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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시즌 걱정부터 앞서는 리버풀


▲ 리버풀, 아스날전 1-1 무승부 이후 승부차기 끝에 패배

▲ 리버풀, 점유율 60대 40 & 슈팅 숫자 15대8 압도했으나 1골에 그침

▲ 리버풀, 전반전 중앙 공격 비율 24%로 최저


리버풀이 중원에서 창의성 부재가 드러난 가운데 답답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결국 커뮤니티 실드에서 승부차기까지 간 끝에 패했다.


리버풀이 30일 오전 0시 30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날과의 2020-21시즌 커뮤니티 실드에서 1-1 무승부 이후 승부차기에서 4-5로 패했다. 이로써 리버풀은 2시즌 연속 커뮤니티 실드 우승 문턱을 넘지 못하게 됐다.



지난 시즌 리버풀의 고민이 무엇이었는가? 바로 중원에서의 창의성 부족과 공격 전개 어려움이었다. 이는 중원에서 공격을 풀어줄 선수가 마땅히 없다 보니 나타난 고민이었다. 조르지뇨 베이날둠은 기량이 하락하면서 예전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고, 나비 케이타와 아담 랄라나는 부상이 잦아 제대로 뛰는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 제임스 밀너와 조던 헨더슨도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중원을 누비는 스타일이라 창의성 부분에서 부족하기 마련이었다. 파비뉴는 수비에 더 치중했으며, 알렉스 옥슬레이드-체임벌린은 중앙보단 측면에서 더 많이 뛰었다. 이러한 가운데 리버풀 전 레전드이자 스카이스포츠에서 해설가로 활동하고 있는 제이미 캐러거는 리버풀에 창의성 있는 미드필더가 없는 게 문제라며 이를 비판했다.


이렇다 보니 리버풀은 중원에서 공격 전개하기보다는 좌우 측면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었다. 실제 리버풀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기준 공격 전개 비율에서 좌우 측면이 각각 38%, 36%였고, 중앙은 26% 그쳤다. 여기에 더해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와 앤드류 로버트슨이 팀 내 경기당 키 패스 1위(2.3회)와 4위(1.7회)를 기록했으며, 최다 도움에도 1위(13회)와 2위(12회)에 올랐다. 반면에 리버풀 중앙 미드필더 중에서 경기당 키 패스 1회를 넘은 선수는 없었으며, 10도움을 넘긴 선수 역시 없었다.


물론 위르겐 클롭 감독이 전술적으로 좌우 측면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부분을 생각하지 않을 순 없다. 특히 리버풀은 사디오 마네와 모하메드 살라가 좌우 측면에 버티고 있고, 리그 내 최고의 풀백 알렉산더-아놀드와 로버트슨이 존재한다는 걸 생각하면 더 그렇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는 가운데 중원에서 볼 소유를 하는 시간이 많은 부분을 감안했을 땐 분명 아쉬운 부분이었다. 그리고 이는 이번 경기에서도 어김없이 이어졌다.


리버풀 아스날전 스탯(오른쪽)


이날 리버풀은 졸전을 면치 못했다. 리버풀은 점유율에서 60대 40으로 앞섰고, 슈팅 숫자에서도 15대8로 압도했으나 이는 말 그대로 무의미한 수치였다. 정작 유효슈팅은 4차례에 그칠 정도로 답답함만 보여줬고, 공격 전개 과정에서 이렇다 할 제대로 된 찬스를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


무엇보다도 경기 초반 중원에서 볼을 오래 소유하며 경기를 리드하고 있었으나, 전반 12분경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에 선제 실점을 내줬다. 이후 반격에 나서면서 7차례 슈팅을 때렸으나 단 한 차례도 유효슈팅을 가져가지 못했고, 오히려 에디 은케티아에 유효슈팅 찬스를 내줬다. 특히 리버풀은 아스날이 수비 시에 5백으로 내려앉다 보니 결정적인 득점 찬스로 가져가는 데 있어서 어려움을 겪었다. 상대가 완전히 내려앉을 때 이를 뚫어낼 수 있는 창의적인 패스 한 방이 필요했지만, 이를 만들어내지 못한 것. 결국 어쩔 수 없이 측면 공격을 통해 슈팅을 때려내는 장면만 연출됐다. 실제 이날 로버트슨이 잦은 오버래핑 속에 크로스로만 키 패스 3회를 기록할 정도였으며, 리버풀의 전반전 공격 방향에 있어서 왼쪽 측면 공격이 무려 45%나 됐다. 반면에 중앙 공격은 24%에 그쳤다.



이에 클롭 감독은 후반 14분 네코 윌리엄스와 제임스 밀너를 빼고 타쿠미 미나미노와 나비 케이타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와 함께 조 고메스가 오른쪽 풀백으로 옮겼고, 파비뉴가 센터백으로 내려갔다. 공격 쪽에선 미나미노가 피르미누 밑에서 공격을 이끌었고, 살라와 마네가 미나미노를 좌우에서 보좌했다.


이 변화는 적중했다. 리버풀은 중앙에서 공격을 풀어나가기 시작하면서 슈팅 찬스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실제 후반전 중앙 공격 비율이 32%까지 늘어났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후반 28분 살라가 아크서클 인근에서 드리블 돌파 이후 페널티박스 안으로 패스를 넣었고, 이를 피르미누를 거쳐 미나미노가 잡고 마무리하면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다만 이후로 아스날이 수비벽을 더 두텁게 가져가면서 리버풀은 공격 전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추가 득점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경기는 결국 1-1 무승부로 끝나면서 승부차기로 이어졌고, 승부차기에서 리안 브루스터가 실축하면서 리버풀은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이렇듯 리버풀은 지난 시즌부터 이어져 온 고민이 이날도 어김없이 나타났다. 공격 전개에 있어서 중원에서 제대로 풀어내지 못했고, 결국 답답함만 떠안은 채 수비 시에 완전히 내려앉은 아스날을 상대로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한 골만 넣는 데 그쳐야 했다. 특히 베이날둠은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공수에 가담하긴 했으나, 단 한 차례의 키 패스도 기록하지 못했다. 여기에 더해 전체 패스 대비 전진 패스 비율은 21%밖에 되지 못하는 등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티아고 알칸타라 영입설이 끊이질 않고 있는 리버풀


이러한 점을 놓고 봤을 때 확실히 리버풀 입장에선 새 시즌 역시 우승 레이스를 이어나가고자 한다면 현재 가장 강력하게 연결되고 있는 알칸타라를 반드시 영입해 공격에 창의성을 불어 넣어줄 필요가 있다. 알칸타라는 드리블 돌파, 전진 패스 등이 뛰어나며 축구 지능도 탁월해 창의성을 불어 넣어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좌우 전환 패스와 경기 조율에서도 우수하다.


실제 지난 시즌 티아고는 리그 20경기에 출전하면서 71번의 드리블 돌파에 성공했다. 반면 리버풀은 베이날둠(41회), 케이타(23회), 헨더슨(17회), 파비뉴(9회) 그 누구도 티아고보다 많은 수치를 기록하지 못했다. 여기다 90분당 가로채기와 태클에서 티아고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한 리버풀 중앙 미드필더는 없다. 그나마 패스 성공률에서 베이날둠(90.8%)이 티아고(90.5%)보다 높았다.


현재 리버풀은 바이에른 뮌헨과 이적료에서 견해차가 있어 협상이 진전되지 않고 있는데, 혹여라도 알칸타라 영입이 실패로 돌아간다면 그보다 더 후회스러운 일이 없게 될 것이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 GOAL, 후스코어드닷컴, SofaScore BR Footb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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