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즌 걱정부터 앞서는 리버풀
▲ 리버풀, 아스날전 1-1 무승부 이후 승부차기 끝에 패배
▲ 리버풀, 점유율 60대 40 & 슈팅 숫자 15대8 압도했으나 1골에 그침
▲ 리버풀, 전반전 중앙 공격 비율 24%로 최저
리버풀이 중원에서 창의성 부재가 드러난 가운데 답답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결국 커뮤니티 실드에서 승부차기까지 간 끝에 패했다.
리버풀이 30일 오전 0시 30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날과의 2020-21시즌 커뮤니티 실드에서 1-1 무승부 이후 승부차기에서 4-5로 패했다. 이로써 리버풀은 2시즌 연속 커뮤니티 실드 우승 문턱을 넘지 못하게 됐다.
🗣 Jamie Carragher: "Liverpool didn’t get too frustrated but they couldn’t create anything.
— Goal (@goal) February 19, 2020
"They don’t have real creativity, certainly in midfield. That’s always been a problem."
Should Liverpool be worried? 🤔 pic.twitter.com/doAHdxxxOu
지난 시즌 리버풀의 고민이 무엇이었는가? 바로 중원에서의 창의성 부족과 공격 전개 어려움이었다. 이는 중원에서 공격을 풀어줄 선수가 마땅히 없다 보니 나타난 고민이었다. 조르지뇨 베이날둠은 기량이 하락하면서 예전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고, 나비 케이타와 아담 랄라나는 부상이 잦아 제대로 뛰는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 제임스 밀너와 조던 헨더슨도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중원을 누비는 스타일이라 창의성 부분에서 부족하기 마련이었다. 파비뉴는 수비에 더 치중했으며, 알렉스 옥슬레이드-체임벌린은 중앙보단 측면에서 더 많이 뛰었다. 이러한 가운데 리버풀 전 레전드이자 스카이스포츠에서 해설가로 활동하고 있는 제이미 캐러거는 리버풀에 창의성 있는 미드필더가 없는 게 문제라며 이를 비판했다.
이렇다 보니 리버풀은 중원에서 공격 전개하기보다는 좌우 측면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었다. 실제 리버풀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기준 공격 전개 비율에서 좌우 측면이 각각 38%, 36%였고, 중앙은 26% 그쳤다. 여기에 더해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와 앤드류 로버트슨이 팀 내 경기당 키 패스 1위(2.3회)와 4위(1.7회)를 기록했으며, 최다 도움에도 1위(13회)와 2위(12회)에 올랐다. 반면에 리버풀 중앙 미드필더 중에서 경기당 키 패스 1회를 넘은 선수는 없었으며, 10도움을 넘긴 선수 역시 없었다.
물론 위르겐 클롭 감독이 전술적으로 좌우 측면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부분을 생각하지 않을 순 없다. 특히 리버풀은 사디오 마네와 모하메드 살라가 좌우 측면에 버티고 있고, 리그 내 최고의 풀백 알렉산더-아놀드와 로버트슨이 존재한다는 걸 생각하면 더 그렇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는 가운데 중원에서 볼 소유를 하는 시간이 많은 부분을 감안했을 땐 분명 아쉬운 부분이었다. 그리고 이는 이번 경기에서도 어김없이 이어졌다.
리버풀 아스날전 스탯(오른쪽)
이날 리버풀은 졸전을 면치 못했다. 리버풀은 점유율에서 60대 40으로 앞섰고, 슈팅 숫자에서도 15대8로 압도했으나 이는 말 그대로 무의미한 수치였다. 정작 유효슈팅은 4차례에 그칠 정도로 답답함만 보여줬고, 공격 전개 과정에서 이렇다 할 제대로 된 찬스를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
무엇보다도 경기 초반 중원에서 볼을 오래 소유하며 경기를 리드하고 있었으나, 전반 12분경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에 선제 실점을 내줬다. 이후 반격에 나서면서 7차례 슈팅을 때렸으나 단 한 차례도 유효슈팅을 가져가지 못했고, 오히려 에디 은케티아에 유효슈팅 찬스를 내줬다. 특히 리버풀은 아스날이 수비 시에 5백으로 내려앉다 보니 결정적인 득점 찬스로 가져가는 데 있어서 어려움을 겪었다. 상대가 완전히 내려앉을 때 이를 뚫어낼 수 있는 창의적인 패스 한 방이 필요했지만, 이를 만들어내지 못한 것. 결국 어쩔 수 없이 측면 공격을 통해 슈팅을 때려내는 장면만 연출됐다. 실제 이날 로버트슨이 잦은 오버래핑 속에 크로스로만 키 패스 3회를 기록할 정도였으며, 리버풀의 전반전 공격 방향에 있어서 왼쪽 측면 공격이 무려 45%나 됐다. 반면에 중앙 공격은 24%에 그쳤다.
⚽️ Takumi Minamino picks the perfect time to score his first Liverpool goal as he calmly slots past Emiliano Martinez to draw the Reds level against Arsenal
— WhoScored.com (@WhoScored) August 29, 2020
15 minutes still to play at Wembley pic.twitter.com/3DRol42KsA
이에 클롭 감독은 후반 14분 네코 윌리엄스와 제임스 밀너를 빼고 타쿠미 미나미노와 나비 케이타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와 함께 조 고메스가 오른쪽 풀백으로 옮겼고, 파비뉴가 센터백으로 내려갔다. 공격 쪽에선 미나미노가 피르미누 밑에서 공격을 이끌었고, 살라와 마네가 미나미노를 좌우에서 보좌했다.
이 변화는 적중했다. 리버풀은 중앙에서 공격을 풀어나가기 시작하면서 슈팅 찬스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실제 후반전 중앙 공격 비율이 32%까지 늘어났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후반 28분 살라가 아크서클 인근에서 드리블 돌파 이후 페널티박스 안으로 패스를 넣었고, 이를 피르미누를 거쳐 미나미노가 잡고 마무리하면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다만 이후로 아스날이 수비벽을 더 두텁게 가져가면서 리버풀은 공격 전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추가 득점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경기는 결국 1-1 무승부로 끝나면서 승부차기로 이어졌고, 승부차기에서 리안 브루스터가 실축하면서 리버풀은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이렇듯 리버풀은 지난 시즌부터 이어져 온 고민이 이날도 어김없이 나타났다. 공격 전개에 있어서 중원에서 제대로 풀어내지 못했고, 결국 답답함만 떠안은 채 수비 시에 완전히 내려앉은 아스날을 상대로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한 골만 넣는 데 그쳐야 했다. 특히 베이날둠은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공수에 가담하긴 했으나, 단 한 차례의 키 패스도 기록하지 못했다. 여기에 더해 전체 패스 대비 전진 패스 비율은 21%밖에 되지 못하는 등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티아고 알칸타라 영입설이 끊이질 않고 있는 리버풀
이러한 점을 놓고 봤을 때 확실히 리버풀 입장에선 새 시즌 역시 우승 레이스를 이어나가고자 한다면 현재 가장 강력하게 연결되고 있는 알칸타라를 반드시 영입해 공격에 창의성을 불어 넣어줄 필요가 있다. 알칸타라는 드리블 돌파, 전진 패스 등이 뛰어나며 축구 지능도 탁월해 창의성을 불어 넣어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좌우 전환 패스와 경기 조율에서도 우수하다.
실제 지난 시즌 티아고는 리그 20경기에 출전하면서 71번의 드리블 돌파에 성공했다. 반면 리버풀은 베이날둠(41회), 케이타(23회), 헨더슨(17회), 파비뉴(9회) 그 누구도 티아고보다 많은 수치를 기록하지 못했다. 여기다 90분당 가로채기와 태클에서 티아고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한 리버풀 중앙 미드필더는 없다. 그나마 패스 성공률에서 베이날둠(90.8%)이 티아고(90.5%)보다 높았다.
현재 리버풀은 바이에른 뮌헨과 이적료에서 견해차가 있어 협상이 진전되지 않고 있는데, 혹여라도 알칸타라 영입이 실패로 돌아간다면 그보다 더 후회스러운 일이 없게 될 것이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 GOAL, 후스코어드닷컴, SofaScore BR Footb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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