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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은 전반 8분 만에 선제골을 넣으면서 주도권을 가져왔다.


근래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경기를 보면서 이렇게 완벽하고 최고의 경기력을 본 건 정말 오랜만이다. 경기 결과는 물론이고 내용에서도 일방적으로 압도했다. 감탄이 나올만한 경기였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우즈베키스탄과의 A매치 평가전에서 4-0으로 완승을 거뒀다. 앞선 17일 호주를 상대로 막바지에 동점 골을 내주면서 다소 허탈한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지만,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대승을 거두면서 허탈했던 팀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올해 마지막 평가전인 만큼 파울루 벤투 감독은 모든 걸 걸고 준비했다고 여겨질 정도로 어디 하나 흠잡을 데가 없었고, 이보다 더 완벽할 수도 없었다. 이날 그라운드를 밟은 선수들 모두 본인들의 역할을 잘 수행해냈고 비난받을 선수 한 명도 없을 정도이다. 아시안컵 개막이 2달도 남지 않은 채 마지막 평가전에서 1승 1무를 기록하며 최종 담금질에 들어간 벤투호는 현재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렸다. 아시아의 호랑이가 오랜 잠에서 깨어나 포효할 준비를 끝마쳤다고 생각된다.


후반 35분 네 번째 골을 넣은 석현준이 세레모니를 하는 장면


대표팀은 이날 4골을 퍼부으면서 막강한 화력을 선보였다. 근래 대표팀이 다득점을 한 경기는 2017년 12월 16일 동아시안컵 대회에서 일본을 상대로 4-1로 대승을 거두었던 경기다.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4골 차 이상으로 승리는 1997년 프랑스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5-1로 승리한 뒤 21년 만이었다. 팀의 에이스 손흥민과 기성용이 없는 걸 고려하면 이번 평가전의 대승은 더욱더 값졌다.

벤투 감독은 이전 평가전과 마찬가지로 지배하는 축구, 앞으로 나아가는 축구를 계속 선보였는데, 내용과 결과 모두를 압도하면서 승리를 거두었다. 경기내용을 살펴보면 슈팅, 유효슈팅, 점유율, 패스 횟수 등 모든 부분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밀리지 않았다. 대표팀은 지난 5경기 동안 평균 51.4%의 점유율을 유지한 반면, 이날 경기는 65%의 점유율로 90분 내내 주도권을 계속 가지면서 경기를 운영했다. 벤투 감독 부임 후 가장 높은 점유율 기록이었다. 슈팅 수도 5경기 평균(8.4개)을 놓고 봤을 때 2배 넘게 증가(이날 대표팀은 18개의 슈팅, 11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했다. 

확실히 벤투 감독이 부임한 뒤 4개월 동안 대표팀은 눈에 띄게 달라졌고 매 경기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많은 것을 일궈냈다. 강팀을 상대할 때마다 분전하고 우리만의 축구를 못 했던 부분이 사라지고,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움직임을 통해 경기내용 면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 또한, 아시아팀들을 상대로 예전 아시아 축구의 강국다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게 되었다. 지난 몇 년 동안 답답한 골 결정력과 상대 팀들의 거친 행동 및 침대 축구로 인해 이겨야 할 경기에서 비기거나 지면서 아시아팀들을 상대로 고전한 적이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벤투감독의 전술이 효과적이며 통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이제는 아시아의 호랑이가 아시아 무대를 평정할 일만 남았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2019 아시안컵 우승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팀이 마지막으로 아시안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기억은 58년 전, 1960년으로 돌아가야 한다. 너무나도 오래됐다. 가장 최근에 열렸던 2017년도 아시안컵에서 준우승을 달성한 게 근래 들어서 최고의 성적이다. 월드컵과 아시안컵에서 성적을 내지 못하니 아무래도 과거 아시아 맹호의 위상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 물론 언제까지 과거에만 연연할 수는 없겠지만, 대표팀은 그동안 너무 많은 좌절을 겪었다. 그렇다 보니 축구 팬들도 이제는 우승컵을 간절하게 원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조금이나마 갈증을 해소했지만, A대표팀의 우승이 절실한 상황이다.

물론 아시안컵 우승이 쉽지만은 않다. 우승을 위해서는 이란, 일본, 호주 같은 강호들과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2011년 4강전 일본에게 패하면서 3위에 머무른 기억, 2015년 결승에서 호주에게 무너지면서 준우승을 기록한 걸 생각하면 더욱더 그렇다. 뿐만 아니라 최근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사우디아라비아, 우즈베키스탄, 이라크, 중국, 베트남 등도 조심해야 한다. 대표팀은 과거와 똑같은 아픔을 겪지 않기 위해서는 남은 시간 동안 철저하게 준비하고 대회에서 모든 걸 쏟아부어야 한다. 선수들의 체력 및 컨디션 관리와 부상 방지도 필수적이다.

벤투 감독을 믿고 기다려줘야 한다.


또한 추가적으로 벤투 감독이 부임한 지 이제 4개월밖에 되지 않았고, 팀 컬러가 많이 바뀌긴 했지만, 대표팀은 아직 변화 중에 있다. 벌써부터 섣부르게 우승을 논하는 건 시기상조이며, 만에하나 아시안컵에서 좋지 못한 성적을 거둬도 비난하지 말고 격려와 응원을 하면서 그 다음을 기다려야 한다. 지금 당장 아시안컵도 중요하지만 4년 뒤 월드컵이 우리를 더욱 기다리고 있다. 이번 아시안컵을 기준으로 성급하게 판단했다가는 천천히 쌓아온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 우리는 변화하는 과정을 인내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과거의 아픔을 떠올리면 더욱 그래야만 한다. 현재 대표팀의 분위기는 최상으로 치솟았고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은 그 누구보다도 강하게 발전하고 있다. 두번다시는 실패를 겪지 않게 모든 축구 팬들이 아시안컵 그리고 그 이후에도 계속 지지하고 응원해주었으면 한다. 

이제 아시안컵 개막까지 정확히 46일 남았다. 조별리그 첫 경기까지는 48일이다. 대표팀이 첫 경기를 기분 좋게 시작해서 결승전까지 진출해 우승을 차지하기를 응원하면서 유종의 미를 거두었으면 한다. 대한민국 대표팀 화이팅이다.

글=강동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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