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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NO.10 공격형 미드필더


현대 축구의 전술은 끊임없이 변화의 과정을 거쳐왔다. 그에 따라 과거에는 선수들의 개인 기량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지금 시점에선 감독의 전술에 따라 승패가 엇갈리고, 성적이 좌우되는 경향이 더 짙어졌다. 때문에 선수들은 감독의 전술적 특성에 맞춰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며, 그에 따라 여러 역할을 소화할 수도 있어야 한다.


최근 몇 년간 전술의 트렌드 변화에 따라 전형적인 공격형 미드필더가 설 곳을 잃어가고 있다. 정말 말 그대로 10번 자리에서 뛰는 선수들을 경기장에서 찾아보기 힘들며, 그들이 경기에 나서도 예전만큼의 기량과 실력을 보여주지 못한다.


대표적으로 아스날의 메수트 외질, 레알 마드리드의 하메스 로드리게스와 이스코, 맨유의 후안 마타 등이 그렇다. 이들은 전술적인 이유로 중용 받지 못하면서 경기에 나서는 횟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이로 인해 경기 감각은 떨어지고 있다. 자연스레 출전했을 때 별다른 활약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실제 외질의 스탯 변화를 살펴보면, 그는 레알 마드리드 시절 3시즌 동안 무려 80도움을 기록했고, 아스날 입단 3년째 되던 해에 19도움으로 도움왕을 차지하는 등 경기의 흐름을 뒤바꾸는 패스 한 방으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공격형 미드필더의 입지가 줄어들기 시작한 이내로 리그에서 단 한 번도 10도움 이상을 기록하지 못했고, 경기 출전 자체도 눈에 띄게 적어지면서 예전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하메스, 이스코, 마타 역시 직접적인 공격포인트를 언급하지 않아도 과거 팀 내 에이스로 올라서며 활약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더는 활용가치가 떨어진 선수로 전락했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점점 입지를 잃어가는 걸까?


㉮ 다양한 형태의 플레이메이커 존재


풀백 포지션으로 플레이메이커 역할까지 소화하는 알렉산더-아놀드


사실 플레이메이커 역할은 오래전부터 공격적 재능이 뛰어난 선수, 그중에서도 득점력, 패싱력, 경기 조율 능력 등이 탁월한 공격형 미드필더가 주로 낙점받았다.


하지만 현대 축구의 트렌드를 놓고 봤을 때 중앙 미드필더는 기본이고, 윙어와 심지어 풀백들도 플레이메이킹에 가담하는 모습을 자주 살펴볼 수 있다. 실제 최근 가장 각광 받는 선수 중 한 명인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는 풀백이지만,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움직이며 창의적인 플레이를 앞세워 뛰어난 플레이메이킹을 보여주고 있다.


즉, 다양한 형태의 플레이메이커가 등장하게 됐고,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공격형 미드필더의 필요성이 줄어드는 현상으로 이어지게 됐다고 볼 수 있다.


㉯ 포메이션 변화에 따라 사라진 자리


포메이션 변화에 따라 사라진 NO.10 자리


플레이메이커가 다양한 형태로 등장하게 되면서 굳이 포메이션에 제한을 두지 않아도 되고, 그에 따라 자연스레 공격형 미드필더의 뛸 자리가 사라진 측면도 있다.


대게 공격형 미드필더를 활용하고자 한다면 4-2-3-1, 4-3-1-2, 3-4-1-2 등 대형이 한정적으로 좁혀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최근 감독들 사이에선 유기적이면서 동시에 폭넓게 전술을 운용하기 위해 고정적인 틀을 깨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당연히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전술 운용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는 과감하게 빼기 시작했고, 그들이 뛸 수 있는 기회도 확연하게 줄어드는 현상으로 이어졌다.


㉰ 낮아진 활용가치


활용가치가 낮아진 NO.10


본래 공격형 미드필더는 현대 축구에서 가장 살아남기 어려운 포지션이기도 하지만, 갈수록 압박이 거세지고 체력 및 피지컬적인 부분에서 요구되는 부분이 커지자 한계에 부딪히며 사라져 가는 부분도 있다. 여기에 더해 과거보다 수비라인이 조직화 되면서 공격형 미드필더의 전진 패스 성공빈도가 현저히 줄어들었고, 자연스레 활용가치가 낮아지게 되면서 입지를 잃어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부족한 수비 가담


부족한 수비가담의 문제가 여전히 존재하는 NO.10


다양한 형태의 플레이메이커 등장, 포메이션 변화, 낮아진 활용가치도 있지만, 보다 직접적이며 본질적인 이유는 따로 있다. 공격형 미드필더들의 대부분 약점으로 꼽히는 수비 가담에서 나타난다.


공격형 미드필더들의 공격적 재능은 두말할 필요도 없지만, 수비 시에는 또 다르다. 물론 모든 공격형 미드필더가 해당되는 건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수비적인 능력이 부족하며, 이는 항상 문제가 제기되어 왔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점들은 최근 공수밸런스와 활동량, 전방위적 압박 등을 중시하는 전술의 흐름에서 놓고 봤을 때 확실히 기용되기 어려운 상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감독으로선 제한적인 움직임 속에 수비 가담이 취약한 공격형 미드필더를 활용하기보단 왕성한 활동량을 앞세운 헌신적인 선수들을 더 중시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높은 볼 점유율을 유지하는 공격적인 팀에선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공수밸런스를 중시하는 최근 흐름 상 공격형 미드필더는 필요치 않는 게 현실이다.


이처럼 전술의 트렌드 변화 등 여타 이유에 따라 공격형 미드필더의 모습을 보기에는 많이 어려워졌고, 그들의 중요성은 나날이 줄어들고 있다.


유행이 돌고 돈다는 말처럼 전술 역시 돌고 돌아 추후 전술의 트렌드가 바뀌면서 다시 공격형 미드필더의 시대가 돌아올 순 있겠으나 그전까진 화려한 테크닉과 날카로운 패싱력, 정교한 킥 등을 겸비한 공격형 미드필더를 보기엔 어려워 보인다. 입지를 잃어가는 공격형 미드필더들도 이젠 새로운 트렌드에 맞춰서 스스로 변화를 택해야 하는 시점이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 Dreamteam 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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