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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를 상대로 선제골을 뽑아낸 뒤 표효하는 황의조의 모습


"원샷 원킬, 찼다 하면 들어간다." 최근 대한민국 공격수 중에 이 수식어가 가장 잘 맞는 선수가 있다. 바로 어제 호주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득점을 올린 황의조다. 황의조는 호주를 상대로 전반 21분경, 김민재의 롱패스를 이어받아 침착하게 마무리하면서 선제골을 기록했다.


이로써 황의조는 지난달에 열린 우루과의와의 평가전 이후 또 한 번 대표팀에서 득점을 기록했다. 아시안게임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대표팀에서 13경기 동안 11득점을 올린 황의조의 득점력은 현재 최고조에 올라있다. 이제는 대표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핵심멤버이자 날이 갈수록 더 성장하고 있는 황의조는 특급 공격수로 발돋움하고 있다.



아시안게임 당시 바레인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달성한 황의조


사실 황의조가 다시 재조명되기 이전까지 과정은 좋지만 않았다. 7월 16일로 돌아가 보면 당시 김학범 감독이 아시안게임 최종명단을 발표하면서 황의조를 발탁했을 때 팬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인맥 축구 아니냐?", "갑자기 황의조가 웬 말이냐?", "공격수 뽑을 선수가 그렇게 없었냐?" 등 입에 주워 담기 힘든 말들이 수두룩했다. 당연한 결과였다. 아무래도 이전까지 아시안게임 멤버로 크게 언급된 적이 없었고 기존의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본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황의조는 일본(J리그-감바 오사카)으로 건너가 활동하고 있었기 때문에 팬들은 소식을 알기가 더욱 힘들었다. 그렇다 보니 황의조의 갑작스러운 발탁은 많은 팬들에게 의혹을 사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황의조는 온갖 논란과 비난을 받고도 주저하지 않았고 아시안게임에서 본인의 진가를 드러냈다.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바레인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했고, 이후 말레이시아, 이란을 상대로 한 골씩 넣기 시작하더니 8강에서 만난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한 번 더 기록했다. 이후 4강 베트남전에서 한 골을 더 추가하면서 7경기 9골(아시안게임 득점왕 차지)로 대한민국이 금메달을 따는데 크게 기여했다. 그러자 황의조를 비난했던 팬들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했고, "대한민국에 이런 공격수가 있었나?", "빛의조 대표팀에 뽑아야 한다." 등 황의조에 대한 찬사가 가득했다. 대회 전부터 마음고생이 심했지만, 황의조는 스스로 실력을 증명하면서 팬들의 비난을 단번에 잠재운 것이다.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파울루 벤투 감독은 9월 A매치 명단에 황의조를 포함했고, 황의조는 11개월 만에 다시 A대표팀에 승선하게 되었다.


사실 황의조는 아시안게임 이전에도 J리그에서 꾸준한 활약을 보였었다. 활약한 소식이 국내 팬들에게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아서 그렇지, 올 시즌 아시안게임 전까지 26경기 동안 13골(컵대회 포함)을 넣었다. 출전한 경기수에 비해 골수가 부족해 보이지만, 경기당 평균 75분을 뛰었고 0.6골을 기록했다. 나쁘지 않은 기록이었고 경기내용 면에서도 꾸준했기에 김학범 감독이 과거 인연을 떠나서 황의조를 발탁했고, 팬들에게 믿어달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었던 거다. 다행히 황의조도 김학범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면서 현재 대한민국 대표 공격수로 우뚝 올라서게 되었다.


아시안게임 당시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골을 만들어낸 황의조


그렇다면 황의조가 이렇게까지 대한민국 대표 공격수로 우뚝 올라설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탁월한 위치선정, 전방에서 다양하게 가져가는 움직임, 동료들과의 연계, 활동량 등이 있겠지만, 가장 핵심은 골 결정력이다.

황의조의 기록을 살펴보면 먼저, 아시안게임에서 7경기 동안 뛰면서 총 23개의 슈팅을 기록했다. 골문 안으로 13개를 보냈고, 그중 9개가 골로 연결되었다. 유효슈팅 1.4개당 1골을 기록해 효율성 있는 축구를 선보였다. 대표팀에서도 순도 높은 득점력은 계속되었다. 지난 9월부터 어제 열린 호주전까지 총 5경기를 뛰면서 총 6개의 슈팅, 3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했고, 그중 2개가 골망을 갈랐다. 유효슈팅 1.5개당 1골로 기록된 셈이다. 황의조는 대표팀에서 최고 수준의 공격력을 보여주었고 상대 골망을 쉽게 흔들었다.

그뿐만 아니라 황의조의 정확한 결정력은 소속팀에서도 이어졌다. 최근 감바 오사카에서 6경기 6골을 넣으면서 파죽지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황의조의 기록을 살펴보면, 19번의 슈팅 중 11번의 유효슈팅을 기록했다. 즉, 유효슈팅 1.8개당 1골을 기록한 것이다. 황의조가 괜히 골을 잘 넣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지표이다. 다시 말해 정말 필요할 때만 슈팅을 시도하면서 간결하고 정확성 있는 마무리를 보여주었다는 이야기이다. 대표팀, 소속팀 가리지 않고 어디에서든지 높은 결정력을 보여주는 모습이 정말 대단하다.

다음 월드컵에서 기대가 되는 황의조-손흥민의 조합


한국은 그동안 이회택-차범근-최순호-황선홍-안정환-이동국-박주영 이후로 걸출한 스트라이커가 없었다. 물론 이근호, 정조국, 이정협, 김신욱, 지동원 등 좋은 자원은 많았다. 하지만 이들 모두 활약이 미미했고, 그렇다 보니 공격에서 확실하게 마무리를 지어줄 선수가 없었다. 지난 두 차례 월드컵만 봐도 공격수가 넣은 골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러시아전에서 이근호가 기록한 골이 전부이다. (손흥민은 공격수가 아니라 미드필더로 포함되었다.) 그렇다 보니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은 당연히 나올 수 없었고, 팬들은 답답한 공격을 계속 봐야만 했다.


그러던 중, 김학범 감독이 비난을 무릅쓰고 발탁한 황의조가 확실한 임팩트를 바탕으로 이전 공격수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팬들을 들뜨게 했다. 벤투 감독도 현재 황의조를 꾸준히 발탁하면서 신뢰하고 있는 상태이다. 물론 벌써부터 섣부르게 판단하면 안 되고, 다른 공격수들과 경쟁을 해서 자리를 빼앗기지 않도록 노력해야겠지만 이 상태로라면 다음 월드컵에 확실한 원톱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 현재 대표팀에 황의조만한 공격수가 없고 확실한 마무리를 지어줄 선수가 부족하다. 그렇기에 황의조에게 많은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이제는 황의조와 손흥민을 선봉에 세운 대한민국이 공격에서 주저앉지 않고 높은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는 적기이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2019년 아시안컵 그리고 멀리 내다봤을 때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까지 대표팀의 공격이 한층 더 강해지고 확실한 마무리를 보여주기를 기대하면서 황의조와 나머지 대표팀 선수들의 활약을 기대한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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