌓은 커리어에 비해서 포르투갈 대표팀 지휘봉은 다소 무거울 수는 있지만 벤투 감독은 특유의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잘 장악했고 포르투갈 축구 협회도 벤투 감독을 지지했다. 포르투갈은 유로 2012에서 독일, 네덜란드, 덴마크가 속한 죽음의 조를 뚫고 8강에서 체코도 이겼지만 4강에서 스페인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당시 스페인은 그야말로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기였고 그런 스페인을 상대로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전 끝에 아쉽게 패했다는 점에서 벤투 감독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후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포르투갈은 독일, 미국, 가나와 함께 다시 죽음의 조에 편성되었고 독일과 미국에 밀려 3위로 탈락했다. 벤투 감독은 이후에도 계속 지휘봉을 이어갔지만 유로 2016 지역 예선에서 약체 알바니아에게 패하면서 결국 스스로 물러났. 경질된  벤투 감독은 브라질 리그에 속한 크루제이루 EC 감독으로 부임했지만 2달 만에 성적 부진으로 사임했고 올림피아코스 FC 지휘봉을 잡고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었음에도 보드진 갈등으로 해임당했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 중국 무대까지 밟으면서 커리어를 이어나갔지만 충칭 리판에서 성적 부진으로 해임당했다.


벤투 감독은 포르투갈 대표팀을 이끌 당시 호날두에게 지나치게 의존했다는 평을 받았다.


벤투 감독은 4-2-3-1 혹은 4-3-3 포메이션 주로 활용한다. 패스, 점유율 축구보다는 선 굵은 축구를 지향한다. 강한 전방 압박과 빠른 스피드를 통한 공격 그리고 조직화된 수비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해나간다. 두 전술 모두 미드필더의 역할이 중요하다. 4-2-3-1의 경우 2의 위치한 두 선수는 공격보다 수비에 무게 중심을 많이 두고 측면 혹은 최전방으로 공을 뿌려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특히 수비 시에 윙어의 수비 영역까지 커버를 해줘야 한다.


4-3-3의 경우 미드필더진에서 정해진 플레이 메이커 없이 세 명 모두가 아군 진영 박스에서 상대 진영 박스까지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경기에 가담한다. 유기적인 스위칭 플레이를 통해 공, 수에서 균형을 맞춰나가는 형태이다. 두 전술 모두 미드필더들이 많이 뛰어주면서 수비에 적극 가담해야 한다. 그렇기에 벤투 감독은 패스 및 볼 키핑 능력을 기본으로 탑재한 상태에서 90분 동안 지치지 않고 뛸 수 있으면서 스피드, 침투, 수비 능력이 준수한 미드필더 자원을 중용한다. 벤투 감독이 포르투갈 지휘봉을 잡을 당시 미드필더로 주로 기용된 주앙 무티뉴, 메이렐레스, 벨로소를 생각하면 된다.


벤투 감독이 포르투갈을 지휘했을 당시 4-2-3-1 전술


공격에서는 빠른 스피드와 뛰어난 볼 간수 능력을 지닌 윙어를 적극적으로 기용해왔다. 득점력까지 갖추었다면 더욱 완벽하다. 마침 포르투갈에는 호날두가 존재했고 벤투 감독은 호날두를 위주로 전술을 구상했다. 다만 너무 지나치게 호날두에게만 의존하면서 언론과 팬들에게 질타를 받기도 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벤투 감독은 스타 플레이어를 제대로 활용할 줄 알았던 감독이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들어서 스타 플레이어를 두고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감독들이 많은데, 벤투 감독은 선수단 관리를 잘 해내면서 팀을 장악해냈다. 이 밖에 나니도 벤투 감독에게 많은 지지를 받았다.


최전방에는 공을 잘 다루면서 결정력이 좋은 공격수 혹은 강인한 피지컬을 갖춘 공격수를 주로 활용했다. 아무래도 전술적으로 놓고 봤을 때 전방으로 가는 롱볼이 많다 보니 그럴 수 밖에 없다. 벤투 감독은 포르투갈 대표팀 시절에 포스티가에게는 공을 간수하면서 윙어에게 침투 패스를 지시했고 알메이다에게는 전방에서 수비수들과 끊임없이 싸우면서 패스 타이밍에 맞춰 침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는 신체조건, 플레이 스타일을 보면서 전술에 맞게 잘 대처하는 능력을 보여준다.


벤투 감독이 포르투갈을 지휘했을 당시 4-3-3 전술


다만 선 굵은 축구를 선호하는 만큼 점유율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기에 상대에게 쉽게 볼 소유권을 내어주는 경향이 짙다. 중앙에서 완급 조절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상대에게 쉽게 경기 주도권을 내줄 수 있다. 또한 경기장을 넓게 쓰려고 하는 성향 때문에 수비 범위가 넓고 뒷공간이 쉽게 뚫릴 수도 있다는 위험부담감도 있다. 그래서 활동량이 많은 미드필더를 기용하지만, 한국 축구의 문제점 중 하나인 체력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이 밖에 로테이션을 자주 하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베스트 11이 갖춰지면 변수가 없는 한 엔트리 변경 없이 그대로 유지한다. 그렇다 보니 선수들의 체력적 부담이 증가하고 호날두에게만 의존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 부분은 앞으로 더 지켜봐야겠지만 좀 더 효율적인 선수 운영을 해나가리라 생각된다. 


벤투 감독은 한국 대표팀에 부임하면서 자신의 코치진 4명을 모두 데려왔다.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 코치, 필리페 쿠엘료 수비 코치, 비토르 실베스트레 골키퍼 코치, 페드로 페레이라 피지컬 코치까지. 확실한 역할분담을 통해 본인의 전술을 세세하게 도입하려는 벤투 감독의 의도가 보인다. 현대 축구에서 감독의 업무는 계속 증가해 왔다. 혼자서 감당하기 힘들 정도이다. 그렇기에 감독을 보좌하는 코치진들이 더욱 세분화 되어있으며 훈련 시에 전문적으로 지도할 수 있도록 변하는 추세이다. 최근에는 세트피스가 전술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세트피스 코치까지 생겨났다. 그만큼 코치진들의 임무가 막중해졌고 전술을 구상하는데 핵심적 인물이라는 것이다. 전문화된 코치들과 함께한다면 대표팀 훈련 분위기도 더 좋아질 것이며 선수들도 빠르게 전술에 녹아들 수 있다고 생각된다.


앞으로 한국 축구의 핵심 인물이 될 벤투 감독과 코치진은 많은 것을 쏟아부어 한 단계 더 발전하도록 힘써주었으면 좋겠다. 한국 축구가 실패에서 벗어나 성공 가도를 달리는 게 모든 축구 팬들의 소망일 것이다. 벤투 감독도 팬들의 마음을 알아주리라 생각한다. 앞으로 국제무대에서 경쟁력 있게 싸울 수 있는 대표팀이 되어서 4년 뒤 월드컵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주었으면 한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을 응원한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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